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래간만에 서점 나들이를 한듯하다. 책도 좀 읽다가 오고 싶었는데, 책구경좀 하다가 브라운 신부 시리즈1 <결백>을 하나 사들고 와버렸다. (왜 나는 인터넷에서 품절이라고 생각했던거???) 번역이 개판 5분전이라고 엄청 말들이 많아서, 안샀더랬는데, 어쩌다보니.. 사게 되었네??

좋은 여행 에세이의 기준은 무엇일까? 첫째로 '글', 둘째로 '글', 셋째로 '글'이라고 생각한다. '글' 이 안되는 여행에세이는 정말이지 낭비다. 독특한 표지, 독특한 판형, 그리고 제목에 들어간 이름도 독특한 <세노 갓파의 인도 스케치 여행>은 일단 글은 재밌다. 볼거리도 많다. 나한테 재주가 하나 있다면, 순간이동을 제외하고 가장 가지고 싶은 재능이 바로 그림이다.  저자인 세노 갓파는 일본 고베 출신으로 "그래픽 디자이너를 거쳐 독학으로 무대 미술가가 되었다. 이후 연극, 오페라, 뮤지컬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활약하며 현대 일본을 대표하는 무대미술가로 떠올라 기노쿠니야 연극상, 산토리 음악상 등 다수의 상을 받았다. 또한 도극한 세밀화와 간결한 문체의 에세이스트로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나는 독특한 이력의 작가를 좋아한다. 페터회라던가..
저자가 그린 세밀화들과 함께하는 인도 스케치는 특별하고 정성 들어간 지금까지 보지 못한 종류의 여행서이다.
'인도'는 한번도 나에게 매력적인 여행지였던 적이 없는데, 그런 이유로 인도 관련 여행서는 언제나 논외였는데, 이 책은 끌리는구나.

 

 이레에서 오스카 와일드의 <환상동화>를 예술적으로 뽑아 내더니, 이번에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예술로 뽑아냈다. 이우일이 일러스트를 그린 이 책은 비싼 값이 아깝지 않은 아름다운 앨리스책이다. 이우일의 재발견..이라고나 할까. 이런 시도들은 참 좋다고 생각한다. 가뜩이나 독자층도 좁디 좁은 우리나라에서 이레가 이런 식의 기획을 계속할 예정이라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음악평론가이다. 이 책은 음악평론가가 쓴 미술에세이이다.
미술을 보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이 책은 음악의 눈으로 본 미술이야기이다. 문학과 미술을 접목한 책인 <미술과 문학의 만남>을 읽은 적 있다.  월간 예술에 실렸던 미술평론가가 쓴 미술과 문학이야기인데, 독특하고 제대로 된 미술 & 문학 에세이로 기억된다. 이 책 역시 독특하고 제대로 된 미술& 음악 에세이다. 저자의 글솜씨는 합격점이다. 도판은 훌륭하고, 음악 이야기들도 함께 접목해서 읽을 수 있다. 표지도 독특하다. 근래 나온 미술 에세이중 가장 괜찮은듯. 
<미술과 문학의 만남>에서의 싱크로보다 이 책에서의 미술과 음악의 싱크로가 더욱 높아 보인다. 미술만 공부해도 쉽지가 않지만, 눈을 더 크게 뜨고, 다른 분야와 접목된 이야기를 읽는 것도 재밌다.

 

 

< 데이빗 린치의 빨간방 >
나만 몰랐나? 언제 나온겨 
데이빗 린치가 명상의 고수란다. 후루룩 읽어 본 내 기준에서 '괴영화'를 찍는 데이빗 린치의 글은 평범과 몽환과 이해할랑말랑하다.(이해'할랑말랑'이 중요)
짤막짤막한 메모가 모여 있다. 감독의 머릿속은 별로 궁금하지 않으나, 이 책은 찬찬히 읽어보고 싶다.

