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조건 : 옆집에 사는 이웃과 반드시 친하게 지내세요
네후네 하야세 지음, 민경욱 옮김 / 리드비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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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 조건 : 옆집에 사는 이웃과 반드시 친하게 지내세요. 


이 책, 표지도 잘 보면 으시시하고, 볼 거리가 많다. 근래 본 일본 장르 소설 중에 제일 재미있었다. 


책은 광고지로 시작한다. 


지금 당장 인생이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는 사람 모집 중! 월급 15만엔~ *입주 필수 


어쨌든 죽어야만, 빨리 죽지 않으면 더한 고통이 덮여 올 게 분명하므로 그 전에 죽어야만 한다고 되뇌이는 스무살 다카이로는 다만, 민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 죽을 자리와 죽을 방법만을 찾다가 위의 광고를 마주친다. "지금 당장 인생이 어떻게 되어도 상관 없는 사람" 이라니, 다카이로에게 딱 맞는 문이 바로 눈 앞에 나타났다. 


세련된 10층 맨션의 7층에 살면서 베란다에 나가 이웃에게 괴담들을 듣게 된다. 


도시괴담류의 짧은 괴담들이 많이 나오는데, 이 괴담들이 좀 약하다는 평을 본 적 있지만, 나한테는 딱 좋았다. 편차는 있겠지만, 괴담집을 보는 것이 아니라 괴담을 둘러싼 괴담들이 정말 재미있었다. 다카이로는 베란다에서 괴이한 옆집 이웃에게 괴담을 들으며 친구가 되어주고, 방에는 침대 이불 속을 부풀어 오르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 침대가 부풀어 있으면 애써 외면하고 유튜브를 본다거나 목욕을 한다거나 이불이 평평해질때까지 시간을 보내고 잠자리로 들어간다. 


맨션 중개인을 통해 중개인의 형인 괴담 전문가 (퇴마사인가?) 와 소통하면서 옆집의 괴이로부터 가장 오래 살아남은 입주민이 된다. 가짜 이야기인게 틀림없다고 생각하는 괴담들은 눈 앞에 나타나기도 하고, 알게 되면, 더 많이 보이게 된다. 


괴담을 듣는 것이 끝날때면 "무서웠어?" 라고 물어보고, 상황에 따라 트집 잡히지 않을 대답을 하느라 머리를 열심히 굴린다. 겁이 없는 것도 아니고, 이런 맨션에서 살다보니, 엄마가 더 이상 찾아오지 못하고, 결국은 죽게 되는 결말이라고 믿고 있지만, 그 와중에 소소한 것들에 마음을 쓰면서 하루 하루를 보낸다. 오랜 갈등이 해결되기도 하고, 오래전 친구를 만나기도 하고, 일주일에 세 번 아르바이트를 하는 편의점 주인을 도와주기도 하면서. 


가볍지도 않고, 무겁지도 않은, 괴담은 괴담대로, 괴담을 이야기하는 자와 듣는 자에 대해 계속 생각을 뻗어나가게 하는 이야기다. 통속적이고, 클리쉐인 것 같으면서도 자꾸 생각나는 이야기들이 있다. 이야기가 정말 많아서 아마 그 중에 몇 개는 읽는 사람에 따라 계속 생각날 것 같다. 무서워서가 아니라 무서운 이야기의 그 너머를 생각하게 된다. 


유일한 단점은, 2권이 같이 나왔어야 하는거 아닌가? 이렇게 끝날 수가 있나? 얼른 2권 내놓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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