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에 나온 책 중 제가 생각하는 최고의 표지와 최악의 표지로 이 카테고리를 시작해봅니다.
11월 최고의 표지 



예옥에서 나온 이태준의 <책만은 책보다 冊으로 쓰고 싶다.>
신간소개에서 보고 눈에 확 들어온 표지다. 이태준의 산문을 박진숙이 엮은 책
여러가지 문양의 책이 꽂혀 있는 모양이다. 화려한 컬러들의 조합이지만, 클래식한 문양들을 사용한 점이 좋다.
저자 이름과 엮은이의 이름, 그리고 제목은 검은색 책으로 화려한 책들 사이에서도 눈에 잘 띈다.
제목과 저자 이름중 제목에 포커스가 간 것이(당연하지만, 어느 정도의 포커스를 두냐에 있어서 적절한듯하다)
거슬리지 않고 좋아보인다. 얼마전에 <마리아 불임클리닉..> 의 표지에 산만한 색상과 산만한 여러가지 폰트때문에
최악의 표지다. 했는데, 이 표지를 보면, 여러가지 폰트를 쓰더라도 얼마나 단정해 보일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독자에게 그닥 중요한 정보는 아니지만, 출판사에는 무척 중요할 출판사의 이름 '예옥' 이 쓰인 방식과 위치가
완벽해 보인다.
포스트 오르한 파묵, 터키의 카프카!
하산 알리 톱타시의 <그림자 없는 사람들>
옆의 표지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검정색 책띠와 함께
뒷표지의 글씨색도 톤다운된 절제된 색들로 '포스트 오르한 파묵, 터키의 카프카!'라는 다소 오버스러운 문구도 용서가 된다.
이 표지는 이미지로 보는 것보다 서점에서 보았을때 더 눈에 확 들어오는데, 거칠해 보이는 질감과 아래 '최악의 표지'들이 널려 있는 매대 위에서 단연 돋보이는 심플한 표지이기 때문이다.
표지색과 단촐한 디자인인데, 그림은 결코 단촐하지 않다.

이것이 원서의 표지인데, 우리나라 표지와 비교된다.
하산 알리 토파스한테 웅진에서 만든 예쁜 책을 한부 보내주고 싶을 지경이다.
한글 폰트와 들어가 있는 방식, 독특하게 흰색으로 제목이 쓰여 있다. 터키의 외딴 마을에서 이유없이 사람들이 실종된다. 마을은 순식간에 불안의 전염병에 휘말리고, 그때부터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누군가는 여러 장소에 동시에 출몰하고, 누군가는 기억을 잃어버리고, 누군가는 두개의 얼굴로 마을을 떠돈다. 하산 알리 토파스를 마술적 리얼리즘의 대가 반열로 올려 놓은 대표작이라고 한다. 작품의 묘한 분위기와도 잘 어울리는 표지일뿐더러, 'shadowless'라는 영문제목이 쓰여진 방식이 맘에 쏙 들었다고 하면 너무 단순한가. 표지 때문에 관심 가게된, 알고 보니 재미있어 보이는 작가와 작품이다.

하라 료의 <그리고 밤은 되살아난다>
처음 이 표지의 이미지를 봤을때 '뭐야, 아사다 지로 신간 생각나네' 싶었는데, 실물을 보니 전혀 아니다.
하드보일드의 정점으로 일컬어지는 작품이다.
헝클어진 사건들이 하나로 이어질 때, 밤의 도시는 긴 어둠에서 깨어난다!
라는 출판사의 책소개에 목에서 신게 막 넘어온다(좋다는 뜻;) 이 표지는 완전한 하얀색이 아니라 약간 어두운 흰색이다. 표지에 강렬한 인상을 주는 검은색 연기는 흡사 탐정 사와자키가 달고 다니는 담배연기를 연상케하기도 한다.
비채의 토나오는 표지들을 몇번 겪었는데, 이 표지가 비채에서 나온거라서 잠깐 놀라주고,(지금 알았다;;)
역동적인 제목의 강조
저자 이름과 '탐정 사와자키 시리즈' 라는 정보가
전체적인 표지 분위기를 헤치지 않으면서 눈에 들어온다. 원서 제목이 달린 방식이 좀 쌩뚱맞아 보이기는 하는데, 그 정도는 넘어갈 수 있다.
뒤표지와 책날개도 앞표지와 일관성 있어 좋다.
11월 최악의 표지



존 치버의 단편집이 나왔다. 네권인데, 정말 네권다 경악스러운 표지다. 그 중에서도 가장 충격이 컸던 <돼지가 우물에 빠졌던 날>인데, 다시 보니, 네권중 어느 것 하나를 고르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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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치버의 원서 표지 몇권을 가져와보았다. (클릭하면 커짐) 두번째 표지! 이런 표지에 나의 지갑은 열린다.
첫번째 표지는 펭귄표지이니 우리나라 표지와 비교하면 반칙일는지도.. 마지막 표지의 부서진 울타리는 의미심장해보인다.

파스칼 메르시어의 <레아>
<야간열차>의 작가 파스칼 메르시어의 작품이다.
일단 일러스트 표지, 여자 그림 나와 있는 표지를 격하게 싫어함을 밝힌다. 기리노 나쓰오의 <다크>, 히가시노 게이고의 <아름다운 흉기>와 같은 표지들
어떤 내용일까요? 네. 바이올린을 켜는 레아라는 저렇게 생긴 여자애의 이야기입니다.
아래는 원서표지이다. 같은 바이올린이라도, 쫌!

보리스 비앙의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 이 표지... 노코멘트
원서 표지를 보니 내용이 급 궁금해진다. 복수물 느와르라고 한다. 앗, 내가 좋아하는 장르!
하지만, 난 저런 표지의 책을 집에 들여놓을 자신이 없다는거;;

(사진은 클릭하면 커짐. 개인적으로 가운데의 핀업걸 스타일 좋아요 표지도 맘에 들지만, 출판사 마크가 더 신기하고 멋지군여. 괄호 세개가 둥글게둥글게- 하고 있는.)
:: 세상에는 읽을 책들이 '너무' 많고, 그 중에 예쁜 표지의 책들도 '너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