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면 특히 더 건조해져서 새벽녘에는 결국 재민이가 쌕쌕거리느라 잠을 설친다.
그래서 지금까지 한 달 반을 지내온 방을 떠나 우풍이 덜한 옆방으로 옮겼는데
웬걸 이 방은 어찌나 건조한지 두 시가 지나자
태민이는 자다가 벌떡 일어나 물을 마시러 네 번이나 문을 박차고 나갔다.
결국 4시가 지나자 재민이도 잠들기를 포기하고 말똥말똥 한 시간을 버텼다.
다섯 시에 아이들이 모두 잠들었지만 완전히 잠이 깬 엄마는
빨래바구니 하나 가득 담긴 빨래감 주머니를 살피고 나누어 빨래망에 담아 세탁기에 넣은 다음
시래국 끓이고 콩나물 무치고 미니아빠가 올해 처음으로 직접 담근 김장 한 포기 내어 썰고
아침 준비를 하였다.
장만한 김에 아예 혼자 앉아 새벽 아침을 먹고
(산후조리를 도와주신 큰형님이 집으로 돌아가신지 이틀째에 벌써 새벽밥이다.)
시래국이랑 콩나물무침 한 접시 담아 친정으로 올라갔다.
6시라 새벽예불을 열심히 드리고 계시기에 금방 돌아나오는데
하늘에 별이 글자 그대로 쏟아질 듯 반짝이고 있었다.
지금까지 내가 본 것 중에 가장 많은 별들이 정말 손만 뻗으면 잡힐 듯이 가까이에 빛나고 있는 모습에 알싸한 겨울 새벽 공기도 상쾌하게 느껴졌다.
게다가 먼 북쪽하늘이 아니라 작은 앞마당에 선 내 머리 위에 선명한 국자 모양 북두칠성!!!
게으른 내가 두 번째 스무 살이 하루하루 다가오는 나이가 될 때까지
이렇게 이른 새벽에 일어나 하늘을 본 적이 있었던가?
아이 셋을 낳고나서야 본의아니게 사람이 되어가고 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