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라고 하면 막연히 어렵고 시험볼때나 한 두 번 들여다 보았던 것이 전부였던 때가 있었다. 바로 이 책을 읽기 전엔 말이다. 고정관념이란게 결국 우리들이 만들어 버린 하나의 작은 울타리라는 사실. 이 작은 울타리를 헤치고 힘차게 뛰어 넘어서 큰 울타리로 나오는 것은 우리들 마음속에 있는 의지라는 간단한 사실을 느껴 본 순간이었다.시의 매력은 아무래도 그 함축성에서 찾을 수 있을 듯 싶다. 줄이고 줄여서 시인(詩人)이 말하려고 하는 바를 축약해 담아 낸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음은 한 번쯤 시(詩) 쓰기에 도전했던 이들은 잘 알 것이다. 한시 역시 시이기에 마찬가지다. 다양한 일화들과 연계된 시를 통해서 당시의 시대 상황도 엿 볼 수 있는 계기도 되며, 사진자료는 한시의 읽는 맛을 한 층 더해준다. 아이들이 충분히 관심과 주의를 가지고 읽을 수도 있으며, 한시에 약간의 거리감이 있었던 젊은층을 비롯한 어른들도 보다 쉽게 한시에 접근 할 수 있는 책이었다.이제 단오(음력 5월 5일)도 얼마남지 않았다. 옛날 단오날엔 임금님이 부채를 신하들에게 선물로 나눠주기도 했으며, 다른 이들도 서로 부채 선물을 했다는 설(說)이 있다. 아무튼 신록으로 채색된 나무 그늘 아래서 한껏 멋스럽게 부채를 부쳐가며 이 책에 소개된 한시 한 수 읊는 맛도 제법 운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