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권 독서법 - 인생은 책을 얼마나 읽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인나미 아쓰시, 장은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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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때문에 별 기대 없이 책을 빌렸다. 도서관 끝날 시간에 가서 빌리려던 책들 외에 급하게 눈에 띄는 책들을 집어 나왔다. 그 중에 한 권은 '슬로 리딩'이었고, 나머지 한 권은 이 책 '1만권 독서법' 이었다. 지나고보니 정반대의 두 책인 것이다.

 

내가 요즘, 바로 조금전까지만해도 고민하던 이야기가 머리말부터 나와서 순식간에 빠져들어 한 권을 한 시간도 안되어 다 읽었다. 200쪽 안 되고, 중간에 일러스트 있고, 저자가 군더더기 없이 꼭 필요한 이야기들을 독자가 쉽게 떠먹을 수 있게 썼다.  

 

저자는 한 달에 60권 정도의 서평을 기고하고 있고, 실제로 읽는 책은 60권 이상이라고 한다. 뒤에 가면 개인사정이 나오지만, 책을 느리게 읽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한 달에 60권이 못 읽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착각인지 생각인지는 모르겠다. ) 회사 다닐 때, 가장 바빴을 때 한 달에 서른권 이상씩 읽었었던 경험이 있다. (그 때가 내 인생 최대치였던 걸까..)

 

"책을 정말 좋아해요. 읽고 싶은 책은 산더미인데 도통 시간이 나질 않네요."

 

이 책의 첫문장이다. 이거 내가 이 책을 읽기 직전에 페이퍼에 썼던거잖아! 책을 읽으며 만나는 이런 우연들이 늘 혼자 즐겁다.

 

한 달에 서른 권 읽기. 누구나 할 수 있다. 는 것이 저자의 주장인데, 이 책은 속독법에 대한 책이 아니다. 지식이나 교양을 얻기 위한 독서도 지양하라고 하고 있다.

 

" 예전엔 책을 많이 읽었는데 최근 들어 책을 잘 읽지 않게 되었다는 사람이 많습니다. 굳이 자세히 말하지 않아도 여러분도 그 이유를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바로 스마트폰의 영향이지요. 스마트폰으로 SNS나 웹 뉴스를 보게 된 이래,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새 많은 사람들의 '읽는 법'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압도적인 양의 정보가 물밀듯이 밀려오기 때문에 예전처럼 문자를 쫓기만 하는 방식으로는 그 속도를 따라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

 

디지털 정보를 받아들이는 뇌와 책 읽는 뇌에 관한 이야기는 꼭 더 읽어보고 싶다.

여튼, 노화로 인한 집중력 저하 외에 스마트폰이 역시 책을 못 읽게 하는 주범중 하나인건 분명한 것 같다.

 

일 년에 700여권의 책을 읽는 사람치고는 꽤나 담백하게 책을 읽어야하는 이유를 이야기하고 있다.

 

"책 같은 것 없이도 즐겁게 살아가는 사람 또한 주위에 많지만 개인적으는 책을 읽지 않는 인생보다는 책을 읽는 인생이 훨씬 즐거울 것이라 생각합니다."

 

1년에 700권씩 읽다보면, 10년이면 7,000권. 그렇다면 1만권 이상의 책을 만나는 것도 불가능은 아니라고 하는데, 십년은 금방 가고, 만권은 엄청나게 많다. 만 권 읽을 수 있다면, 와, 신난다. 라고 나처럼 설레는 사람을 타겟으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10점 만점으로 꽂혔습니다.

 

저자의 플로우 독서법에 백프로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책을 아무리 꼼꼼히 읽어도 다 기억하지 못하고, 기억에 남는 부분만 남게 되니 정독하려고 애쓰지 마라. 대신 머리에 남아 있는 부분이 정말 중요한 것이라고 말한다. 한 권의 책을 정독하더라도 남는 부분이 1퍼센트 밖에 안된다면, 같은 시간에 열권을 읽어서 10퍼센트 남기는 것이 낫다는 것.

