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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여단 ㅣ 샘터 외국소설선 3
존 스칼지 지음, 이수현 옮김 / 샘터사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존 스칼지의 <노인의 전쟁>이 같은 선상의 <영원한 전쟁>이나 <스타쉽 트루퍼스>에 비해 진지함이 떨어지거나, 오리지널리티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세 작품 중에 가장 유머러스하긴 하다.) 후속작인 <유령여단>을 읽고 나니, 전편과, 속편까지 합해서 다른 작품들에 떨어지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3부작이고, 3부가 근간으로 나와 있으나, 역시 2부가 정점일 것 같다는 그다지 근거는 없는 예상 (역자도 2부를 최고로 꼽긴 했더라)
속편이긴 한데, 1부의 주인공이었던 노인군단(?)의 존 페리는 나오지 않는다. 말미에 한 두 번 세이건과 엮여 이름만 등장하는 정도. 그러나 전편에 나왔던 인물들 중 겹치는 인물들이 있고, 특히 유령 여단의 세이건 중위는 거의 주인공격.
이 책을 읽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간단히 말하면, 우주 개척 시대, 유전자 조작으로 노인들에게 젊고 강한 육체를 주며 용병을 모집한다. 본인의 유전자를 사용해 젊은 시절의 모습, 그러나 훨씬 강화된 모습이고, 녹색이라는 차이점. 젊은 육체에 들어간 노회한 영혼, 강화된 몸이지만 넷 중 하나는 죽는 위험한 전쟁에서 존 페리가 살아 남게 되는건, 그의 직관과 유머감각 덕분.
사실, 전편까지만 해도 그냥 좀 재미있고, 하인라인과 홀드먼을 떠올리게 하는 정도였는데, 2편은 분량도 내용도 많아졌다.
그리고 더 심각심각해졌다고 하나 여전히 군데군데 빵 터지게 웃기는 라인들이 자리잡고 있다.
전편에 나왔던 '유령 여단', 노인군단이 가늠할 수 없는 많은 나이에 젊은 육체를 가진 이들이라면, '유령 여단'은 존재는 하나 말해지지 않는 군단으로 더 심각한 유전자 변형과 조작으로 훨씬 강화된 육체를 태어나게 하고, 의식은 6주 이내에 자라게 만드는 즉, 태어난지 한살 정도인데 한창때 젊은이의 육체를 가지고 있는 이들이다.
주인공인 디렉은 조금 더 심각하다.
우주 개척의 시대에 3종족이 연합해 인간을 치려고 한다는 첩보를 한 인간들은 그 3종족의 연합에 죽은 줄 알았던 인간 한 명이 껴 있는 것을 알게 되고, 그 인간의 의식을 되살려 만들어 낸 '유령 여단' 이 바로 디렉이다.
다른 유령 여단과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져서 그에게는 유령 여단의 모습과 인간의 모습이 공존한다.
"피닉스라."
그는 위에서 도는 행성을 보며 말했다.
"죽어서 다시 태어난다는 동물이지. 흠, 딱 들어맞는구먼. 피닉스는 불길 속에서 다시 일어난다오. 우리가 재생시킬 놈이 모든 것을 파멸시키지 않길 바랍시다."
다들 머리 위 행성을 가만히 올려다 보았다. - 70 -
배신자의 의식을 집어 넣어 '재생' 시키게 되는 디렉
그는 탄생부터 딜레마에 아이러니한 존재였다.
디렉이 유령 여단에 적응하는 과정을 통해, 완벽한 (적어도 전투력으로는) 모습의 유령 여단은 그들이 통합하는 모습, 그들의 정신적 연약함, 아이같은 모습 등으로 때로는 웃기고, 때로는 이해 가고, 때로는 동정심이 생기고 뭐 그렇게 전편에 비해 확실하고, 복잡하고 캐릭터로 다가오게 된다.
시작부터 결말까지 잘 짜인 이야기이다. 해피 앤딩인지 아닌지는 독자에게 맞겨야 하겠지만, 이 정도면 납득할 수 있는 결말..이라고 해야 할까.
작품 전편에 걸쳐 감도는 주제는 '선택'의 문제가 아닌가 싶다.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더라도 정반대의 '선택'을 하는 부탱과 디렉
여러 상황에서 여러가지 선택을 하며 길을 만들어 가는 인간들
"그럼 내가 어째야 하죠?"
"자신이 누군지 기억하시오. 당신이 부탱이 아니라는 걸 기억하시오. 그리고 당신에겐 언제나 선택권이 있다는 것도 기억하시오."
"기억하겠습니다." -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