코브라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0-3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0
프레데릭 포사이드 지음, 이창식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한마디로 제목에 썼듯이 '마약과의 전쟁' 에 관한 책이다.
프레데릭 포사이스의 책은 <자칼의 날> 이후로 상당히 오래간만에 읽은 것 같은데, 요즘 읽는 책들이 정치스릴러(빈스 플린)에 밀리터리물(리 차일드) 이다보니, 대단히 낯익은 인물들과 이야기들이긴 하다.  

이야기는 재미났는데 (요즘, 날이 더워 그런지 참을성이 떨어져서, 재미 없으면, 그냥 덮는다) 디테일이 맘에 안든다. 번역의 문제이기도, 개연성 없는 문장을 쓰는 작가의 문제이기도.  

'코카인'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들을 두루두루 다루고 있는데, 주인공의 카리스마라던가 캐릭터는 덜 나타나있다. 어벤저의 주인공이 나오고, 아프간의 브레인 코브라.가 나오니, 어벤저나 아프간을 읽은 사람들에겐 더 와닿았을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그닥..  

작위적이란 느낌을 받은 것은 꽤 처음부터.  

대통령이 시중들던 직원이 만찬 자리에서 눈물을 보이고, 그 사정을 알게 된 후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 하게 되는 것도,
밤에 잠 못 이루고 고민하다가 새벽 세시에 여자 교환원을 통해 마약단속국 국장에게 전화해서 내일 9시까지 보자고 전화하는 것도, 코카인에 대해 쉽게 1000자 정도로 정리해서 보고 하라고 하는 것도, 일주일이면 되겠냐고 하니 사흘안에 하라고 하는 것도,  

대단히 게으른 설정이란 느낌을 받았다. 시작은 이래도 끝까지 읽을만한 재미는 분명 있고, 결말도 볼만하긴 했다. 다시 생각해도, 시작부분은 게을러.  

그 일급비밀이라는 1000자 리포트의 내용이 너무나 평범해서 실망, 그 시작과 끝말에선 실소  

'각하의 명령에 따라 마약 코카인에 대한 보고서를 올리게 됨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까진 그렇다쳐도  
'대통령 각하의 하명을 기다리는 영광을 계속 누리겠습니다.' 는 그냥 봐도 이상하잖아;  

"개똥구멍 같은 소리지." 라고 프랑스 대표단의 누군가가 말했다는 것까지는 그렇다쳐도 그 뒤에
개똥구멍만도 못한 인권이란 소리였다.  라고 덧붙일 필요는 없잖아;  

'대통령은 국내 열세 개 주요 정보기관들을 총괄하는 국토안보부 장관과 마주 앉았다.' 에서 이 열 세 개는 아마 작가가 쓴 거겠지만, 미진한 느낌이고,  

'정치가들은 친구라 하더라도 벨트 아래를 치는 건 좋아하지 않는다. 상대가 미국 대통령이라도 마찬가지다. 수상은 시간을 벌어야 했다.' (46p) 과 같은 말은 앞 뒤 읽어봐도 맥락이 이해가지 않고,  

'멍한 눈빛의 검은 눈동자만이 그의 작은 몸뚱이 속에 가학적인 정신병을 숨기고 있음을 암시할 뿐이었다.'(75p)에서는 왜 멍한 눈빛의 검은 눈동자가 가학적인 정신병을 숨기고 있음을 암시하는지 모르겠고,  

예수회 신부들에게 '밀고'(?)를 하라고 종용하는 부분은 불편하거나, 앞에 말했듯 게으른 설정이거나.   

짜증스런 부분이 초반에 모여 있어서, 이 책을 계속 읽을까 고민하긴 했다만, 다 읽고 나니, 다행히 '초반에만' 몰려 있었던 거. 캐릭터 위주가 아닌, '코카인과의 전쟁' 의 단계 단계를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옵(op. 작전) 들로 진행시켜 나가는 이야기 위주의 전개는 꽤 재미있었다.  

이 책에 나온 폴 데브루와 덱스터(어벤저)가 나오는 프레데릭 포사이스의 작품을 더 읽어보고 싶은 생각은 안 들지만, 이야기는 짜임새 있고, 결말도 볼만했다. 정도의 감상. 괜찮긴한데, 매력적이지는 않았어. 라는 감상.

오타는 두 개 발견. 페이지 수 안 적었는데, 덱스터가 미행할 때 계속 옷이랑 모자 바꿔 입고 쓰고 그러는데, 양모로 '찐'이 아니라 양모로 '짠', 그리고 199페이지 마지막 줄 '감히 이버지의 명령을 거역하고'에서 '이버지'->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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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1-08-09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포사이드옹 정말 노익장을 과시하네요.38년생이라고 하니 칠순을 훨 넘긴 나인데 이처럼 아직도 이처럼 필력을 과시하니 정말 대단하다고 할수 밖에 업네용^^

하이드 2011-08-10 01:22   좋아요 0 | URL
자칼의 날. 정도나 봤는데, 너무 오래되서 기억 안 나고, 이름은 익숙한데, 막상 작품은 많이 못 읽었네요. 노익장이라면, 돌아가셨지만, 돌아가시기 전 마지막 작품이 대단했던 딕 프랜시스 생각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