 

결론은 나도 동의한다. 책은 읽다보면, 많이 읽을수록 속도가 빨라지고, 얻을 수 있는 것도 적어진다. (이전에 읽었던 것들이 반복해서 나오니깐) 그리고, 당연한 이야기지만, 모든 책이 맘에 들리도 없고, 좋아하는 책이라고해서 모든 부분이 맘에 들기도 어렵다. 예전의 나는 완벽한 책을 읽는 것이 완벽한 독서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한 두문장이라도 기억할만한 이야기가 있다면, 나는 그 독서를 성공한 독서라고 생각한다.

 

저자가 이 책에서 말하는 한마디

'플로우 리딩' - 플로우FLOW 란 흐르다는 의미의 영어입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플로우 리딩이란 책에 쓰인 내용이 자신의 내부로 흘러드는 것에 가치를 두는 독서법입니다.

 

 

'스톡'형 독서법,  책의 내용을 머리에 담아두는 데 무게를 두는 기존의 독서법과 비교하고 있다. 플로우 리딩은 그에 반해 정보 과다의 현시대에 최적화된 '담아두지 않는 독서법' 이라고.

 

머리에 담아두지 않는 독서라니 잘 와닿지 않지만, 그로 인한 결과물들은 이해간다. 책 읽어도 남는 것은 극히 일부이고, 그것이 책의 에센스. 흐르듯 책을 읽는 것, 음악듣듯이. 라고 하면 좀 와닿으려나. 저자가 음악 칼럼니스트 였어서 음악 비유가 종종 나온다.

 

책에서 눈여겨 볼 또 하나는 매달 20권의 독서 (30권 아니었어) '다독 리듬'  내가 늘 이야기하던 것은 책읽는 근육을 만들어야 한다는 건데, 저자는 독서를 생활 리듬 속에 포함시키라고 말한다. 생활의 리듬. 중요하지. 매일 같은 시간에 읽기.를 그 방법으로 제안한다. 아침 일어나자마자 10분 독서. 이거 내가 하는거잖아. 아침에 눈뜨자마자 나무 하나 심고 책 읽다가 일어난다. 머리 서서히 깨어나고, 일어나자마자 나무 심고 책 10분 - 20분, 25분 (포레스트 리듬) 읽고, 커피 내려 마시면 그것이 보상으로 인식되어 습관화됨. 아침에 눈뜨자마자 제일 먼저 하는 일이 '독서' , 읽는 행위라는 것이 하루에 미치는 영향도 분명 있을 것 같다. 긍정적 영향.

 

'한 가지 일을 끝낸 다음 홀짝홀짝 술을 마시거나 하기 때문에 쓸데없이 발동이 걸려 갑자기 독서를 시작한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는 상당히 취해 있어 비몽사몽간에 책을 읽기 마련입니다. (중략) 그런 방탕한 독서 생활을 계속 하던 중에 어느 날 어쩐 일인지 일찍 눈이 떠졌습니다. '

 

올빼미족이었던 저자가 아침형 인간이 되어 올빼미족 쫓아다니며 아침형 인간의 장점을 역설함. 나도 그런데, 어느 순간, 새벽 3-4시에 일어나는 사람이 되었다. 전날 일 백프로 하면 5시 알람 5분 전까지 푹 잔다. 그러고 일어나자마자 독서.

'방탕한 독서생활' 이라는 말 생각할 수록 웃기다. 책 읽는 것이 즐겁고 좋으면, 어떤 행위에도 책 읽는 것을 결합하고 싶어진다. 오늘은 와인 마시면서 ㅇㅇ 봐야지. 이번에 여행 갈 때는 ㅇㅇ 가지고 가서 읽어야지. 뭐 이런 식으로 이벤트에 읽을 책들을 고르고 싶어지는데, 효율적인 독서가 아닐지는 몰라도, 그 정도로 책을 좋아하는 인간이라면, 비욘드 효율로 책 읽으며 인생 즐기고 있는거겠지.

