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고 심난한 전화를 한 통 받았다. 지난 3년의 시간이 10년보다 더 길게 느껴진다.
나이 들수록 시간이 빨리 간다고들 한다. 난 시속 30킬로의 속도로 달리고 있는데, 나의 30대는 책상 앞에 앉아서 보냈던 20대보다 더 천천히 간다. 그리고, 나는 그것이 맘에 든다. 하지만, 맘에 드는건 맘에 드는거고, 심난한건 심난한거고.
에릭 라인하르트 <신데렐라>
읽어도 읽어도 아직 앞부분;; 페이지 26줄, 대화 줄바꾸기 없음의 600페이지의 힘은 크다.
얼마전 읽은 1Q84도 500여페이지였지만, 페이지 21줄, 줄바꾸기여서 금새 읽었는데,
이제 200쪽 정도 읽었으니, 슬 이 세계에 익숙해질 법도 되었는데, 남은 장이 많으니 더 두고볼일. 읽고 있으면 잘 넘어가는데, 뒤가 그리 궁금하지는 않고, 불편한 장면이 많이 나온다.
살면서 별로 겪고 싶지 않지만, 누구라도, 어쩔 수 없이 경험하게 되고 마는 그런 장면들이거나,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 같은 거.
작가가 약간 조증 같아. 이게 작가의 스타일인지, 작품의 스타일인지, 주인공들의 스타일인지, 아니면, 요즘의 프랑스소설 스타일인지는 모르겠다만.
무튼, 열심히 읽고 있다.
다니엘 페낙 < 마법의 숙제>
오래간만에 읽는 다니엘 페낙의 책. 이건 청소년 소설일까? 페낙이라면 동화도 재미있으니, 별로 상관은 없는데. 프랑스 소설이라 그런지, 전혀 다른 스타일임에도 불구하고(아, 신데렐라에 나올법한 정신없는 캐릭터의 선생이 나오긴 한다.) 위의 책이랑 의외로 싱크가 맞아서 헷갈리고 있다. 이 책을 일단 끝내고 '신데렐라'로 돌아가야 할듯.
악명높은 선생이 숙제를 내 줬는데, 어느날 아침에 일어나보니 부모가 아이가 되고, 너희가 부모가 되어 있다면. 이란 주제. '상상은 거짓말이 아니야!' 라고 30년간 외쳐온 선생님이 내 준 숙제는 늘 가족에 관한 이야기이다.
유시민 <청춘의 독서>
읽고 싶은 책이 많아졌다. 나는 늘 오픈마인드에 융퉁성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그걸 높은 가치로 치는데, 알고 보면 책읽기조차 꽤 편협한 카테고리에 머물러 있다. 유시민의 이 책은 독후감도 아니고, 책소개도 아니지만, 아, 이 똑똑해지는 것 같은 기분 좋은 느낌. ㅎㅎ




이 정도의 책을 담아 두었다.
새벽에 주문한 책은 토요일에나 배송 예정이고, 폭설로 인해 (3월에 이 무신;) 당일배송 안 된다는 공지도 보았는데, 아침나절에 '고객님께서 주문한 책은 오늘 중으로 배송 예정입니다' 라는 문자를 받았다. 응? 서평단 도서도 어제 받았는데, 뭘까. 싶었다. 바로 오전에 택배 아저씨가 왔다. 알라딘 비닐백인데, 안에 책이 없는 빈... 백?
'응, 이게 뭐죠? 이거 안에 아무것도' 하면서 눈 오는데 고생하십니다. 라고 말하며 귤을 드렸다.
봉투를 자르고 보니, 얼마전에 예경 책 사고 자동 이벤트로 당첨된 '루오전 티켓' 두장이다.
'피카소 모네'전 프로그램도 괜찮아 보이던데, 함께 보고 올까.
알라딘에서 쌀도 받고, 스팸도 받고, 라면도 받고, 컵도 받고, 윷놀이세트도 받고, 홍차도 받고, 미술관 티켓도 받고, 아, 물론 책도 받고 ^^ 별의별걸 다 받는구나.
당일배송이 우체국배송으로 바뀌었고, 어제는 우체국 아저씨한테 '당일배송 바뀌었네요' 인사하며 (원래 아는 아저씨) 바나나를 드렸다. 알라딘의 에어쿠션이 파란색에서 초록색으로 바뀌었다.
주문할 때 바뀐 화면도 맘에 든다. 단정하고, 소심하게 귀여운 글씨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