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옹광 아토다 다카시 총서 2
아토다 다카시 지음, 유은경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롤 달과 스텐리 엘린의 풍모가 묻어나는 동양작가를 만나게 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나폴레옹광>은 13개의 기발한 단편을 담고 있는 단편집에 첫번째로 나오는 이야기의 제목이다.
나폴레옹을 너무나 좋아하여, 나폴레옹에 관한 것을 광적으로 모으는 할아버지가 나폴레옹을 닮은 사람을 만난다면? 에서 시작한 이 작품은 다른 몇몇 작품과 함께(<이>라던가 <뻔뻔한 방문자>라던가) , 너무 뻔해 보이는 결말일지도 모른다. 다른 단편들 역시, 마지막 한장의 혹은 한줄의 반전이 있기 때문에, 읽고 나면 흥미를 잃게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미스테리 스릴러 단편의 가장 큰 매력인 '반전'을 알고도 자꾸자꾸 읽게 되는 작품의 힘은 '반전'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강력하고 매력적인 살아 꿈틀대는 반전은 자꾸 다시 돌려보고 싶게 되고, 단편소설의 힘이 '반전'에만 실린 것이 아니라, 문체라던가, 캐릭터라던가, 강력하고 딴딴한 기승전결이라던가에 골고루 실려 있을때, 비로소 그 단편집은 오래오래 살아 남는다.

그런 이유로, 이미 여러번 반복된 트릭들의 원전인 롤 달이라던가 스텐리 엘린을 다시 읽어도, 손에 땀을 쥐고, 숨을 멈추게 되는데, 아토다 다카시의 이 단편집이 그런 기미를 보인다. 오츠 이치의 단편집을 읽을때 이 녀석 천재군, 새롭다. 라고 느꼈다면,아토다 다카시의 단편집을 읽고 나서는 이건 리얼이군. 이녀석은 진짜다. 하는 생각이다.

열세편의 이야기가 모두 새롭기만 한 것은 아니지만( 이 세상에 아직 이야기되지 않은 이야기가 있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등장인물의 세심한 심리묘사는 훌륭하다. 이야기 하나하나가 끝나는 것이 아쉬울 정도로, 이 등장인물을 벌써 놔주는 것이 아쉬울 정도로 강한 여운을 남긴다.

현실과 초현실을 오가고, 동양과 서양을 오가며, 도시와 시골을 오간다. 남자와 여자를 오가며, 노인과 아이사이를 오가고, 사물과 인간 사이를 오간다. 때로는 정말 잘 쓰여진 스릴러 단편이다가, 때로는 이와이 슌지류의 영화속 한장면을 떠올리게 하고, 때로는 고전적인 단편 거장들을 아토다 다카시의 세계에서 엿볼 수 있다.

아토다 다카시, 그는 이미 잘 알려진 비범한 작가일지도 모른다. 아니, 아마 그럴 것이다. 이제 그를 알았고, 아토다 다카시 총서라는 기획으로 책이 계속 나온다고 하니, 신간 소식에 가슴 두근거릴 작가 리스트가 하나 더 늘었다.

별 다섯개 단편은 <골프의 기원>, <광폭한 사자>, <그것의 이면>, <투명 물고기>, <생 제르망 백작 소고>, <뒤틀린 밤> 나머지 작품들도 별 네개다. 박수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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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etles 2008-09-06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일단 이작가의 시소게임 읽고 있어요...나폴레옹광도 보관함으로 고고씽~~~근데 나폴레옹광 책표지 증말 맘에 안들어요

하이드 2008-09-06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이벤트로 어떻게 '냉장고..'하고 '시소게임' 받을 수 있지도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ㅎ

Apple 2008-09-06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표지가 너무 끌리지 않아서 관심이 가지 않는데, 리뷰 보니 왠지 혹하네요.ㅇ.,ㅇ
제가 이걸 읽어야하나요?네?읽어야 하나요?ㅠ ㅠ

하이드 2008-09-07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플님, 저도 책표지는 스킵하고 싶습니다만;; 전 개인적으로 이런 글을 일본 작가가 쓰다니, 놀랐답니다. 기대치가 별로 없어서 그랬을지도 모르겠지만, 재미도 있고, 스릴도 있고, 짜임새도 있고, 결말도 좋고, 한마디로 훌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