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읽은 세가지 책이 의도치 않게 연결된다.

 

 

 

 

 

 

 

<사토리얼리스트>는 한마디로 스트릿 패션 포토 북이다. 사진이 주인 책인데, 이 사진이 사람 사진이고, 패션으로 '자신을 분명히 표현하는 사람들의 사진이라서, 패션북이라기 보다는 사람을 읽는 책으로 여겨졌다.  

<파리를 떠난 마카롱>은 트렌드에 대한 책이다. 원제가 '트렌드 사회학'이던가 한데, 제목을 저리 바꿔 놓아서 뭔가 달달한 책 같이 되어 버렸다. '트렌드 사회학'에 대한 맛뵈기 같은 책이다. 웬만하면 번역하면서 원서에 끼어든 국내 편집 페이지들을 좋아하지 않는데, 이 책에 군데군데 들어 있는 용어, 트렌드, 역사 등에 대한 설명은 아주 유용했다. 맛뵈기라고 하지만, 조금만 더 읽어내면, 학술서로도 읽힐 수 있는 좋은 책이다. 어조는 '트렌드' 에 대해 시니컬한 어조라고 생각된다.  

<사토리얼리스트>에 나온 사진들에서는 '트렌드'를 찾아보기 힘들다. 물론, 보이기야 하는데, '트렌드' + '자기 자신' 을 잘 녹여낸 고수들의 사진인 것이다. 종잡을 수 없는 개념이자 단어인 '트렌드'는 30년전의 아버지 양복을 꺼내서 멋들어지게 입는 것도 '빈티지' 트렌드라며, 이름 붙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만들어진', '강요된' 트렌드에 휘둘리지 말 것. 그러니깐, 그것이 가능하다면 말이다.  

<파리를 떠난 마카롱>에서 다루는 것이 '패션' 트렌드인 것만은 아니다. '패션'은 '트렌드'의 하나로 이야기되고 있고, '유행하는 모든 것' 에 대한 이야기. 재미있고, 생각해볼만 한 것들이 많다.  

사회적으로 그토록 중요성을 띤 대상이라면 경제를 간과할 수 없는게 당연하다. 그에 대한 관심은 유행의 성격을 크게 바꿔놓았다. 과거에는 트렌드가 권력을 쥔 자들의 변덕에 의해 생겨난 산물이었다고 지멜은 말한다. 그 권력자들은 자신의 특이성에 따라 유행을 만들어냈다. 16세기에 코가 뾰족한 신발을 유행시킨 사람은 변형된 발을 가진 귀족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유행은 생산기구가 심사숙고한 계획이다. 소비자들은 '규칙적인 간격으로 새로운 유행'을 요구하는 산업가들과 자연스럽게 뜻을 같이하게 되었다. 
 
<굿바이 쇼핑>에서 거부하고자 하는 쇼핑은, 쇼핑이라고 하니 가벼워 보인다. '소비'는 '생산기구'의 심사숙고에 의해 계획된 유행을 거부하자. 는 것이다. 나의 소비.가 과연 '나'의 의지에 따른 소비인지 생각해볼 것.  

나심 탈레브의 <행운에 속지 마라 >에서, 그리고 주디스 러바인의 <굿바이 쇼핑>에서, 그리고 기욤 에르네의 <파리를 떠난 마카롱>에서 '소비'는 트렌드의 영향을 받고, 생산기구(?)의 영향을 받고, 그리고 트렌드를 좌우하는 사람들의 영향을 받으며, '나의 주변'에 영향을 받는다. '소비'의 가장 큰 동기가 '경쟁'이라는 일견 비합리적인 이야기. 인간이 합리적이라고 누가 그래?  

 

 

그래서 결론은?  

잘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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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le 2010-06-23 1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심 탈레브라면 말콤 맥도웰의 개가 본 게 뭐니라는 책에 나온 사람이군요.

하이드 2010-06-23 1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블랙 스완>으로 먼저 알았는데, 이 책에서 나심 탈레브의 모습을 가장 적나라하게 알 수 있어요. 진짜 골때려서 이 책 읽을 때 눈만 뜨면 생각나고, 눈 감기 전에도 나심 탈레브가 생각나고 그랬다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