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스타 수술 팀의 영광 가이도 다케루의 메디컬 엔터테인먼트 1
가이도 다케루 지음, 권일영 옮김 / 예담 / 2007년 1월
평점 :
품절


의료현장이 배경인 스릴러/미스테리 소설들은 많다. 하지만, 꽤나 무거운 주제와 엔터테인을 독자에게 동시에 주는 소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스릴' 이 아니라 '엔터테인'이라고 했다.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도, 가볍지 않은 소재를 가볍게 전달하는 일본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도 만족할만한 책이다. 책에 삽입된 일러스트들도 이 책을 독특하고 세련되게 포장하는데 한몫한다.

 도조대학 의학부 부속병원에는 심장수술의 권위자 기류 교이치 조교수가 있다.그리고, 그가 직접 뽑은 영광의 바티스타팀이 있다. 바티스타 수술이란 바티스타라는 의사가 처음 시도한 비대심장축소성형술이다. 그 어렵다는 수술을 기류와 그의 팀은 스물여섯번 연속으로 성공시킨다. 그러나, 스물 일곱번째, 그리고 스물 아홉번째, 서른번째 수술에 연속으로 환자를 잃게 되자 기류 조교수는 병원장에게 조사를 의뢰하게 된다.

기류 조교수는 누구나 인정하는 실력파에 올곧은 마음까지 갖췄으며, 리더쉽과 카리스마를 따라올자가 없다. 보기 드문 진정한 외과의사인 것이다.

그 사건의 조사를 의뢰받은 사람은 부정수호외래의 다구치 강사이다. '부정수호'란 증세는 경미하지만 끈덕지게 환자에게 달라붙어 검사를 해도 원인이 발견되지 않는 사소한 증세 전반을 말하고, 일반적인 처방전은 '환자의 하소연을 흘려듣는다' 또는 '내버려둔다' 이다.

대학병원의 권력다툼을 진심으로 사양하는 다구치는 대학때부터 땡땡이치던 숨겨진 장소를 자신의 사무실로 삼아 정년퇴직 예정었던 베테랑 간호사 후지무라와 함께 환자들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이 책은 후생성의 괴짜 공무원 시라토리 시리즈이지만, 그는 책의 거진 반이 넘어서야 등장하는지라, 빛이 잘드는 외딴 사무실에서 사이폰 커피를 마시며 유유자적하는 다구치 캐릭터가 훨씬 맘에 들었다. 

의료사고 혹은 의료중 살인? 을 조사하기 위해 각각의 개성을 지닌 영광의 바티스타팀을 면담 하는 다구치, 그가 손들고 난 후 투입된 '전혀 공무원 같지 않은' 시라토리 ( '전혀 의사같지 않은' 이라부가 떠올랐던건 나뿐인거?) 콤비라기에는 좀 많이 삐거덕 거리지만, 안정적인 다구치 캐릭터 덕분에 오케이.

처음부터 끝까지 단숨에 읽을 수 있는 재미있는 책이다.  다만, 추리소설인 주제에 '언페어' 하다. ( 하긴, 언제는 추리소설이 페어하기만 했나 뭐) 책에 나온 단서를 가지고 범인을 찾는 재미는 약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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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2007-06-18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라토리가 뒤늦게 등장해서인지 다구치의 이미지가 꽤 강했는데 뒤에서 너무 사정없이 망가지는 바람에 전 적응에 실패했어요.ㅜ_ㅜ

하이드 2007-06-18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라토리가 너무 늦게 나왔지요. 시점도 다구치 시점이라, 시라토리 캐릭터가 너무 약했어요.

moonnight 2007-06-19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표지가 이상하게 믿음이 안 가서 여즉 주문도 안 했어요. -_-; 하이드님 리뷰에 힘입어 한 번 읽어볼까 합니당. ;

하이드 2007-06-19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재미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