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월 열흘
-요즘은 깨어있는 시간의 절반은 무언가를 붙잡고 서서 돌아다니거나 선 채로 장난감을 갖고 논다.
옆에서 지키고 있어도 넘어지기 일쑤여서 머리와 턱이 성할 날이 없다.
마우스 선과 전화기 선 빨기가 특기다.
나머지 절반의 대부분은 앉아서 장난감이나 책을 들여다본다.
20센티미터 높이의 문턱은 기어올라가기도 한다.
-여러 권의 책이 나란히 꽂혀있어도 까치호랑이시리즈<팥죽할머니와 호랑이>를 뽑아낸다.
산후조리원에서 수민이에게 열심히 읽어주던 것인데 요람에 누워 흥미롭게 같이 들었나?
보리아기그림책과 미피 작은 그림책이 크기가 알맞은 탓인지 역시 좋아한다.
- 이가 여덟개 났다. 밥상만 보면 돌진하여 젓가락을 갖고 싶어한다.
태열이 심해질까봐 이유식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는데 무언가 먹고 싶어하는 것이 분명하다.
여덟 개의 이로는 젖 먹을 때 엄마 표정 살펴가며 꼭 깨물어 놓고 엉덩짝을 얻어맞으면서
도 활짝 웃는다. 아기의 미소, 이건 원 미워할 수가 없다.
- 새벽 5시,
동만 트면 일어나서 창문 턱을 붙잡고 일어나 유리에 박치기 해가며 이쪽저쪽으로 왔다갔다한다.
평균 한 시간 정도는 엄마를 깨우지 않고 울지도 않고 사람의 바다를 넘나들며 혼자 논다.
취침시간은 7시 이후 9시 이전이다.
- 한 달 이후 심했던 배꼽탈장은 이제 완전히 자리를 잡아 풍선같던 배꼽이 예쁘게 쏙 들어갔다.
백일무렵 시작된 태열은 엄청나게 고생하고 약도 많이 먹고 현재도 먹고 있으나 완치되지는 않고 있다.
양쪽 볼에 빨갛게 점점이 남아 있는데 쉽게 없어지지는 않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