 

책 읽을 때의 들숨과 날숨 이야기도 좋다. 인풋만 많으면 책의 에센스가 남기 힘들고, 아웃풋으로 남겨야 한다. 책 읽고 리뷰 써야 남는다고 늘 얘기했지만, 책 읽은 걸 흘려보내기 위해서 더욱 더 아웃풋 남겨야 겠다. (글 써야 겠다)

 

한 달에 60권의 서평을 쓰는 저자의 트레이드 마크 중 하나는 '최고의 문장을 골라내는 한 줄 에센스' 인 것 같다. 내 안에서 알라딘 서평 중 '100자평' 의 가치가 올라감.

 

이 책이 나만 모르고 다 아는 그런 책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자의 독서법과 나의 독서법이 상당히 비슷하다. 물론 저는 첫 문장의 '책이 이렇게 많은데 어떻게 다 읽어요' 징징파였지만, 나도 수십년간 책을 우선순위에 두고 살면서, 다 아는 얘기였던거지. 내 안에 답이 있고, 이 답들은 내가 읽어온 수천권의 책들이 준 거고, 이 번에 이 책이 이렇게 정리를 해 준다.

 

* 딱 하나 내가 하지 않을 것은 발췌독. 술술 읽든 거꾸로 읽든 나는 아직까지는 책은 다 읽는 것이 좋다.

나는 어떤 사고방식을 좋아하는가? 나는 앞으로 어떤 책을 읽고 싶은가?

자신의 독서 경향을 규명하면 다음에 읽을 책의 지침을 세울 수도 있고 자신의 사고방식 등을 재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나에게 더 잘 맞는 그리고 필요한 도서를 찾을 수 있게 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독서습관을 지속하기가 수월해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 P79

아무리 밑줄을 그어도 책의 가치는 바깥 세계로 나올 수 없습니다. 책 속에 잠든 그대로입니다. 책을 덮고 책장에 넣은 순간 그 독서체험은 엇었던 것이 되고 맙니다. (..) 저 같은 평범한 사람이 책의 가치를 자신의 것으로 하려면 일단 하나로 정리하여 기록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이런 식으로 책의 에센스를 추출하여 외부로 끌어내지 않는 한, 독서는 정말 가치 없는 시간이 되어버립니다. - P119

무엇보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바로 다음 주 독서 계획을 짜는 일입니다. 책 읽기를 쉬는 날은 되도록 요일을 고정하여 그날 중에 다음 한 주 동안 읽을 책을 정해둡니다. (..) 한 주간 읽을 책은 가능한 한 하루에 다 정하도록 합니다. 이는 그리 힘든 작업이 아닐 뿐더러 마치 여행 계획을 세우듯 일종의 설렘으로 가득해질 것입니다.

일주일 독서 계획과 하루 한 권씩 일주일에 여섯 권, 이것이 ‘리듬 오브 라이프‘가 되면 무리 없이 연간 300권을 실현할 수 있게 됩니다. 꼭 도전해봅시다. - P125

책이란 서점에서 갓 구입했을 때가 가장 매력적입니다. 책들은 ‘나를 사주세요!‘라고 필사적으로 어필합니다. 수많은 책 중에서 굳이 그 한 권을 손에 쥔 것은, 그 책이 반짝반짝 빛나 보였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서로 사랑하고 서로 생각하는 관계가 성립하면 그 책을 구입하게 됩니다.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정열적으로 시작한 연애가 반드시 계속된다는 보장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책과의 관계도 분명 그 끝은 찾아옵니다. 첫 만남 때의 설렘이 3개월 후에도 지속되리라고는 단정할 수 없습니다.

꼼꼼히 살펴보고 구입하여 읽은 후에 ‘멋진 책이다. 곁에 두자!‘고 느낀 책조차 읽는 사람의 가치관이나 변화에 따라 불필요한 책으로 격하될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각각의 책에 대한 애정 수준을 정기적으로 점검하여 타성으로 껴안고 있는 책은 없는지 확인해봅시다. - P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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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19-05-23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Flow가 기억에 남습니다 저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