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이 없는 시대가 온다 - 디지털 시대, 어떻게 가르치고 배워야 하는가
존 카우치.제이슨 타운 지음, 김영선 옮김 / 어크로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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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인지 모르고, 제목만 보고 사서 이제 읽었는데, 저자가 애플 교육담당 부사장이었다. 

디지털이 아이들에게 어떤 나쁜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책들을 많이 읽었고, 최근에 소셜딜레마에서 

소셜미디어 그룹 고위층들은 아이들에게 소셜미디어 제한한다는 내용도 봤어서 좀 찜찜하게 읽기 시작했다. 


교육에 뜻을 둔 저자지만, 판매자 입장에서 벗어날 수 없고, 애플과 스티브 잡스에 대한 반신격화? 느낌이 강해서 교육서적으로만 읽히지는 않았다. 궁극적인건 교사와 학생의 1:1 수업이라고 하는 (교사가 아닌) 비전문가의 이야기인데, 그게 참.. 싶은거지. 그래서 그 간격을 '기술'로 메꿔라. 라는 결론. 사람들은, 국가는 교사에게 전문가가 아니라 신이 되길 바란다는 그런 현실파악은 좋았다. 


애매한 포지션으로 읽긴 했지만, 컴퓨터 회사에서 컴퓨터로 어떻게 교육 잘 시키는지에 대한 책이라고 생각하면, 좋은 책이었다. 필요한 이야기이기도 했고. 


모든 사람은 다르다. 신체만이 아니라 학습 방식과 속도에서도 그렇다. 또 사물을 보고 정의하는 방식도 다르다. 물론 사전이 일반적인 정의를 제시해줄 수는 있지만 제가각 다양한 의미로 받아들일 것이다. 


예를 들어 '성공'이 무슨 뜻이냐고 물으면 독자들은 이 말을 경제적 성공과 동일시할지 모르지만, 나는 경제적 이익과 무관하게 어떤 사람이 특정한 분야에서 갖는 영향력과 동일시할 수 있다. -64- 


"교육이란 들통을 채우는 일이 아니라 불을 지피는 일이다."

-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에릭슨이 전문과의 성과에 관한 연구에서 내린 결론에 따르면, 우리가 흔히 타고난 재능이라고 말하는 건 사실 연습의 결과다. 이 말이 너무 빤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함정은 습관적 연습 regular practice이 아니라 의식적 연습deliberate practice 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의식적 연습은 '반복과 주입'이나 암기 훈련 같은 게 아니다. 이들의 유용성은 극히 제한적이다. 필요한 건 현재 수준을 넘어서기 위한 반복된 시도라고 에릭슨은 말한다. 이런 시도에서 실패할 때마다 무언가를 배우고 난이도가 매번 높아진다. 비디오게임에서 한 레벨을 통과하면 캐릭터가 더 강화되는 것처럼 말이다. - 89


학습에 관한 한 실수는 처벌받을 만한 잘못이 아니라 귀중한 피드백이자 기회로 여겨야 한다. 예를 들어 애플에서는 초기에 실수가 나오지 않으면 충분히 혁신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런 정신이 교육에서도 일반화되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교와 교실에서 직접 해보는 학습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여기에는 조직, 재정, 통솔력 등과 관련한 많은 이유가 있지만, 주된 이유는 학생들이 산을 오르도록 돕는 데 쓰이는 산꼭대기형 공간, 말하자면 메이커 공간, 기업가 정신을 발휘할 기회 등이 없기 때문이다. - 128- 


이런 이야기들은 개발자 마인드 같고, 좋아하는 이야기. 실수는 귀중한 피드백이자 기회. 


"미래가 도착했다. 하지만 그것은 균등하게 분배되지 않는다." - 윌리엄 깁슨


애플은 컴퓨터와 핸드폰과 태블릿 등을 파는 회사다. 코로나 시대에 아이패드와 아이북의 매출이 훅 뛰었다고 하고, 주변에는 아홉살, 열살 아이들이 최신형 아이패드를 들고 공부를 하고 있다. 애플사람이 이런 책 쓰면 당연히 위화감 들지!


