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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 펜 Play Pen - 어린이 책 일러스트레이션의 새로운 세계
마틴 솔즈베리 지음, 최재은 옮김 / 예경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이 책이 얼마나 멋진가를 이야기한 적은 없지만, 어쨌든 진짜 진짜 멋지다고는 몇 번 이야기했던 것 같다.
게으름의 이불을 걷어내고, 드디어드디어 사진을 곁들인 리뷰를 올린다.
아마 이 책이 제 가격이었더라면, .... 그래도 여전히 나는 이 책을 예찬했겠지만,
50% 행사를 하고 있는 지금, '사지 않는 것이 손해' 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진짜!
이 책은 그림책 일러스트레이터 36인의 작품들과 그들에 대한 이야기를 '그림책과 보드책', '알파벳, 글자' '청소년', '논픽션' 네가지 파트로 이야기하고 있다. 그림책을 나누는 가장 큰 카테고리가 되는 네가지가 아닌가 싶다.
플레이 펜이라는 제목. 우리나라에 나오는 모든 책의 소식을 알고 있는 건 아니지만, 사실 이 책의 표지니 제목이나 어떤 책인지 알기는 힘들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욱 이 책을 소개하는데 뿌듯함을 느끼긴 하지만서도.
이 책의 판형은 꽤 큰 판형이고, 눈에 확 들어오는 노란색에 놓아두는 것만으로도 주위가 상큼해지는 책이라 하겠다.
소소한 단점부터 이야기하고 넘어가야겠다. 그림은 큼직큼직하니 보기 좋은데, (종이질도 좋아서 나무랄 곳이 없음)
글씨가 작다. 쫌 많이; 워드에 6포인트나 될려나 싶게 작다. 글도 꽤 괜찮은데, 빼놓지 않고 읽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 책의 부제는 ' New Children's Book Illustration 어린이책 일러스트레이션의 새로운 세계' 로 일러스트, 일러스트레이터, 그림책의 비쥬얼 리터러시등에 대해 이야기하며 어린이책 일러스트에 대한 심도 깊은 접근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많이 번역되는 소위 스타 그림책 작가(일러스트레이터)들에 대해서는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에 나온 일러스트레이터들과 작품들은 아는 작가와 처음 소개 받는 작가가 반반 정도이다보니, 더 다양한 작가들이 많이 소개되었으면 하는 독자의 바람이고, 출판사의 숙제다.
첫 챕터인 '그림책과 보드북'에 가장 많은 지면이 할애되고 있다.
모리스 샌닥왈, 그림책에 나오는 그림과 글의 관계를 두고 '리듬감 넘치는 단어와 그림의 당김음'이라고 정의했다.
간혹 그림만으로 의미를 전달하는 책도 있다. 예를 들면 퀜틴 블레이크의 <어릿광대>
다시 말하지만, 글이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데, 전문적인 분야를 많이 커버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그 부분이 이 책의 매력포인트 중에 하나이다.

첫번째로 소개되는 작가는 브라이언 빅스 brian biggs
스스로를 유럽친화주의자라고 칭하는 브라이언 빅스는 텍사스 휴스턴 근교 출신이지만, 후에 프랑스로 가서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프랑스 출판사 에디시옹 뒤 루에그르에 미국인으로서 최초로 고용되기도 한다.
파슨스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전고하고 프랑스에서 1년간 수학. 처음 시작은 편집과 만화 작업에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으나, 그러다 출판 편집 시장이 붕괴되고 돈이 안되고,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웨이터로 일하고.
지금 어린이책 분야에서 일하는 것에 편안함을 느끼는데 그 이유로 '어린이책 출판사들은 새로운 것을 보고, 새롭게 시도하는 것을 즐기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옳소. 무궁무진한 어린이책의 세계다.
미국과 유럽의 전통만화에 영향을 받은 빅스의 <교통문화> 원색과 모노톤이 조화되어 리듬감 있고, 구도와 그림을 읽는 시선도 각종 탈것을 좇아 어지럽고 부산하게 움직이게 된다. 아, 즐거워라-
아, 저 배 페이지 진짜 귀엽다! 오른쪽이 '교통수단'의 표지.
뒤에 소개하는 몇몇 작가들의 경우에도 그렇지만, 굉장히 디테일해서, 그림책이라고 쓱쓱 넘기는게 아니라, 열심히 적극적으로 즐기며 읽게 된다.
배그림 페이지 잘 보면 막 해적선도 있고, 택시배도 있고, 물고기가 탄 배도 있으며, 티비 있는 배, 와인 있는 배, 등등 아우 귀여워

두번째 작가는 마르크 부타방. 프랑스 출신으로 '복고풍 세련미'와 '진정한 따뜻함'이 오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고. 난데없는 와콤태블릿 예찬이 나오기도..
아, 이 책들 너무 귀여운데 어떡하지. 왼쪽 페이지의 눈 밭 표지는 <소나무> 오른쪽 표지 맨 위는 <아브라카다브라> 직소를 이용한 디자인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사진이 좀 구리긴 하지만, 엄청나게 디테일하다. 하루 종일 이 페이지만 들여다봐도 될듯. 혹시 '직소'란게 직소퍼즐이라면, 나 이 퍼즐 원츄! 나무에 활짝 펴 있는 저 꽃. 자세히 보면 그 안에 무슨 애기같은게, .. 벌인가? 들어 있기도 하고, 나무 꼭대기에 밥상 차리고 밥 먹는 토끼랑 여운가? 위에 등도 내려와있고, 테이블 위에 남비 문양하며, 그 옆에 화분들 하며, 그리고 그 아래 일본 우에노주에서 본 것 같은 눈 커다란 긴꼬리 원숭이, 기타 치며 노래 부르는 돼지, 진짜 귀엽다. 그 많은 식물들과 동물들의 판타스틱한 나무 위 풍경, 그리고 나무 아래 생각에 잠겨 있는 소녀.
이 책도 진짜 귀엽다. <모크는 좀 지루해요>라는 제목의 책. 아, 저 불어간지!
전화벨소리봐 둘루둘루둘루...흐흐흐 저 분홍색 커다란 털소파에 앉아 책 읽으며 주변에 별거별거 다 차려놓았다.
나 지금 막 킥킥 거리면서 리뷰 쓰고 있는데, 저 아이 양말도 한짝만 신었어. 으하하하
알렉시스 디콘의 페이지. 외로운 꼬마 외계인이 나오는 책들로 유명하다.
스티안 홀. 사진에 나온 책은 <거르만의 여름>으로 2007년 픽션 부문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작이다.
북유럽, 몽타주, 콜라주..

맘 같아선 이 책을 페이지페이지 소개하고 싶지만 몇가지 인상적이었던 작가들을 꼽아보면
한국작가 고경숙
내가 정말 좋아하는 숀 탠의 책
이란작가 모르테자 자헤디
위의 이란작가 모르테자 자헤디
크리스틴 로시프테 (알파벳 이야기이다. 멋지죠?)
인상적이지 않은 작가들을 찾는게 더 쉬울지도. 그런건 없으니깐.
각각 작가들에 대한 이야기에 꼭 하나 이상씩 재미있는 읽을 거리들이 담겨 있고,
아름다운 일러스트레이션을 듬뿍 볼 수 있는 정말이지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는 훌륭한 책이다.
아놔, 왜 반값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