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도와 봄이가 열흘 정도 머물다 갔다.
봄이는 그 야무진 말솜씨하며 여성스러운 몸짓으로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아직 말과는 담을 쌓고 있는 <아기>태민이는 따로 엄마한테 안겨 놀고
<언니>봄이는 알도와 미니가 하는 일에 빠지지 않고 동참하였다.
처음 사나흘은 그야말로 사이좋게 양보도 잘 해주고 노는 듯 하였으나
아니나다를까 얼마 지나지 않아 한 가지 장난감을 놓고 서로 밀고 당기며
전하는 말에 의하면 <정말 정말 미워!> <우리 집에 오지 마!> 등의 대사가 오간 끝에
토라져서 시무룩하게 있다가 낮잠이 들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어느 하루 미니가 동감의숙에 내려가자
미니는 미니대로 왜 너덜이에 있고 싶은데 나를 데리고 왔느냐며
당장 다시 올라가자고, 민우오빠만 좋고 다른 친구들은 다 싫다고 대성통곡을 하고
할머니, 할아버지, 미니까지 집을 비우자 알도는 알도대로 훌쩍였다고 한다.
지난 번엔 떠받들어주고 돌봐주며 놀아주던 아라언니, 해빛나 언니와 헤어지고
너무너무 심심하다며 역시나 아라언니, 해빛나 언니만 좋고 다 싫다며 엉엉 울었지만,
산골에서 여러 손님을 맞고 떠나보내다보니 미니도 많이 적응이 되기도 해서
" 영우야, 다음에 또 놀러 와!"
라는 말로(다행히 눈물을 흘리지 않고) 보내는 아쉬움을 달래었다.
조그만 다툼은 있어도 아침에 눈만 뜨면 할머니 댁에 가서 알도와 노느라 엄마는 돌아보지도 않았던데다
오늘 전원생활에서 품앗이 육아 기사를 읽고 보니 또 더욱 미니에게 함께 놀 친구가 없는 것이 걱정스럽다.
태민이도 아직은 너무 어리고...
아뭏든 오빠가 선물해주고 간 것이 하나 있으니 바로 더하기 1이다.
98 더하기 1까지 완벽하게(?) 답할 수 있고 100 더하기 1은 101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하지만
99 더하기 1은 무엇일까 고개를 갸웃하고 있는 미니.^^
10까지의 수 개념도 제대로 자리가 잡히지 않았지만 오빠 덕분에 더하기 1부터 먼저 배웠다.
그나저나 흐린 날씨 탓에 일주일만에 만난 아빠와 계곡에는 가지도 못하고 하루종일 방콕하다가
다음 날 물놀이 5종 세트를 챙겨들고 목포에 들러 상경한다던 오빠는
사흘 째 제법 많이 내리는 빗 속에서 무사히 귀가했는지 안부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