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간만에 거의 밤을 샜더니, 아침에 멍했음에도 불구하고, 어제 예매한 '마이시스터즈키퍼'를 보러갔다.
영화보고, 명동에서 먹었던 할머니국수 생각하며, 분점 코엑스점 할머니국수를 갔는데, 가격과 인테리어와 메뉴빼고는 영 실망스럽다. 내가 그리워하던 두부국수의 맛은 오늘 다시 보니 순 '후추' 맛이었다. 음...
무튼, 밤새고, 영화보고, 간만에 눈물도 빼고, 맛없는 두부국수까지 먹고나니 영 피곤했다.
방앗간 앞을 입구만 깔짝대다가 그냥 나와버린 참새마냥 반디앤 루니스를 지나치고
바로드림 신청해 둔 잠실 교보에서 <프랑스책방>을 찾으며 마지막으로 3천원 도서교환권 받고( 6천원 모았고, 잠실점 바로드림 쿠폰도 끝났다.) 책 읽고 올법도 한데, 아, 읽긴 읽었다. 원래는 사려던 책 <책의 적> 을 읽었다.
책은 예상보다 꽤 잘 만든 양장본이다. 근데, 내가 '쪼그만벌레포비아'가 있는 관계로 특히 책벌레, 좀벌레, 쌀벌레 이런거. 으.. 쓰는것만으로도 소름이 좌르르... 이 책에 나온 '책의 적' 중 하나인 '좀' bookworm 이야기 읽는 것만으로도 머리끝이 쭈삣쭈삣. 책표지 그림도 주인공(..?) 좀bookworm 이고. 책 볼 때마다 머리끝이 쭈삣쭈삣 서면 곤란하니깐, 구매하기도 곤란하다.

이 책을 구하고 있는데, 어제 유일하게 남아 있는걸로 나왔던 GSbook 에 전화해보니, 역시 절판이다.
도서관에 있는건 확인했는데, 음.. 도서관에 가야하나. 알라딘 중고샵에 나오길 바라며 생각날때마다 검색중이긴 한데, 영 안나온다.
요즘 신간알림은 거의 위에 나오는 '알라딘 TTBads'를 이용하고, 페이퍼 작성은 거의 안하고 있다.
그래도 언급하고 싶은 몇 권


심포 유이치의 신간 <추신>은 꽤나 재미난 줄거리인데, 표지가 망했다.
아사다 지로의 책도 마찬가지.
<의뢰인은 죽었다>는 맘엔 안들지만, 쳐다보기도 싫은 표지 카테고리는 벗어났다. 오래기다리던 와카타케 나나미의 하드보일드 여자탐정 이야기다.
표지 얘기하니깐 오늘 충격적이었던거

왼쪽은 , 음, 내가 샀던 책과도 색깔은 좀 달라보이지만, 무튼 내가 샀던건 손으로 만든 멋진 책갈피가 있는 양장본. 멋진 표지의 멋진 책이었다.
오른쪽은, 오늘 내가 <책의 적> 찾다가 발견한 요즘 파는 책. 반양장의 만들다 만 것 같은 표지 ㅜㅜ 실제로 보면 정말 뭐랄까, 오래전에 헤어진 부잣집 친구가 옷도 없이 너덜너덜 반라로 널부러져 있는 것 같은 처참한 모양새였다. 흡사 불법제본필.
내가 정말 좋아하는 책인데..
나귀님이 <신 책의 적>이 나온다면 셀로판 테이프를 꼭 넣어야 할 것이라 했는데, ( 왜 그런지 궁금해서 어제 페이퍼 읽은 후부터 계속 생각중이다.) 나는 '극악한 표지' 를 책의 적으로 넣고 싶다. 위의 심포 유이치의 책, 아사다 지로의 책, 그리고 앤 패디먼의 책. 아, 앤 패디먼의 책, 엉엉, 같은 책을 잘 모르는 사람이 보고 행여 돈 주고 사고 싶겠는가?
정말 신경 안 쓴 것 같은 표지. 보기에 후지고 흉한 책을 책장에 꽂아두고 싶은 사람은 없다.
예쁜 종이로 싸버리거나 비싼 비닐로( 그냥 비닐로 싼다고 해서 없어보임이 만회안 될듯) 싸 두면 그나마 나을까.
슬프다.
또 생각났다. 독자를 배려하지 않은채 있어보이기만 한 표지재질

둘다 이미지로도 실물로도 예쁜 표지다. 특히 세스 고딘의 책은 미치도록 비싸게 나왔지만, 책은 무척 유용했고, 표지는 원서 표지의 컨셉을 따르면서도 아주 멋지게 리디자인했다. 원서표지와 같거나 컨셉을 따 온 경우 한글폰트 때문에 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멋지다. 얘기가 길어지니, 다음으로 미루고,
이 예쁜 두 표지가 왜 고객, 독자를 배려하지 않았냐면,
겉표지의 재질이 반투명한, 미농지스러운 포장지같은 재질이다. 이 표지가 왜 문제냐면,
나는 왠만하면 겉표지를 끼워 놓은 상태에서 책을 읽고, 보관하는 편이다. 사람에 따라서 빼고 본다는 사람도 있지만, 음. 대부분은 나처럼 하리라 생각된다. 근데, 이 책들을 잡고 펼치면, 이 미농지포장지스러운 얄팍한 책커버는 아래에서 팔락거리며 책과 따로 논다. 한마디로 책 보기에 불편하다.
좋은 책표지는 보기에도 좋아야 하지만, 읽기에 불편함을 주어서는 안 될 것이다.
게다가 세스 고딘 책은 우라지게 비싸기까지 했잖아. 신경 썼더라면 좋았을텐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