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이 책이 느므느므 읽고 싶었는데, 마침 근로자의 날이라 당일배송도 안되고! (근로자의 날이 토요일이면서, 당일배송도 안 되는 더러운 세상!) 내사랑 바로드림은 9일후에나 찾으러 오라는 (미쿡 아마존도 그보담은 빨리 오겠네ㅡㅜ ) 메세지나 보여주고..
이럴때 나는 출판사에 전화한다. 하지만 노동절이니깐 꾹 참고, 서점에 전화하기 시작. '없어요.', '안들어왔어요', '다음주에 연락해보세요' 라는 이야기에
'오늘쯤 들어 올 것 같아요' 라고 나름 자신에 찬 어조로 우기며, 전화번호를 남겼더니,
점심때까지 9일후였던 바로드림이었는데, 교보에서 연락이 왔다. '책들어 왔어요' 올레~
오늘 베트남 출장가는 친구와 저녁 먹기 위해 나가면서 교보에서 책을 픽업했다.
책 가지러 가면서 너무 씐나서, 평소 연락도 안 하던 그분에게 문자를 보내 '가다라의 돼지 재미있나요?!'
물어보기도 하고, '왼쪽 손목을 걸고'(???) 재미있다고 했으니, 난 그분의 왼쪽 손목만큼 이 책이 재미있나를 유심히 볼 생각이다. 이 글 보시면, 왼쪽 손목 좀 쑤시시겠어요.
무튼, 교보에 간 시간이 9시 반이 넘었는데, 책이 아직 준비되어 있지 않다. '괜찮아요!' 기운차게 외치고, 신간매대로 씩씩하게 걸어갔다. 어라? 없네, 그렇다면, 신간 매대 아래의 책꽂이를 허리를 있는대로 수그리고 훑기 시작했다. 어라?? 안 보이는걸? 바닥을 기다시피;; 찬찬히 신간 매대를 한바퀴 돌고 바로드림창구로 가서 '책이 없는디요?' 묻자 안그래도 영업시간 끝나가는지라, 부산하게 뛰어다니더니, 창고에서 따끈따끈따끈한 신간을 꺼내다 주었다. 우히우히
홍대 가는 지하철 안에서 책을 꺼내들었는데, 어우, 북스피어가 워낙 책을 딴딴하게 잘 만들긴 하지만, 이 책은 정말 최고다! (저기, 여기 카테고리가 '표지홀릭'이에요. 그리고, 나는 이 책이 최고라는데, 아직 내 왼쪽 손목, 아니 왼쪽 새끼 손가락도 하나 못 겁니다. )
나카지마 라모의 책을 몇 권 가지고 있는데, 좀 기분나쁜 표지라는 것이 그간의 내 생각이었다.
<인체모형의 밤> 표지는 오버해서 평하다가 (근데, 그게 편집자님 홈피여서, 내가 케오버한거이긴 함) 그 순한 편집자님에게 까이기까지 했;
사실, 이번 <가다라의 돼지>도 지금까지 나왔던 나카지마 라모의 책들과 비슷한 느낌의 기괴함이라서 그러려니 했는데, 일단 이 책은 양장본이구요!
7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입니다.
행책에서 젤라즈니의 <드림 마스터> 나왔을 때 책 만듦새 황당하다고 열나게 깠었지.(그리고 가열차게 까였지;;) 내가 맘에 안 들었던건 부피와 흐늘흐늘한 책등, 그리고 책 안에 선 들어간거. 마지막 책 안에 선들어간거는 '명백한 불량'이라고 출판사에서 이야기해서, 환불했는데, (사실, 지금에야 이야기하지만, 뭐, 출판사도 출판사 나름 이런저런 사고(?) 끝에 책을 낸 사정이 있는듯 하고, 행복한 책읽기 출판사를 딱히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지만, 거기서 나오는 책들은 좋으니깐, 당시 저 '명백한 불량' 이 서점에 가보니 깔려 있는 책 죄다.였다.) 두꺼운 책 만들때 흐늘흐늘 해지는건 비단 <드림 마스터> 뿐만은 아니다. <나니아 연대기>라던가 히치하이커 합본이라던가, 두꺼운 책을 만들 때 흐늘흐늘하고, 좍좍 갈라지게 만드는건 아주 좋지 않다. 몹시 좋지 않다. 매우매우 * 그리고, 자꾸 내가 표지 깐다고, 알맹이가 중요하지, 책도 안 읽고, 어쩌구 댓글 다는 너님들. 내가 너님들 합한 것보다 책도 더 열심히 읽..는지는 모르겠지만, 무튼 리뷰도 열심히 쓰고, 페이퍼도 열심히 쓰고, 다른 건 몰라도, 책은 젤루 열심히 사거든! 그니깐, 자꾸 나보고 표지만 가지고 깐다고 알지도 못하면서 이야기하지 말기 바란다! 표지 이야기는 책 이야기로 치지도 않고, 땡스투나 받으려고 어쩌고 하는 너님도 마찬가지다!!
각설하고,
<가다라의 돼지> 반양장일줄 알았는데, 양장이었고, 아주 딴딴해서 기분이 아주 딴딴하니 좋다. .. 응?
게다가 저 위에 책끈 좀 봐! ㄱ ㄱ ㅑ~ (책끈 페이퍼 준비중.. 정확한 명칭은 '가름끈' 이 맞나요? 아시는 분 댓글좀)
난 늘 신경쓴 책에는 책끈이 좀 달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터라 요런 책끈 완전 웰컴!
이거 뭐야? 뭐야? 선물 포장지 리본이야? 우왕 - 게다가 검정색과 빨간색 책끈으로다가 두 개나 있어!
(사실, 소설에 왜 책끈이 두 개 있어야 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두 개라 마냥 좋은 하이드 >.<)
나카지마 라모에 대한 애정이 급 생기면서, 나카지마 라모 책을 다 꺼내 놓았다. 읽기 시작도 안 한 <인체모형의 밤>과 읽다 만 <오늘 밤 바에서>도 함께 읽어봐야겠다.
일단, 왼쪽 손목을 담보 잡은 <가다라의 돼지>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