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민이는 밥을 잘 먹지 않고 김치를 비롯한 반찬만 먹는다.
물론 사이사이 고구마나 과일, 우리밀 건빵, 엄마표 팬케잌 따위의 간식을 먹어서 그렇겠지만
거짓말 안 보태고 밥은 대엿새만에 한 번 정도 몰아서 먹는다.
아무것도 없이 밥 그릇에 밥만 떠 먹거나 물이나 건더기 없는 국물에 말아서 열심히 먹는 것이다.
평소에는 온갖 찌개나 국에 넣은 두부나 무만 건져먹고 생선이나 고기도 잘 먹는다.
매운 것을 좋아해서 김치찌개 국물만 후루룩 쩝쩝 소리내어가며 떠먹기도 한다.
그런데 어느 날 집에 오신 손님 조카는 석 달 동안 꿀만 먹었다고 하셨다.
처음에는 말렸지만 맛있는데 왜 그러냐는 항변에 그냥 두었다니 그 쪽 부모님도 어지간히 강심장이신가 보다.
얼마 전에 애들 위에 나쁜 줄 모르고 한꺼번에 꿀 달라는대로 주다가
아빠가 보시고 벼락 내리신 날이 있었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