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주커만의 <위즈덤>이 번역되어 나왔다. 이 책이 번역되어 나온 것도 의외고, 60분 DVD가 따라 온다고는 하지만 가격도 의외다. 워낙에 원서에도 같은 DVD가 포함되어 나온 패키지이다.
'한 세대가 다음 세대에게 넘겨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경험으로부터 얻어진 '지혜wisdom'라는 컨셉으로
65세 이상인 세계적으로 저명한 인사들의 인터뷰를 해냈다. 이렇게 많은 명사들을 한가지 프로젝트로 모은 것도 대단하고, 그 기획에 걸맞는 아름다운 결과물(책/DVD) 이 나온 것도 대단하다.
지혜로운 이야기들을 후대인 우리에게 전해주는 명사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정치가인 헨리 키신저, 넬슨 만델라 등에서부터 건축가 프랭크 게리, 지금은 작고한 화가 앤드류 와이어스, 작가군에는 나딘 고디머, 치아누 아체베, 제인 구달(침팬지 연구가), 쿠르트 마주어(지휘자), 자크 페펭(요리사) 등 다양한 직업에서 일가를 이룬 분들이고, 원서 표지에 등장하는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디 덴치, 로버트 레드포드 등의 배우들도 있다.
내가 처음 이 프로젝트를 접하게 된 것은 해외사이트에서였는데, 책과 함께 오는 DVD 트레일러를 보고 이 책의 특별함을 알 수 있었다. 사진도 필름도 모두 똑같은 흰 배경이다. 모든 배경과 디테일을 지워버린채, 그/그녀와 '나' 그리고 그 사이에 말들이 흘러나올 뿐이다. 9개월동안 3대륙을 돌아다니며 인터뷰들을 따냈다고 한다. 각각이 모두 살아오며서 수도 없이 많은 인터뷰를 했겠지만, 이렇게 다양한 세계적으로 저명한 명사들, 멘토들과 함께 한 프로젝트에 참가한 일은 아마 지금까지 없었던 일이고, 앞으로도 일어나기 힘든 일이지 싶다.
그 누구도 내가 누구인지 가르쳐 줄 수 없다.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훨씬 흥미로운 것은 문제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해외언론에서는 '올해 최고의 선물'로 이 책을 소개하고 있다. 동감이다. 나 역시 이 책을 당장이라도 선물하고 싶은 내 주위의 소중한 몇몇이 떠 오른다.
멘토들에게 듣는 지혜의 말들이 우리에게 생전 처음 듣는 말일리 없겠지만, 자신의 모습과 얼굴에 책임을 지는 인생을 살아 온 이들의 눈빛은 그들의 연륜을 나타내주는냥 깊어서, 정말로 단어 하나하나가 특별한 울림을 가지고, 무게있게 다가온다. 그들 모두가 살아 있는 전설같은 존재들이니 말이다.
하루하루 아둥바둥 살아가는데 급급하고, 미래는 불투명하거나 반대로 너무나 뻔해 보여서 의욕이 떨어지고 지칠 때, 잠시 호흡을 가다듬을 수 있도록, 과거를 바꿀 수는 없지만, 앞으로의 미래에 로또보다 훨씬 큰 투자가 되어줄 수 있는 <지혜wisdom>를 나 자신에게, 혹은 내 소중한 사람들에게 선물해주고 싶다.
원서의 가격이 할인하여 30불정도다보니, 배송비를 문다고 해도 원서를 사는 것이 번역본보다 싸게 먹힐듯하다. 서점에서 번역본의 퀄러티가 나쁘지 않은 것은 확인했다. 책에 씌워 나오는 플라스틱 커버는 없었으면 좋을뻔했다. 디비디의 퀄러티는 검증이 안 되어, 이 가격에 선뜻 구매하기가 망설여지긴 한다. 책의 크기나 사진이 꽤나 압도적이어서, 가장 중요한 '말'들에 선입견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