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표지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그래픽 아티스트 Sagmeister의 작품을 따라했다는 얘기부터, 식상하다는 평까지.
나로 말하면, 이 정도면 그닥 임팩트는 없지만, 좋지 아니한가. 하는 쪽이었는데,
이 표지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좋은 표지잖아!' 싶다.
지금 번역본으로 이탈리아편까지 읽고 있는데, 빌 브라이슨을 처음 만났을때만큼의 열광도다.
빌 브라이슨이 약간 시큰둥하고, 박학다식하며, 슬랩스틱의 유머와(비둘기똥같은거.아, 난 이게 진짜 웃겨서, 생각만해도 입꼬리가 올라간다.) 투덜거림이라면, 엘리자베스 길버트는 우울증 걸린 작가, 사실은 삶을 진짜 사랑하고, 자신을 사랑하는 열정적이고, 부지런한 미모의 우울증으로 꼴딱꼴딱 넘어가는 순간에도 '유머' 를 잃지 않는 여성이다.(그러니깐, 그런 괴로운 상황을 유머로 희석시킬 줄 아는) 재미나고, 부담스럽지 않게 로마에 대한 이런저런 정보들을 알려주고 있다.
다이어트책으로, 종교책으로 오해해서 미안.
이 책은 작가인 저자가 우울증을 겪고,이혼을 하면서 겪게 되는 시련 후에 일년간 이탈리아, 인도, 인도네시아를 여행하는 이야기이다. 한군데서 네달씩. 좋구나! 이탈리아에서는 '쾌락(행복>을 즐기는 법', 인도에서는 '영적 수행' 그리고 마지막으로 인도네시아에서는 '발란스(균형)'을 얻고자 하는 분명한 목적을 가진 여행이다.
위의 표지 바탕을 보면 '타일'이다.
읽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저자가 우울증과 이혼과 외로움 등으로 불행해하며 매일밤 화장실에서 눈물바람으로 지새울때
화장실 바닥에서 문득 '깨달음'을 얻고, 훌훌 털고( 말처럼 쉽지는 않았지만) 일어나서 여행을 가는 이야기인데, 그 시발점이 바로 화장실 바닥, 그래서 저 표지 바탕이 타일이다.
eat -> 쾌락의 이탈리아, 스파게티로 만들어 놓은 eat
pray-> 인도 승려의 염주
love -> 인도네시안 플라워아트
이런 의미들을 지닌 오브젝트들인 것이다.
한국 디자인에서 원서 표지를 살려서 다행이다. 오해의 소지가 있는(?) 우리말 제목도 적절한 크기로
적절하게 들어간듯하다.
품절된 오른쪽의 표지였다면, 재앙일뻔했다. 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