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보일드 에그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16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슌페이는 어린 시절 도서관에서 [달려라, 메로스] 옆에 있던 챈들러의 책을 보고 말로에 입문한다.
영어회화테이프 판매도 하고, 이런 저런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망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사무실을 차리고
자신의 오랜 꿈인 말로와 같은 사립탐정이 되기 위해 탐정사무소를 연다. 

그러나 현실은 의뢰들어오는 일의 80%는 동물찾기, 20%는 불륜조사
누가 봐도 동물탐정이고, 명함조차 귀여운 아기고양이 그림에 '헬프미 야옹' 이라고 씌어 있을 정도지만, 꽤나 전문적(?)이고, 스펙타클한 동물찾기인 것이다.

큰 키 빼고는 공통점이라고는 찾을 수 없는 말로와 슌페이이지만, 결정적인 차이는 여자에 대한 태도인데, 슌페이도 모든 것을 말로 가이드에 따라 살고자 하지만, '여자'에 대해서만은 다이너마이트 보디를 꿈꾸는 평범한(?) 남자일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고 난 뒷맛은 슌페이의 뒤에 말로가 겹쳐 보이는 것은 왠일인지.
시체를 달고 다니는 말로만큼은 아니지만, 슌페이도 때로는 대형도마뱀의 잔인한 사체를 처리하기도 하고,
개에 물려 죽은 시체에 발 걸려(말 그대로) 넘어지기도 하고 그런다.

동물을 찾으면서 익히게 된 기술을 이용하여, 야쿠자와 살인범과 맞서는 슌페이!
그의 곁에는 말로와는 달리 동지들이 있다. 엄청난 냄새를 좋아하는 술을 좋아하는 노숙자 겐씨, 다이너마이트 보디를 꿈꾸고 채용했으나 현실은 150 단신의 아흔살 먹은 할머니 아야. 동물 애호가 부부인 쇼코 부부.

몇몇 장면은 다시 생각해도 피실피실 웃음이 나온다. 짧은 분량은 아니지만, 내용도 버릴 곳 하나 없이 알차다.
챈들러의 SF판이었던 <다이디 타운>이 있었다면, 이 책은 동물탐정버전이라고 할까?

동물탐정이라는 말에서 오는 아기자기하고 닥터두리들 같은 귀여운 영화를 상상하면 곤란하다.
어쨌든 이것은 하드보일드(에그)인것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카스피 2008-10-31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재미있을것 같네요.한번 읽어봐야 겠네요^^

하이드 2008-10-31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기와라 히로시라는 작가의 책들이 좀 가벼워 보였는데, 이 책에선 제법 하드보일드 냄새가 났어요. <타임슬립>을 오래전부터 보관함에 넣어두고 있었는데, 어떨른지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