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이 책에 대해서 못 들어보셨나요? 일본에서 모시도라 (모시(만약)도라(드러커의 일본식 발음) 신드롬을 일으킨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 드러커를 읽는다면>  

이 책이 일본 아마존에서 1위를 하고 있을 때, 피터 드러커의 <경영>을 비롯한 많은 명저들이 한꺼번에 베스트셀러에 올랐더랬다. 일본 독서계는 대단하군, 피터 드러커가 베스트셀러가 되고, 피터 드러커를 읽는 고교야구여자매니저(아, 일본스러워라~)가 베스트셀러가 되고, 밀고 끌고 대단하다!  

라고 생각하고 잊고 있었는데, (이 때가 아마 작년 10월, 문학동네 한창훈 작가님 배타고 고기 잡기 하던 날, 문학동네 분들께 이 이야기 했던거 기억나. 부두가는 택시 안에서. ... 별 쓸데없는걸 다 기억 ^^;)  

재빠르게 번역되어 나왔다.  

읽다만 동생의 소감은 야구 얘기도 많이 안 나오고, 드러커 얘기도 많이 안 나오고, 어정쩡해- 였었으나,  

나의 소감은 -  

지하철 안에서 울컥울컥 코끝 찡해지며 읽었습니다. ( 원래 스포츠만화에 약하다.)  
뒤에 보내기번트 금지로 이노베이션하는 장면에서는 양승호구 xxx  로느님 ㅡㅜ 하면서 읽었;

피터 드러커도 좋아하고, 야구도 좋아하는 나는, 야구 매니저가 (여고생.이라는건, 상당히 흥미로운 설정이다.) 야구단을 고시엔에 보내는 스토리에서  

전설의 빌리 빈 이야기인 마이클 루이스의 <머니볼>을 떠올렸었다. <머니볼>이 좀 더 경영 이야기가 진지한 사례들과 함께 많이 나오고, 야구 이야기도 훨씬 흥미진진한건 분명. 일단 실제 있었던 전설같은 이야기이다 보니 그럴 수 있다.  

피터 드러커의 글은 한 문장 한 문장이 에센스와 같고, 그가 이야기하는 미래 인재, 이노베이션, 경영, 등은 '경영' 이라는 말을 아주 포괄적으로 포함하여, 인생에 도움이 되는 가이드북과 같은 책들이다.  

 
자칫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 근데, 피터 드러커의 글은 읽으면, 오래전 글이라도 새롭고, 어렵지 않게 쓰여져 있다는 점에서 대단) 피터 드러커와 고교 야구 여자 매니저를 결합하여 재미나며, 술술 읽히는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미나미는 아픈 친구 유키를 위해 유키가 하던 야구부 매니저를 하기로 한다. 야구를 싫어하지만, 오직 유키를 위해 하기로 하고, 매니저에 대한 책을 찾다가 서점 직원에게 권해 받은 <경영 management> 를 읽기 시작하는데, 전혀 야구 매니저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그 책에서 의욕도 실력도 없는 야구팀을 '경영'할 아이디어들을 발견해낸다.  

미나미가 피터 드러커의 <경영>을 읽고, 팀을 정비하고, 혁신시켜,  호도고 야구부원들이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소설적인 면에서나 경영서적의 면에서나 어느 하나만을 진지하게 바라고 읽기 시작한다면, 실망할 것이다.  

표지처럼, 제목처럼 가볍고, 풋풋한 이야기와 피터 드러커의 인용.이라고 보면 된다. 근데, 이게 재밌다.  

피터 드러커를 각자의 상황에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대한 좋은 본보기라고도 할 수 있고 말이다.  

미나미의 고민을 따라가 본다.  

"자, 그럼 질문. 야구부라는 게 대체 뭐야?"

모든 조직에서 공통된 관점, 이해, 방향 설정, 노력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우리 사업은 무엇인가? 무엇을 해야 하나?'를 반드시 정의해야만 한다. (제 1장 기업의 성과 - 3. 사업은 무엇인가?)  

"야구부는 야구를 하기 위한 조직 아니니?"
유키가 별것 다 묻는다는 듯한 말투로 대꾸했다. 하지만 미나미는 서운한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그게 아닌 모양이야. <매니지먼트>에는 이렇게 나와 있어."  

자기가 하는 사업이 무엇인지를 아는 건 간단하고 빤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철강회사는 쇠를 만들고, 철도회사는 화물과 승객을 실어 나르며, 보험회사는 화재의 위험 부담을 더맡고, 은행은 돈을 빌려준다. 하지만 실제로는 '우리 사업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엔 대부분의 경우 대답하기 힘들다. 빤한 답이 옳은 경우는 거의 없다. (제 1장 기업의 성과 - 3. 사업은 무엇인가)  

고민하던 미나미는 <매니지먼트>에서 다음 구절을 발견한다.

기업의 목적과 사명을 정의할 때, 출발점은 단 하나뿐이다. 바로 고객이다. 사업은 고객에 의해 정의된다. 사업은 회사명이나 정관, 설립 취지서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 회사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입하여 만족을 얻고자 하는 고객의 욕구에 의해 정의된다. 고객을 만족시키는 일이야말로 기업의 사명이고 목적이다. 따라서 '우리의 사업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은 기업 외부, 즉 고객과 시장의 관점에서 보아야 비로소 답을 찾을 수 있다. (제 1장 기업의 성과 - 3. 사업은 무엇인가?)  

따라서 '고객은 누구인가?'라는 물음이야말로 기업의 사업을 정의하는 데 매우 중요한 질문이다. (제 1장 기업의 성과 - 3. 사업은 무엇인가?)  

좀 길지만, 죽죽 다 옮겨 보았다.
미나미의 고민은 '야구부란 무엇인가?' '야구부의 고객은 누구인가?'에서 시작된다.   

중간중간 오글오글한 설정들만 잘 넘기면, 제법 드러커 생각도 하며, 야구 생각도 하며,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그나저나 이 책, 방송작가인 저자의 데뷔작인데, 초대박 터져서 저자 부럽긔 'ㅅ'  

* 야구는 아니지만, 소설과 접목시킨 경영 이야기하니 생각나는 경영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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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강여호 2011-06-07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못 들어봤는데
덕분에 좋은 책 소개 받고 갑니다.

하이드 2011-06-08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어요. 이 책 덕분에 오래간만에 피터 드러커책 꺼내서 먼지 털어줬습니다. <경영>부터 읽어봐야지. 하고 있어요. ^^

루쉰P 2011-06-08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아 왜 이렇게 하이드님이 쓰시면 재밌어 보이는지...저 고백하자면 하이드님이 열린책들 가셔서 방문한 조르드 심농 책 알라딘으로 구입했어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