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드디어 소풍을 다녀왔다.

김밥재료를 사면서 소풍갈 때 음료수와 과자도 하나씩 가져가는 거라고 사주었더니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무척이나 좋아한다.

오렌지 쥬스는 소풍날 아침에 먼저 조금 마시고야 말았다.

그러더니 애지중지 조금씩 마신 모양인데 그러다 남은 것을 어디다 두고 챙기지 못한 모양이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오렌지쥬스가 많이 남아있었는데 버스에 두고 온 것 같다며 무척 아쉬워했다.

하나 더 사면 안 되느냐길래 가을소풍 갈 때 사주겠다고 했다.

소풍가서 뭐 했느냐니까 교감선생님께서 돌 밑에 숨겨둔 종이찾기를 했단다.

그러면서 바지주머니에서 꼭꼭 접은 종이조각을 꺼내어 보여준다.

내일 학교에 가지고 가면 선물을 준다고 하셨다고 해서 출석카드에 끼워놓기로 했다.

세영이 언니가 딸기도 주고, 진우 오빠가 포도를 주었고 

유수오빠랑 자기는 버스 안에서 잠들었다고 굉장한 소식인 양 전해준다.

아주 옛날 사람들이 돌로 만든 무덤을 보았다는데

무덤이 무언지 아느냐니까 "어! 죽은 사람을 묻는 곳이야."라고 선생님께 배운 듯한 대답을 한다.

전날 밤에 늦게까지 안 자고 있길래 잘 시간이 지났는데 왜 안자느냐고 했더니

낮에 할 일이 자꾸 생각나서 잠이 안 온다고 설레어 하던 셈 치고는 무덤덤한 보고였다.

그런데 오늘 한 달에 한 번 돌아가며 간식을 챙겨주는 차례여서

(역시 고민고민 하던 끝에 약식을 만들었으나 너무 질게 되어서 그만두고

수민이가 사달라는 딸기는 들어가는 철이라 한 바구니를 사도 성한 것이 몇 개 안되어 양이 작길래

칠레에서 수입한 거봉을 한 송이 샀다. 아빠는 아빠대로 파리크라상에서 초콜릿크림빵을 사왔다.

간단한 일인데도 처음이라 그런지 왠지 고민하고 쩔쩔매게 된다.)

간식을 챙겨들고 유치원에 가는데

" 엄마, 오늘 소풍가는 날이야? "

" 소풍은 갔다왔잖아! "

" 아주아주 오래 전에 갔다왔잖아! 가을소풍도 있다면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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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설 2007-04-27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아주 오래전에래... 안그래도 수민이의 첫소풍이 어땠는지 궁금했었어^^

지금여기 2007-04-29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기 전에 조금 마신 오렌지 주스 ^^ 어디다 두고 온 오렌지 주스, 수민이 얼마나 아까웠을까? ㅎㅎ 아이구 내가 다 안타깝네. 그렇게 좋아하는 주스를 엄마는 가을 소풍 때나 사준다고..오! 이런...(섬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