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 블랙 캣(Black Cat) 17
아날두르 인드리다손 지음, 이기원 옮김 / 영림카디널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호텔 지하에서 아랫도리가 벗겨진채 콘돔을 낀 산타가 잔인하게 칼로 찔려 살해된 채 발견된다. 
연휴를 맞이하여, 아이슬란드 사람들과 여행객들로 붐비는 호텔에서 에를렌두르네는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에를렌두르는 삭막한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는 대신 호텔에 방을 하나 빌린채 사건을 조사한다. 전편 마지막의 여운이 무척 길었는데, 여전히 추운 소설이다. 인다리두손의 이 책은  인두리다손이어서 이렇게 추운걸까, 아니면 아이슬란드여서 이렇게 추운걸까.  

살해된 산타는 호텔의 도어맨으로 지하에 작은 방을 얻어 사는 대신 호텔의 잡역부를 겸하고 있다. 산타클로스도 그 중 하나.
민망한 자세로 살해된 그의 방에서 발견된 쪽지를 추적하여 헨리라는 영국에서 온 수집가를 만나게 된다. 수집가는 어린이합창단의 음반을 수집하고 있고, 업계에서도 상당히 레어한 구드라우구르, 어린이스타였고,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죽기 직전에 살해된 산타복장의 도어맨의 어릴적 음반을 구하기 위해 그를 만나러 영국에서 아이슬란드까지 오게 되었다.  

어린이스타에서 해고당하고 살던 곳에서도 쫓겨나는 도어맨으로 전락한 구드라우구르의 가족과 주변을 조사하게 되면서 밝혀지는 이야기들.  

에를렌두르 시리즈는 사건과 범인과 경찰이 있는 미스터리이지만, 전혀 말랑말랑하지 않은 톤으로 가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번 편 '목소리'에서는 더욱 더 그런듯하다. 우선 에를렌두르와 에바. 아버지에게 구타당한 어린 아들과 아버지, 결별한 아버지와 아들. 어긋나는 관계들이 책을 읽는 내내 삐걱거린다. 주요사건과 주변사건, 사건외적인 인물들의 이야기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균형을 이룬다.

목소리. 라는 제목은 많은 것을 담고 있다.  천상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던 어린이 스타의 목소리, 아버지의 희망을 이루기 위해 어린시절을 빼앗겼다고 생각하는 아이의 목소리, 늘 관심 밖이었던 아이의 목소리, 세상이 즐거워질수록 더욱 외로워 지는 에를렌두르의 목소리, 아버지의 사랑을 갈구하는 에바의 목소리, 등등등 

그 목소리들에 귀를 기울여본다. 추운 얼음의 나라 아이슬란드를 떠올리며.     


댓글(3)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람돌이 2009-08-28 0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 5개, 물만두님도 이 책 진짜 좋다고 추천하시던데... 일단 관심품목에 찜해 놓습니다. ^^

2009-08-28 00: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Beetles 2009-08-30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배경이 아이슬란드여서 이리 추운지..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