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색칠하는 피카소 머리가 좋아지는 명화 색칠하기 시리즈 2
노마토 글, HITOON.COM 그림 / 배영교육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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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 어른들에게는 비교적 명화를 접할 기회가 많은 편이다. 각종 전시회나 화려한 도판으로 구성된 책을 통해서나 혹은 TV나 신문 등의 매스컴을 통해서... 하다못해 엽서나 집안의 장식용 액자 등등을 통해서 말이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에겐 여간해선 명화를 의식하면서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좀처럼 많이 주어지지 않는다. 아울러서 간혹 어른들까지도 이해하기 어렵고 난해한 명화들도 많은 실정인데, 이를 아이들에게 설명해 주는 것도 그리 쉽지만은 않은 일이리라.

아이들에게 명화를 만나볼 수 있는 친근하고 편안한 기회와 더불어 재미라는 덤까지 얹어주고 있는게 바로 이 책 내가 색칠하는 피카소이다. 아이들에게 색칠하기란 하나의 즐거운 놀이를 통해서 피카소의 대표적 명화에 자연스레 접근해 볼 수 있게끔 만들어준 구성의도가 참으로 신선했으며 마음에 쏘옥드는 책이기도 하였다. 아이들이 올망졸망하게 큰 눈을 굴리며 쓱쓱 색칠해 나가는 모습에서 아이들의 잠재된 호기심을 십분 자극해 밖으로 끄집어 낼 수도 있으리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눈높이 교육이란게 있다면 바로 이런게 아닐까 한다. 아이들에게 선물하기에도 손색없는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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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
산도르 마라이 지음, 김인순 옮김 / 솔출판사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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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열정'이란 문패명을 달고 나온 책을 구입하기 위해 발걸음을 서점으로 향했다. 제법 한기까지 느껴지는 쌀쌀해진 날씨탓인지 길을 걷는 사람들은 저마다 두툼한 옷으로 완전무장한 채 바삐 걷고 있다. 서점 안으로 천천히 들어갔다. 밖에 맴돌고 있을 추운 한기와 이별을 고한 후 내 옷과 밖으로 들어난 피부 표피들은 따뜻한 온기와의 만남을 갖는다. 평소 머릿속 즐겨찾기에 넣어 두었던 몇몇 책들을 들여다 본 후 지갑속 투명 비닐안에 넣어져 있는 노란색 포스트잇 한 장을 꺼낸다.포스트잇에는 도서명, 저자, 출판사 順으로 약간 삐뚤한 내 글씨가 쓰여져 있는데, 이 메모지를 서점 직원에게 건네며 찾아 달라고 부탁한다. 흰 장갑을 끼고 책을 정리하고 있던 그녀는 근처 컴퓨터 자판 앞으로 다가가 장갑을 벗고 자판을 두드리며 검색을 시작한다.

‘산도르 머래이’, ‘산드로 마리아’, ‘산돌 마라이’ 등등.

이상은 그녀가 잘못 입력한 저자의 다른 이름들이다. 그만큼 산도르 마라이는 아직 우리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작가라는 사실을 확인시켜준 셈이었다.

책은 장군(헨릭)에게 콘라드가 보낸 편지가 도착하면서 부터 전개되기 시작하는데, 사십 일 년이란 긴 세월 동안 전혀 만나지 못했던 친구 콘라드에게 장군이 마음속에 간직했던 의문점들을 밖으로 끄집어 내는 것이 책의 골격을 이루고 있다. 한 두 해도 아니고 이십사 년 동안 청소년기와 장년기를 함께 보낸 친구 콘라드가 어느날 갑자기 ‘도주(장군의 표현대로 말하면)’ 하고 콘라드가 소개시켜줘 장군과 결혼까지 한 크리스티나는 콘라드가 열대로 도주한 후 그를 ‘겁쟁이’라고 남편 장군에게 말한 후 무려 팔년이나 장군과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별장에서 생을 마감하게 된다.

사십 일 년 전 콘라드와 헤어졌을때의 마지막 식사 모습을 최대한 그대로 재현해 내려고 음식과 포도주, 장식에 이르기 까지 하나하나 신경 쓴다. 다만 그때와 지금의 차이점이라면 크리스티나가 없다는 점과 둘 다 인생의 황혼녘인 일흔 다섯살의 나이를 먹었다는 점일 게다. 장군은 콘라드에게 그동안 마음속에 차곡차곡 정리해 둔 듯한 인상이 역력이 드는 의문의 물음표들을 그에게 계속 던진다. 그러나 그 의문은 애초에 대답을 듣기 위한 물음이 아니기에 손님인 콘라드도 별 말이 없고 묻는 장군도 계속 말만 이어 나간다. 콘라드는 장군과의 대화에선 그의 이름 대신 ‘손님’으로 칭해졌는데, 아마도 한 곳에 머무르지도 않을 것이며 곧바로 다른 곳으로 떠나야만 하는‘손님’이란 의미가 깃들여져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런 점에서 콘라드에겐 적격인 단어선택이 아닌가 한다. 밤을 지새면서 까지 거듭된 얘기가 끝난 후 손님은 다시 자신의 다음 행선지를 찾아 나서는 것으로 이 책은 막을 내린다.

이 책이 마음에 드는 부분은 읽는 독자들에 따라서 달라지겠지만 개인적으론 무수한 상상의 연결고리들을 독자들이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한다.

'만일(if)'이라는 가정법을 써서 콘라드와 장군, 크리스티나 등에 적용시켜 본다면 이 책을 좀 더 재미있게 접근해 볼 수 있으리라.

‘만일 콘라드가 장군을 사냥터에서 총으로 쏴 죽였다면...’

‘만일 콘라드가 장군의 아내 크리스티나와 함께 열대로 떠났다면....’

