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예전에 사고 싶은 책 다 사던 때가 그립다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정말 잠깐 들었어. 

사고 싶고, 읽고 싶은건 진심이지만 (책에는 늘 진심인 사람), 읽지 않은 이북들이 많습니다. 읽지 않은 종이책들도 많습니다. 

도서관에 반납해야할 읽지 않은 책들이 많습니다. 도서관에 읽고 싶은 책들이 많습니다. 리디셀렉트도 하고, 시월 한 달 밀리의 서재 무료 트라이얼 중입니다. 아, 그리고, 님, 통장 잔고 확인!


안 사, 안 사, 안 산다고. 그냥, 그런 생각이 잠깐 들었다고! 


책 사는 걸 참지 않는 인간에서 책 사는 걸 참을 줄 아는 인간이 되었다. (아마도) 

그나마 꾸준히 사던 알라딘 이북 격한 쿠폰도 없어졌다. 

있는 책을 부지런히 읽겠습니다요. 근데, 어쩜 이렇게 읽을 책들이 많을까. 읽을 책들이 많아서 좋다. 

책 읽는 것은 일이 아니다. 일인것처럼 하루 종일 읽어도 몇 권 못 읽는다. 나이들수록 집중력 떨어져서 더 그런듯하다. 

희미하고, 황홀한 좌절 같은걸 느낄 때면, 안나미 아쓰시의 1만권 독서법을 다시 빌려서 사는 동안 만권을 읽을테다.같은 생각을 하기도 하고. 반년쯤 모 서점에서 월 30만원씩 책값을 받았던 적이 있다. 장바구니의 천만원 가까이 담겨져 있는 책을 보면, 월 삼십만원 쯤이야 싶은데, 당시에는 지금과는 달리 거리낌 없이 책 사던 시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그걸 몇 달 하니, 돈이 남는다. 덜 사고 싶은 책들도 사게 된다. 못 믿겠지? 나도. 근데, 정말 그랬다. 월 30만원 정도에 사그라질 수 있는 욕구인가 싶기도 하고. 뭔가 다음달에도 들어오니, 조급증이 없어져서 그랬던건가 싶기도 하고. 이게 바로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 이야기 아니냐구! (아님) 


여튼, 욕망에 차서, 내 나이 여든한살, 욕심는건 책 사는거 밖에 없고.. 

신간들을 탭가득 열어 두었는데, 이거 한 권 한 권 쓰다 보면, 여든 두살까지 계속 쓰고 있을 것 같으니, 끊어 써야지. 


 

 지금 제일 사고 싶은건 존 스칼지의 <타오르는 화염>이다. 

 <무너지는 제국> 읽고 살 것. 작년 5월에 읽고, 리뷰 썼고, 지금 읽으면 어떨지 모르겠다. 존 스칼지 굉장히 똑똑한? 영악한 작가이고, 다양한 장르 소화 잘 하고, 대중의 니즈 잘 파악해서 쓰는 작가라고 생각. 예전 책들도 다시 읽어도 재미는 있겠지만, 이 책은 여자들의 여성서사 니즈를 보고, 쓴 책이라고 생각한다. 








 올가 토카르축 <방랑자들> 


2019년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올가 토카르축의 대표작. 여행, 그리고 떠남과 관련된 100여 편이 넘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기록한 짧은 글들의 모음집이다. 어딘가로부터, 무엇인가로부터, 누군가로부터, 혹은 자기 자신으로부터 도망치려는 사람들, 아니면 어딘가를, 무엇을, 누군가를, 혹은 자기 자신을 향해 다다르려 애쓰는 사람들, 이렇듯 끊임없이 움직이고, 이동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각양각색의 이야기가 시공간을 넘나들며 펼쳐진다.



  노벨문학상 수상한 올가 토카르축의 <방랑자들>도 나오자마자 장바구니 들어 있던 책이다. 밑줄긋기 문장들이 맘에 들어. 제일 맘에 드는거 옮겨두려고 했더니, 그냥 다 같이 봐야 맘에 들어서 안 옮긴다. 책으로 읽어야지. 




마가릿 애트우드 미친아담 3부작 


『시녀 이야기』를 잇는 마거릿 애트우드의 디스토피아 소설 ‘미친 아담 3부작’ 첫 번째 이야기. 『시녀 이야기』에 이은 애트우드의 두 번째 디스토피아 소설로, 『시녀 이야기』보다도 한층 현실적이고 끔찍한 풍경을 그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시녀 이야기』 발표 이후 약 20년간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전 세계에서 벌어진 문제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소설이라기보다 근미래의 예언서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유전자 조작으로 모든 것이 가능해진 시대, 인간의 능력은 신의 영역에까지 근접했다. 영생을 꿈꾸는 인간의 오랜 염원도 곧 현실이 되어 갈 무렵, 천재 과학자 크레이크는 젊음의 유지뿐 아니라 최고의 쾌락까지 제공해 주는 ‘환희이상’ 알약의 완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알약은 인간의 몸속에서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일으키며 인류를 죽음으로 이끈다. 크레이크의 오랜 친구이자 유일한 생존자로 여겨지는 ‘눈사람’은 대재앙의 모든 과정을 지켜본 뒤 크레이크가 만들어 낸 신인류 ‘크레이커’들을 이끌고 새로운 땅으로 향한다. 


이 책 너무 읽고 싶다고! 3부작인데, 2권까지 나와 있다. 이번에 부커상도 수상하고! 


 주황은 고통, 파랑은 광기 


 뒤늦게 이 책도 좀 읽고 싶다. 이런 제목 좋아. '마음은 외로운 사냥꾼' 뭐, 이렇게 시적인 제목들. 미스터리 단편집이니, 내가 아주 잘 읽을 책이겠지. 












아, 이 책도 추가 


 애나 번스 <밀크맨> 


독서와 달리기를 좋아하는 '나'의 일상은 '그'의 등장으로 서서히 깨어진다. 길을 걷는 나를 쫓아와 아버지를 안다며 말을 거는 한 남자. 우유를 배달하지 않지만 '밀크맨(우유배달부)'이라 불리는 그는 마을에서 독립투쟁의 주역으로 명망이 높다. 처음 봤으면서 친절한 태도로 집까지 태워주겠다는 그의 행동이 이상하고 불쾌하지만, 그가 유명한 어른이고 무례하지 않다는 사실에 머뭇거리는 '나'. 겨우겨우 이유를 만들어 거절했는데도, 이후 그는 학교와 공원을 비롯한 일상 반경에 계속 나타나 수작을 부린다. 두려움은 커져가지만 동네 사람들은 오히려 내가 그를 유혹했으며 두 사람이 그렇고 그런 사이라며 수군거린다. 소리 없는 폭력에 '나'는 점점 고립되고, 자책과 무기력 속으로 침잠하는데…





앞에 '독서와 달리기를 좋아하는' 만 봐도 읽고 싶다. 




읽고 싶은 소설들은 이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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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9-10-18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역시 하이드님은 무척 책이 많으시네요^^

하이드 2019-10-19 06:03   좋아요 0 | URL
다 버리고 왔습니다! 근데, 이눔의 책이 새끼를 치는지, 어느새 또 늘어서 정리중이에요.

2019-10-22 04: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0-22 05: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0-22 10: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0-22 16:1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