사회 전체가 근본적으로 중요하거나 기초가 되는 것이어서 학생들이 배워야 하고, 따라서 졸업 요건이 되어야 한다고 받아들이는 교과목들이 있다. 미국에서는 거의 항상 수학, 과학, 읽기다. 이 세 교과 아래에는 두 번째 단계의 교과들이 있는데, 마찬가지로 흔히 '필수'이지만 세 교과보다 훨씬 덜 강조된다. 역사, 사회 등이 여기에 속한다. 그 아래 단계에는 어느 한때 중요하게 여겨질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훨씬 덜 강조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선택 과목으로 격하되기도 하는 교과들이 있다. 여기에는 물리, 미술, 음악이 포함된다. 현재 컴퓨터공학, 기술, 코딩은 대부분 이 맨 아래 단계에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 214


가장 노련하고 재능 있는 교사도 많은 학생들을 가르쳐야 한다는 중압감 때문에 허우적거린다. 모든 학생이 자신의 결함과 문제를 극복하도록 도와줄 적절한 학습 활동을 찾아 준비하고 배치하기에는 터무니없이 시간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교육자들은 마지못해 효과보다는 테일러적인 효율에 의지해, 존재하지도 않는 평균의 학생을 위해 가르칠 수밖에 없다. 이는 스펙트럼의 양쪽 끝에 있는 학생들, 다시 말해 성적이 부진한 학생들뿐 아니라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 또한 잃는 결과로 이어진다. - 229- 


오늘날 학생들을 효과적으로 가르치려면 전문지식이 교사의 가장 중요한 자질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마우스로 클릭하거나 손가락으로 두드리거나 문지르기만 해도 콘텐츠를 찾을 수 있는 오늘날에 딱 적용되는 말이다. 디지털 네이티브에게는 콘텐츠 전문가인 교사보다는 맥락context  전문가인 교사가 더 필요하다. 디지털 네이티브들의 맥락 속으로 확실히 들어가는 사람이야말로 이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다. - 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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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다 2020-11-03 15: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뭔가 앞으로 당연히 생각해야 할 문제라 여겼지만 코로나로 인해 더 빨리 변화하는 느낌이에요 국가에서 굉장히 중요한 교육제도가 어떻게 변해갈지 두려움반 설렘반이네요

하이드 2020-11-03 18:09   좋아요 0 | URL
네, 안 그래도 변화하고 있는데, 코로나 때문에 변화가 급격해졌어요. 어른의 일도, 아이의 공부도 좋은 방향으로 변할 수 있기를, 그 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겠지요.

모든것이좋아 2020-11-03 17: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에게 어떻게 해줘야 할지 기성세대는 잘 모르는 것 같고 아이들이 개척하리라 믿기엔 불안한 현실이네요.

하이드 2020-11-03 18:10   좋아요 0 | URL
이 책에도 반복해서 나와요. 교사가 아이들보다 더 기술적으로 모른다는 거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를 가르치는 한계 같은 걸텐데, 생각해볼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조선인 2020-11-04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직접 해보는 학습이 점점 줄어든다는 건 진짜 공감해요. 편의성, 비용, 윤리, 안전 등 다양한 이유로 실습 교육이 줄어들고 있는데저 다닐 때보다 지금이 오히려 실습 수업이 적다는 데 분개하고 있어요. 특히 안전사고 문제로 과학 실험이 줄어도 너무 줄어서 따로 과학반 활동을 하지 않는 한 실험실습이 거의 없다는 게 충격적입니다. 해부학 실습도 윤리상의 문제로 더 이상 안 한다는데 해부학 실습을 좋아했던 저로선 너무 아쉬운 대목이에요.

하이드 2020-11-04 17:12   좋아요 0 | URL
이 책에 나오는 프로젝트 수업들 정말 부럽더라구요. 지금 아이들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기술로 대체할 수 있다고 해서, 그게 꼭 실습수업을 줄여야 한다는 의미는 아닌데, 올해는 이래저래 많이 힘들고, 많은 도전이 필요한 해였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