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한 사냥꾼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권일영 옮김 / 북스피어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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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베 미유키의 단편집은 항상 2% 부족하다고 느꼈었는데, <쓸쓸한 사냥꾼>에 나오는 여섯개의 단편은 어쩌다보니 한개도 빼놓지 않고 내 맘에 쏙 든다. 옮긴이 후기를 보니 권일영씨는 '내 취향' 이란 말을 썼더라.

90년대 초반의 작품들이기는 하나 지금 읽어도 여전히 재미있고, 힘이 있는 이야기들이다. 작품의 배경은 다나베 헌책방. 친구가 죽은 후 물려받은 헌책방 사장님인 이와 할아버지와 할애비 머리끝까지 기어오르는 고등학생 미노루가 헌책방에서 만나는 이런저런 사건들을 해결하는 이야기이다. 재미있고 깨끗한 헌책을 파는 머리가 둥글고 단단한 이와 할아버지나 할아버지 비웃고 놀리기가 취미인 미노루나 모두 쉽게 애정가는 캐릭터들이다. 미야베 미유키의 몇몇 단편들이 그렇듯이 단편이 하나로 연결되어 하나의 이야기를 하거나 그런것은 아니지만, 하나하나가 모여서 끈끈하게 하나의 단편집을  이루고 있다.

사라진 추리작가의 미완성 추리소설을 현실에서 완성시키고자 하는 싸이코패스가 나오는 책의 제목이기도 한 <쓸쓸한 사냥꾼>,너무 평범한 삶을 살았던 아버지처럼 평범한 자신의 삶을 증오하는 아들이 아버지가 죽은 후 방에서 발견한 소설의 미스테리를 쫓는 <말없이 죽다>, '남자는 도중에 망가지는 수레에요' 에 깊이 공감한 여자가 나와 지하철에 놓고 내린 그 책 사이에 낀 명함 속의 남자를 추적하는 <일그러진 거울> 마침 같이 읽으려고 꺼내 놓은 빌 베린저의 <이와 손톱>이 사건의 중요모티브로 나오는 바람에 스포일러 있을까 조마조마했던 <유월은 이름뿐인 달> 등 다시 봐도 재미있을 단편들이 모여있다.

간만에 맘에 드는 미미여사의 책이다. ( 이전에 읽었던 레벨7에서 실망한 후 읽은 책이라 더욱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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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08-04-02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좋더라구요^^ 미야베 미유키는 소소한 사람들의 일상에서 뭔가를 끄집어 낼 줄 아는 탁월한 능력이 있는 듯. 덕분에 <이와 손톱>도 내리 읽었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