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의 역사, 추의 역사에 이어, 사야 할 것 같은 에코의 책이 나왔다.
제목도 <궁극의 리스트> 로 제목만으로 이렇게 설레게 하다니
영어 제목은 The Infinity of Lists로 이전처럼 훌륭한 도판일 것 같은 강력한 예감이 든다.
미국 판본 표지이고, 미국 판본은 리졸리에서 만들었다. 오오! 리졸리! 알라딘에 책소개가 안 떠서 열린책들 까페에서 따끈따끈한 신간 정보를 가져왔다.
"만약 무인도에 가게 된다면
나는 전화번호부를 가지고 가겠다."
한 인터뷰에서 밝힌 에코의 이 대답은 <목록>을 향한 그의 각별한 애정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전화번호부에 실린 수많은 이름들을 가지고 무궁무진한 이야기와 등장인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게 그 답변의 이유였다.
에코에게 <궁극의 리스트>는 전화번호부인 셈이다.
이 책에는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류가 쌓아 온 온갖 목록들의 아찔한 향연이 그야말로 끝없이 펼쳐진다.
호메로스에서부터 세르반테스, 괴테, 위고, 그리고 앤디 워홀에 이르기까지
그들이 작품 속에서 거침없이 나열하는 무언가의 목록은 흥미진진함을 넘어 현기증이 날 정도이다.
[출처] 출간 임박! 움베르토 에코 신간 <궁극의 리스트 vertigine della lista> (열린책들) |작성자 열린책들
아마존 리뷰의 어느 움베르토 에코의 빅 팬이 말한 것처럼 '여느때처럼 지적이고, 유머러스하며, 지식과 지혜를 다 갖추고 있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리'
훅 땡기는 알라딘 '책 속에서' 에 나온 리스트 하나를 옮겨 본다.
P.44 : 네덜란드 정물화는 세속적인 사물의 덧없음을 암시하는 목록
과일이나 고기, 생선을 묘사한 네덜란드 정물화들은 겉보기에는 그 자체가 하나의 형태로서 구성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정물들이 하나의 프레임에 의해 경계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며, 또한 보통은 정물들이 가운데에 쌓여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 그림에는 제시된 정물들이 주는 풍부함의 효과, 말로는 다 할 수 없는 다양성의 효과를 노리는 의도가 너무도 뚜렷하기 때문에, 우리는 이 정물화들을 시각적 목록의 예로 포함시킬 수 있다. 그리고〈바니타스Vanitas〉라고 알려진 네덜란드 정물화, 다시 말해 겉으로는 아무런 상호 관계가 없는 듯한 사물들을 뒤섞어 놓고서, 그 모든 것이 썩기 쉬움을 나타내면서 우리에게 세속적인 사물의 덧없음을 생각하게 만드는 그림들에도 목록에 대한 암시가 담겨 있다. - 알라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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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졸리에서 나온 원서, 정말 후덜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