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고요 산책길 - 나무 심는 남자가 들려주는 수목원의 사계
한상경 지음 / 샘터사 / 2014년 5월
평점 :
품절


 

 

책의 표지를 보면서 걷고싶다는 생각부터 들었다. 꼭 표지의 시간대에 물안개가 필때가 좋으려나? 내 딸도 이 책표지를 보자말자 함께 가고싶다고 했다. 얼른 표지를 넘겼다.

 

 

 

아침교요수목원의 설립자이자 작가인 한상경교수를 소개하고 있다. 아래는 아침고요수목원이 있는 곳을 안내해준다. 홈페이지가 있어서 찾아들어가보니 수목원 곳곳을 메인에서 볼 수 있었다.

 

 

 

4월의 봄의 모습을 소개하면서 진달래, 산수유, 개나리, 목련 등 4월의 꽃들은 잠시 피었다가 시들어버린다하며, 아름다운 꽃, 향기로운 꽃은 더 빨리 시들어 사라진다고 한다. 우리아파트의 화단 목련도 피고는 금방 꽃잎이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비가 혹 내리면 더 빨리 꽃들이 떨어진다.

촉나라의 망제 두우왕 이야기가 소개되어 있다. 두견새로 변한 망제의 울음으로 진달래의 꽃이 두견화라고도 불리는 이유라고 한다. 어릴 적 나도 할머니에게서 들은 이야기이다. 잘 웃는 한상경 교수는 카메라앞에선 잘 미소가 지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마주하는 상대가 자신을 보고 환한 웃음을 지어줄 때 자신도 모르게 밝은 웃음을 지을 수 있다고 한다. 동감하는 이야기다.

 

 

위 풍경은 대구에서는 달성공원과 이월드(놀이공원)에 가면 볼 수 있다. 난 가끔 푸른 잔디가 보고 싶을 때 시내에서 가까운 달성공원에 찾아간다. 내 어릴 적 미술대회를 할 때마다 달성공원에 갔었다. 꽃들이 큰소리로 노래를 부르듯 붉은 얼굴을 하고 있다. 내길처럼 소중히 여기고 언제나 지나갈 길손을 위해 사랑을 베풀 줄 아는 사람들이 그리워지는 때에 남의 길에 놓인 돌을 치워줄 수 있는 사람이 더 많은 세상이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내가 길의 꽃을 볼 때, 그 꽃을 보는 다른 사람들도 내가 느끼는 마음처럼 꽃을 보고 행복을 느낄테지?

 

 

 

올해 4월에 여행한 전주한옥마을에 가기 전에 한국도로공사수목원에서 친구들과 꽃이 가득한 골목에서 사진을 찍었다. 큰 잔디도 많고 연못과 꽃들이 가득하다. 전주에 가면 꼭 다시 들려서 여유롭게 다니고 싶다.

 

할미꽃 이야기가 나온다. 고개숙인 할미꽃의 뿌리에는 독성이 가득하다고 한다. 몰랐던 이야기다. 봄이되어 아이들이 새학년이 시작될 즈음에 가족모두 시댁식구들과 시아버님 산소에 들리면 꼭 보는 꽃이 할미꽃이다. 아이들은 손에 가득 할미꽃이 씨앗을 품고 있는 둥근 솜사탕같은 것을 뽑아서는 입으로 불어 날린다. 수목원 이야기 속에 이렇게 꽃들 이야기가 가득해서 읽는데 더 재밌다.

 

 

가까운 시외로 여행을 자주 다니는 나는 공원이 보이면 꼭 들리고 쉬어간다. 영주시민운동장 입구 왼쪽에는 인공폭포가 있는 곳에 작은 공원이 있는데 그곳에서 흰색의 개망초꽃과 지칭개(국화과 야생화)와 애기똥풀(양귀비과 야생화), 인동 덩굴(인동초)의 노란꽃도 볼 수 있어요. 김천의 개령면사무소의 뒤편 동산에서도 야생화도 볼 수 있다. 그런데 책 속의 풍년화는 처음 보는 꽃입니다. 책으로나 혹은 여행을 다니면서 보게되는 꽃들이 많은데 정말 처음 보는데 너무 예쁘고 신기하다. 책 속에는 꽃이름이 정말 많이 나온다.

 

 

 

 

선진국마다 대표하는 정원이 있다고 한다. 얼마 전 읽은 책도 캐나다의 ‘부차트 가든’ 이야기이다. 한국정원을 자연에 가깝게 만들기 위해서 ‘아침고요수목원’을 설계하게 되었다. 작가는 백일홍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해주었다. 또 야생화를 소개하면서 잡초라고 불리는 풀은 야생초라 불려야 마땅하다고 한다. 내가 본 꽃들이 책 속에 가득하다. 산을 오르다보면 만나는 야생화로 제비꽃을 자주 봤다. 금낭화는 경주의 선덕여자중고등학교의 야생화 화단에서 보았다. 초롱꽃도 흰색의 초롱불처럼 예쁜 꽃이라면 분홍색의 작은 주머니모양의 금낭화가 더 아름답고 예쁜 꽃으로 보였다.

 

 

 

내가 영주에 갔을 때 본 지칭개(국화과 야생화)와 정말 많이 닮은 엉겅퀴가 나온다. 엉겅퀴 꽃사진 위에 적혀진 시는 한상경 교수의 자작시일까? 나도 꽃을 보면 시를 짓고 싶어진다.

