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내내 더운 물 겨우 식혀서 시원하게 냉장고에 넣어 놓으면
어느 새 꺼내어 이 병 저 병 옮겨 붓고 놀다가 결국 쏟아버리곤 했다.
김치냉장고에 숨기기도 하고 야단을 치기도 했지만 도무지 나아지지 않았다.
그래도 물이라고 그냥 놔둔 것이 문제였나보다.
사흘동안 둘째가 어느 틈에 창문 밖으로 현관문 밖으로 쏟아내버린 물목들이 만만치 않다.
첫 날엔 꼼짝 못하게 붙들고 무서운 눈으로 쳐다보면서 야단을 쳤다.
둘째 날엔 결국 발바닥을 두 대씩 맞았다.
(혈액순환에 좋다고 해서 손바닥보다는 발바닥을 때린다.)
셋째 날엔 엄마가 지쳤다.
날마다 이 녀석 뒤만 쫒을 수도 없고,
아빠하시는 일 옆에서 잠깐 거들 때나 막내 젖 먹이는 시간이 가장 위험하다.
동생이나 누나 씻기는 시간도 마찬가지...
간장 1리터, 죽력 1리터(도매가격이 6만원이다.ㅜ.ㅜ), 매실엑기스 1리터,
국산참기름 소주병으로 1병, 포도씨유 1.8리터, 올리브유 0.9리터,
제피가루 0.6리터, 고추가루 0.5리터, 국산 볶은깨 소주병으로 역시 1병,
멸치랑 새우랑 무,파,다시마를 넣고 열심히 우려낸 다시물 1리터,
아토피에 바르기 위해서 갈아서 냉장고에 넣어둔 쇠비름즙 0.2리터,
집에서 빚은 막걸리 2리터, 멸치액젓 2리터, 까나리액젓 1리터
선반 위에 올려놓은 것을 무언가 딛고 올라서서 내린 것도 있고
냉장고 안, 씽크대 깊숙한 쪽 등등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