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나무 풀빛 그림 아이 15
숀 탠 글 그림, 김경연 옮김 / 풀빛 / 2002년 10월
구판절판


숀 탠의 빨간 나무
숀 탠의 책에는 내가 가장 무서워하는 악몽들이 있고, 내 가장 절망스러운 시간들이 있다.

어둠이 밀려오고...

밝은 대낮에 눈을 뜨고 꾸는 꿈속의 악몽은 두려움과 안심된 기분이 동시에 들게 만든다.
나의 악몽.. 나의 가장 익숙한 악몽...

아무도 날 이해하지 않고

세상은 귀머거리 기계..

때로는 ..
기다림만이 구원

모든 일이 한꺼번에 터지는 그 순간까지.

아름다운 것들은 그냥 날
지.나.쳐.가.고.


끔찍한 운명은 피할 수 없고.

나는 누구인지..

99%의 절망과 1%의 희망
그것이 숀 탠의 세계

다행인 것은 나는 이미 '빨간 사과'의 시절을 지났다는 거.
불행인 것은 나는 가끔 다시오지 않을 그 시절을 그리워한다는 거.

절망도 때가 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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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인돌 2010-05-26 1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와~~ 너무 인상적입니다... 그림책의 세계는 정말 무궁무진하군요...

하이드 2010-05-26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은 주는 숀탠의 책들로 그림책리뷰 해볼까 해요. 어두운 내용이 많아서 미루고 미루던 숀 탠의 책인데, 다시 씹으니 생각만큼 나쁘지 않고, 좋으네요.

코코죠 2010-05-27 0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이건 추천해야 해... 너무 멋진 리뷰에요. 2010년 제가 본 최고의 리뷰가 되지 않을까 감히 벌써 말해봐요. 제게도 이 책이 있어요. 제게도 그런 밤이 있었어요... 맞아요 그래요 절망도 때가 있어요. 하이드님 말씀이 옳아요. 돼지고기와 하이네켄과 하이드님은 거의 옳아요.

하이드 2010-05-27 0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루고 미루다 오래간만에 리뷰한다고 다시 읽으니, 문장 하나하나가 새록새록해요.

돼지고기와 하이네켄과 동급에 놓인다니, 어흑, 감동이에요.

ssophi 2010-05-28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림의 일부는 폴오스터의 '폐허의도시'를 떠올리게하네요. 왠지. 그책을 읽고나서 한동안 얼마나 우울했었던지...
아이들이 어렸을때는 종종 읽곤했었지만, 이제 그림책을 읽을일이 별로없어지네요. 한때 아이들 읽어주면서 울기도했던 책들이 참 많았었는데. 이제는 책이름조차도 가물가물.. 그..아빠와 부엉이이야기 나왔던-혹시 아시는지모르겠지만요-그책을 가장 좋아했었던것같아요.
근데. 빨간사과. 정말 좋으네요. 이 포스팅. 제블로그로 좀 옮겨가겠다고. 말씀드리고싶어서.. 출처 꼭 밝히고 옮겨갈께요. 혹시 싫다고하시면 다시 내릴께요.

하이드 2010-05-28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하시는대로 펌하셔도 됩니다. 출처만 표시해주시면 감사하죠.

아빠와 부엉이 이야기. 뭐였을까요. 생각이 날듯 말듯 가물가물 하네요. 가끔씩 그렇게 튜닝이 되는 책들이 있는 것 같아요. 경험과 느낌이 뭔가 딱 맞아떨어져서 맘에 와닿는 책들이요. 무뎌졌다고 생각하는데, 요즘 그림책 리뷰 하면서 혼자 입꼬리를 올렸다 내렸다 막 그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