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불러도 들은 척도 하지 않던 오랜 나날이 지나고
밖에서 놀고 있을 때 이름을 크게 두어 번 부르면 드디어 대답을 한다.
" 어- !"
짧고 단호한 소리에 메아리가 뒤따른다.
전에는 눈에 띌 때까지 종종거리며 찾아다녔는데
그 한 마디에 할아버지 댁 마당에 있는지, 닭장 옆에 있는지, 마을 길에 내려가 있는지
단번에 알 수 있게 되어서 너무나 편하다.
그런데 집안에서는 여전히 대답을 하지 않는다.
그래도 아뭏든 조금씩이지만 자라고 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