‘만일 장군이 격분해 콘라드와 크리스티나 둘 다 죽이거나 혹은 한 명을 죽였다면...’
등등.

삶은 그렇게 흘러간다. 새싹처럼 힘이 넘치는 파릇파릇한 젊은 시절이 어느새 휘~익 소리 내며 지나가고 이제 막 삶을 보는 눈이 떠질때쯤 세상과 작별을 고하게 된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사랑과 우정중에서 그 어느 편도 손을 들어 주지 않는다. 또한 장군이 분노와 상실감에 악착같이 버텨온 사십 일 년 침묵의 세월에 보상보단 이렇게 살아 숨쉴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한 고맙고 감사한 감정을 은근히 드러내 보였다. 다양한 스펙트럼의 빛의 엿보이는 그런 책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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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터십 다운의 열한 마리 토끼 (양장)
리처드 애덤스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사계절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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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토끼들도 그들만의 세계가 분명 존재하리라. 혹여 저자가 그려낸 모습이 진정한 토끼들의 모습이 아닐까. 한 걸음 더 나아가 동물들의 세계는 아닐런지. 이 책은 독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그만인 책이다. 그게 다 큰 어른이 되었든 이제 막 무럭무럭 커나가는 어린이가 되었든 간에 말이다. 한때 '해가지지 않는 나라'로 '대영제국'으로 불리어지던 영국의 오늘날 모습은 예전에 비하면 다소 초라하게 보이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도시와 시골의 모습 그대로 문학적 측면에서 만큼은 세계 정상을 달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 유명한 해리포터를 출발시킨 장본인인 저자 조앤 K. 롤링이 영국인이 아니던가. 이 책의 저자 역시 영국인이다. 문학적 상상력 측면에서 영국의 힘과 저력은 아직도 대단하다.

토끼들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모습이 담긴 이 책은 불가피하게 그들의 이상형을 찾아 떠나는 토끼들의 여행이야기가 그득 담겨져 있다. 아울러서 전쟁과 사랑 이야기란 소스도 곁들여져 있어 읽는 재미 또한 만만치 않다. 우리들의 고정관념에 토끼는 그저 조용하고 순진한 모습으로 아로새겨져 있을 것이지만 이 책을 읽은 이들은 토끼들의 용감함 내지는 지혜가 숨쉬는 모습 등등 다양한 시각에서 토끼들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 요즘은 캐릭터 시대다. 남과 다른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이 있어야만 성공도 할 수 있는데, 이 토끼들 역시 자신의 개성을 무기로 사회에 명함을 내밀 수 있는 충분한 요건을 갖추고 있다.

그 동안 막연히 보아왔던 토끼의 세계를 한 꺼풀 열고 들여다 볼 수 있는 시간도 되었다. 아울러 토끼의 세계 역시 우리네 인간세계와 별반 다르지 않는다는 사실도 유추해 볼 수 있었으리라. 토끼에 대한 정확한 관찰과 공부의 흔적이 곳곳에서 엿보이는 등 작가의 노력이 보였고, 우리 인간들에게는 별개 아니지만 작은 동물들에게는 위험, 위기의 요소가 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묘사도 색달랐다. 이 책에 뛰어들어 토끼눈을 통해 바라본 이야기들을 읽어보는 맛이란 바로 상상의 즐거움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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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의 법칙 - 반양장
허브 코헨 지음, 강문희 옮김 / 청년정신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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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과 관련된 책은 서점에도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협상의 본질과 '협상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의미를 이렇게 명쾌하고 쉽게 풀어난 책은 그리 많지 않을듯 싶네요. 오랫동안 스테디 셀러로써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허브 코헨의 명저 '협상의 법칙'. 스테디 셀러가 괜히 스테디 셀러겠습니까. 한 번쯤 협상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하면 현명한 협상 카드를 제때에 꺼낼 수 있는지 배울 수 있는 책이 아닐까 합니다. 협상은 이 책을 통해서 배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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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 선생님이 들려주는 한시 이야기 - MBC 느낌표 선정도서, 보급판 진경문고 5
정민 지음 / 보림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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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라고 하면 막연히 어렵고 시험볼때나 한 두 번 들여다 보았던 것이 전부였던 때가 있었다. 바로 이 책을 읽기 전엔 말이다. 고정관념이란게 결국 우리들이 만들어 버린 하나의 작은 울타리라는 사실. 이 작은 울타리를 헤치고 힘차게 뛰어 넘어서 큰 울타리로 나오는 것은 우리들 마음속에 있는 의지라는 간단한 사실을 느껴 본 순간이었다.

시의 매력은 아무래도 그 함축성에서 찾을 수 있을 듯 싶다. 줄이고 줄여서 시인(詩人)이 말하려고 하는 바를 축약해 담아 낸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음은 한 번쯤 시(詩) 쓰기에 도전했던 이들은 잘 알 것이다. 한시 역시 시이기에 마찬가지다. 다양한 일화들과 연계된 시를 통해서 당시의 시대 상황도 엿 볼 수 있는 계기도 되며, 사진자료는 한시의 읽는 맛을 한 층 더해준다. 아이들이 충분히 관심과 주의를 가지고 읽을 수도 있으며, 한시에 약간의 거리감이 있었던 젊은층을 비롯한 어른들도 보다 쉽게 한시에 접근 할 수 있는 책이었다.

이제 단오(음력 5월 5일)도 얼마남지 않았다. 옛날 단오날엔 임금님이 부채를 신하들에게 선물로 나눠주기도 했으며, 다른 이들도 서로 부채 선물을 했다는 설(說)이 있다. 아무튼 신록으로 채색된 나무 그늘 아래서 한껏 멋스럽게 부채를 부쳐가며 이 책에 소개된 한시 한 수 읊는 맛도 제법 운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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