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에 읽었던 책들 중 가장 재미있고 유익했던 책 네권이다. 부러 그러려고 한 건 아닌데, 꽤 다양한 분야로 골라졌다.
평소 소설, 그 중에서도 미스터리에 편향된 독서를 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크리스토퍼 맥두걸 <본 투 런> 워낙 침이 마르게 칭찬하고, 답지 않게 (아니, 지극히 나답게인가?) 씐나게 선전했던 책. 인류학, 인문학 책이다. 멕시코의 달리는 원시부족에 대한 이야기. 인간은 '달리기 위해 태어났다' 그렇게 진화되었다는 증명, 우리의 몸 중에서 가장 섬세한 부위인 발, 다리의 부상으로 괴로워하는 저자를 비롯한 현대인들, '달리기 위해' 진화한 우리는 팔기 위해 진화한 '운동화' 덕분에 발을 '퇴보' 시켰다. 는 이야기. 비싼 첨단 운동화에 대한 미련을 없애준 이야기(?) 저자의 글발과 다양하고 신기한 여러가지 이야기들 덕분에 읽는 재미와 지적 욕구가 고루고루 충족되며, 우리 모두에게 가장 밀접한 주제인 이야기였다.  

<카미유 클로델> 편지글을 좋아하는데, 이 책은 유난했다. 큰 판형. 그림도 많고, 편지도 그렇게 많지 않다. 작품 사진, 카미유 클로델의 사진 등이 흑백으로 많이 실려 있다.카미유 클로델의 편지들, 그녀 삶의 조각조각을 담고 있는 편지들로 추측하는 그녀의 삶은 상당히 괴로운 것이었다. 천재성과 그녀의 말년을 정신병원에서 보내게 몰고간 그녀의 과민함, 그리고 그것을 부추겼을 당시의 상황, 로뎅, 등에 대한 짐작, 가난한 여.자.천.재.왕.따.예술가 카미유 클로델. 글도 인상적이었지만, 책 만듦새도 무척 꼼꼼하고, 도판의 퀄러티가 높아 만족스러운 책이었다.

아사다 지로 <가스미초 이야기> 오래간만에 읽은 아사다 지로의 책. 단편 연작집인데, 아련하고, 맘이 무척 따뜻해지는 책이었다. 사진관을 하는 할아버지, 아버지, 그리고 학생인 나의 이야기

댄 히스, 칩 히스 <스틱>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에 관한 탁월한 책. '메시지' 라는 것은 상당히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다. '의도'를 담은 메시지. 한 번 달라붙으면 떨어지지 않는 '메시지' 의 이유, 그런 메시지를 만드는 방법에 대한 글로 경제경영서로 분류되지만, 누구에게나 유익한 책으로 강력 추천. CEO, 장군, 등의 리더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 물건을 파는 마케팅, 홍보, 자신을 파는 누구나, 등등  

  

 

 

 

어슐러 르 귄 <하늘의 물레> 꿈에 대한 이야기. 꿈으로 세상을 바꾸는 능력이 있는 중용의 화신 오르, 그를 이용해 세상을 자기가 생각하는 최선으로 바꾸어 나가는 꿈박사, 세상이 마구 녹아내리며 변해간다. 그 사이에 있는 흑거미 같은 여자

켄 피셔 <금융사기> 금융에 대한 책이지만, 누가 읽어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게 재미나고 쉽게 쓰여진 책. 금융사기 뿐만 아니라 살아가면서 접하게 되는 다양한 '사기' 와 '사기꾼' 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 저자의 인생관 또한 와닿았다. 

도널드 웨스트레이크 <뉴욕을 털어라> 며칠전에 읽은 책인데, 자꾸 생각나서 피식거린다. 읽을때보다 읽고 나서 더 생각나는 책이 개인적으로 좋은 책이라고 생각함. '도대체 똑같은 에메랄드를 몇 번이나 훔쳐야 되는거야?!' 라는 영화카피 (영화에서는 다이아몬드지만) 가 무척 적절. 스팅류의 영화를 좋아한다면 강추

미야니시 타츠야 <나는 걷기대장 쫑이> 아, 사랑스러운 노란 책. 묘하게 감동스럽고, 당황할만큼 웃기고, 따뜻하게 마무리하는 책. 미야니시 타츠야의 책을 몇 권 쟁여두었다. 사랑스러운 그림, 사랑스러운 작가, 사랑스러운 책!

제임스 설터 <어젯밤> 이 책은 추천하기 미묘한데, 단편집, 제임스 설터는 미국에서 무척 평가받는 작가라고는 하는데, '언어의 마술사'로 일컬어지는 그의 언어가 영어인 관계로 번역본을 보고 그 명성만큼 감탄이 안 되는건지, 그냥 내 취향과 미묘하게 비껴나 있는건지. 무튼, 그 이미지의 잔상만큼은 꽤 오래 남아서, 5월에 읽었던 책들을 둘러보다보니, 5월의 책으로 꼽고 싶었다.

미야베 미유키 <얼간이> 짤막한 단편들과 장편이 어우러져 있는 미미여사 에도시대 이야기. 연작이라서 꽤 재미있었다고 생각된다. 북스피어 블로그에 이 책에 나온 간식들, 돌이켜보니, 이 책에서 먹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그러니깐, 얼간이 무사 헤이시로한테 말이다. 흐흐) 무튼, 그 간식들에 대해 잘 정리해 둔 포스팅이 있다. 여기 ☞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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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0-06-03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임스 설터의 책 한 권만이 겹치네요. ;;; 저는 요즘 하이드님 덕분에 나카지마 라모를 알게 되어서 너무 기뻐요. 이미 고인이 된 작가라는 것이 또 슬프고요. 흑. ㅠ_ㅠ; 저자의 책이 더 많이 번역되어 나왔음 좋겠어요. 하이드님께 감사해요. ^^

하이드 2010-06-03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제임스 설터의 책 읽으셨어요? ^^ 전 나카지마 라모 책 <가다라의 돼지> 아직도 읽는 중이에요. 무척 재미날 것 같은데, 한 번 붙잡고 읽는게 안 되네요. (이건 책 탓이 아니고 내 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