 

 

 

예전에는 안 그랬는데, 요즘은 퓰리쳐상, 부커상이라고 하면 마구 끌린다. 1969년 뉴요커지에 발표 되었던 것을 다듬어 단행본으로 냈다고 하는데, 제목과 퓰리처 외에 내 눈을 사로잡은건 표지다. 이렇게 보니 그저그런 표지. 실물도 그렇다. 근데, 이 표지.. 분명 내가 예전에 봤던 표지다. 머리의 꽃 색깔만 틀리고. 원서를 찾아보니, 전혀 다른 예쁜 표지들이 있고, 이 표지그림은 Zadie Smith의 책에서 봤다고 생각해서 찾아봤는데, 아니다. 어디서 봤더라.. 생각이 날듯말듯, 안난다. ㅡㅜ 이것은 모방이냐, 영향이냐, 우연이냐?! 말하고 싶었는데, 원표지가 생각 안나;

가족에 관한 자전적 소설이다.
뉴요커 픽션과 퓰리쳐상에 약한 나..  

  



 마지막으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두레에서 나온 책인데, 책이 참 이쁘다. 겉표지를 벗기면 진파랑 색의 양장에 은색 무늬가 표지를 가로지르고 있다. 일기식의 글에 잘 어울리는 판형인 듯하다. 안에는 관련 도판들도 있는데, 꽤 신경 써서 만든 티가 난다. 가끔 해상도 안되는걸 너무 크게 올려 놓아서 이미지가 깨진듯한 것들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괜찮음. 요즘들어 독어 원서가 읽고 싶어진다. 독어 동화책<세계의 동화>를 꺼내 놓았지만, 무거워서 침대 옆에만 가져다 놓고, 들어 볼 생각을 안 하니, 읽을 일도 없다;;
이 책도 독어와 함께 나왔으면 좋겠다. 싶은 예쁜 책이다. 가격이 생각외로 저렴해서 놀랐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민음사 세계문학선으로도 없고( 아마도.. 얼마전에 그렇게 보관함과 장바구니를 왔다갔다 하던 헤세의 <나르치스와 골드문트>가 책꽂이에 꽂혀 있는걸 보고 깜놀;;> 펭귄클래식으로도 없는데, 이 책을 질러 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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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8-12-10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난 그때 그 동네에서 보쌈에다 소주 한 잔 했는데~!

Kitty 2008-12-10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점 나들이라는 제목에 불쑥 뜬금없이 질문합니다 ㅠ
하이드님 얼마전에 추의 역사 마련하셨다고 하신 것 같은데 실제 번역본 책이 어떤가요?
오늘 서점에 다른 책 사러갔다가 우연히 추의 역사가 옆에 꽂혀있어서 들춰봤는데 완전 반해버렸어요 ㅠㅠ
아마존에서 약 30불 정도에 팔고 있던데 번역서 가격이 5만원이면 (ㄷㄷ) 뭐가 더 나은건지;;;
책이 잘 빠졌나요? 표지는 똑같은 것 같은데 하드커버겠죠? 종이질은 어떤가요?
(5만원짜리 책이 후진 표지에 갱지면 범죄 수준이겠지만 -_-;;)
완전 고민에 빠졌어요...ㅠㅠ

하이드 2008-12-10 14:03   좋아요 0 | URL
열린책들이 워낙에 책 잘만들지만,<미의 역사>도, <추의 역사>도 후덜덜합니다. 종이질과 인쇄상태는 최고죠. 표지야 보시다시피 원서랑 똑같구요. 전 다시 생각해도 <추의 역사> 너무 비싸서 웬만해선 못 샀을 것 같아요. 아마도 제가 책을 사는 마지노선이 그 가격이기 때문인듯 ^^;<히치콕>도 나오자마자부터 사고 싶었는데, 못 사고 있잖아요. 친구한테 무한쌩유죠.ㅎㅎ 무튼, 5만원보다 조금 더 비싸더라도 돈 안 아까울 가격이긴 합니다. (그 가격으로 지르는건 다른 문제지만 ^^; )

eppie 2008-12-10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노 갓파 책이 한 권 더 나왔군요! [펜끝으로 훔쳐본 세상] 처럼 두서없이 잡다한 쪽이 더 세노 갓파다워서 좋다고 생각하지만...통일된 주제가 있는 것도 나쁘지 않겠죠. '갓파 스타일' 이랄까, 이 사람 글도 그림도 좋아하니까요. 알라딘에 아직 미리보기가 없는 것 같은데, 그림이 많이 들어 있나요? +_+

하이드 2008-12-10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처음 봤는데, 검색해보니, <펜끝으로..>가 있더라구요. 절판;;
이 책, 여전히 두서없을껄요. ^^ 그림과 글이 빼곡하니 가득차 있습니다. 책 들면 막 글씨 흘릴 것 같아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