 

 

한상경 교수와 아내인 이영자 원장의 만남이 소개되어 있다. 누구나 자신의 결혼이야기를 이야기하면 듣는 사람은 아주 진지해진다. 난 책속에 파묻혀서 두 사람의 이야기를 읽었다. 서로가 첫사랑으로 만났다고 한다. 농부가 되려는 청년을 따라온 아내라고 한다.

‘죽어서는 안되는 죽음’의 글 속에는 교수 자신의 동생이 ‘파상풍’이 걸려 죽은 이야기가 나왔다. 다른 곳에서 와서 심어진 나무들이 뿌리를 내려서도 모진 환경에서 죽는 일이 많다고 한다. 홀로 서 있는 나무는 온갖 바람을 맞아 혼자 견디어야 하고 함께 모여 있는 자주 흔들리는 연한 가지의 나무들은 서로 기대며 방패막이가 되어준다. 그곳은 마치 평범한 사람들이 그렇게 서로 부딪치며 울고 웃는 가족공동체 갔다고 한다.

 

강원도 깊은 산속의 양봉장 텐트에서 밤을 보냈던 때, 새벽녘의 어둑어둑한 때, 수만의 꿀벌들이 꿀을 모으려고 활동을 개시하는 모습을 보았다고 한다. 꿀벌들이 날아가는 곳의 들녘에는 달맞이꽃이 있다고 한다. 난 5월에 한 식당의 화단에서 처음 달맞이꽃을 보았다. 노란 꽃잎은 포스터칼라 물감을 부어놓은 듯 진하고 꽃잎을 따서 찧으면 노란 물감이 생길 듯 보였다. 그렇게 꽃은 정해진 시간표에 따라 피고 진다고 한다.

 

 

 

가을을 소개하는 곳에는 잣나무가 있다. 잣나무 앞에서 사진을 찍는 여행가의 모습이 있다. 해질옄인가? 해가 뜨는 때 일까? 안개가 낀 듯한 모습은 책 표지의 모습과 같다. 하지만 책 속의 계절은 가을이다. 너무 멋있는 풍경에 어서 가보고 싶은 아침고요수목원이다. 아침고요수목원은 나의 생각을 알고 있을까?

 

아침고요에는 단풍정원을 비롯한 많은 곳에 단풍나무가 식재되어 있다. 한상경 교수가 젊은 날, 다니던 대학 교정에서 홍단풍나무의 큰 둥치아래 작은 어린 단풍나무 묘목을 가져다가 고향 집 울안에 옮겨 심었는데 세월이 흘러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그러는 동안 무럭무럭 자라서 아침고요수목원으로 옮겨 심었다고 한다. 난 대구의 팔공산에서 홍단풍나무를 많이 보았다.

 

 

한상경 교수의 자작시일까? 짝사랑이란 제목의 시가 한 페이지 가득 적혀있다. 옆에는 수목원의 가을풍경이 펼쳐져있다. 시인들이 여행을 자주 하는 이유가 아침에 일어나 산책을 하며 시상을 떠올린다고 그렇다고 한다. 정말 멋진 곳이다.

 

 

겨울의 이야기가 나온다. 몇 년 전, 난 남편과 경주허브랜드에 11월에 들렸다. 그곳에서 찍은 꽃은 추운 겨울을 맞이하기 전에 자신의 모습을 서로서로 보이려고 삐죽삐죽 나와 있었다. 아침고요수묵원의 겨울이야기를 빨리 읽고 싶어서 서둘러 다음 장을 넘겼다.

 

한상경 교수는 아침고요수목원을 조성하면서 진정한 한국의 정원미를 되살리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향나무를 소개했다. 아직도 초등학교의 교정 안에는 둥글둥글하게 깍고 다듬은 향나무가 많이 심겨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내 어릴 적에도 화단이 있는 가정집마다 담을 빼곡 넘어 올라온 나무도 향나무들이었다. 그때의 내가 그린 풍경화 속에도 향나무가 가득했다. 휘어진 나무둥치와 가지들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는 향나무를 사진으로 보았다. 멋진 향나무이다. 향나무는 단단해서 장식품을 만들기에도 자주 이용된 것으로 알고 있다. 몇 년 전, 아이들과 토요수업이 있던 때, 현장학습서류를 넣고 모두 함께 서울국립박물관을 견학하고 창경궁을 견학했을 때, 그곳의 향나무가 너무 멋있어서 앞에 아이들을 새우고 사진을 찍어줬던 기억이 있다. 안동 도산서원 입구 커다란 고목나무를 갖다가 아침고요수목원 향나무 옆에 심어도 멋지지 않을까? 함양, 합천에도 고목들이 많다.

영주시 순흥면사무소의 뒤편에는 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오래전 순흥도호부 청사 뒤뜰을 공원으로 조성했는데 긴 벤치들과 운동기구 등으로 어쩌면 고전적인 멋이 많이 사라진 듯 보였지만 이리저리 휘청휘청하듯 심어져 오랜 세월을 지낸 고목들이 멋스럽다. 김천의 개령면사무소앞 정자가 있는 연못가에도 고목들이 아름답다.

 

 

 

한상경 교수는 소나무를 소개하면서 자신은 여러 개의 정원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도 갖지 못한 ‘소나무정원’을 꼭 완성해보고 싶다고 한다. 아마 몇 해가 지나면 아침고요수목원에 멋진 ‘소나무정원’이 생길 것 같다. 그때 또 가봐야겠지? 

책 뒤편에는 다시 ‘작은 꽃 찬가’라는 제목에 야생화를 소개하고 있다. 작은 꽃 사진을 보고 있으니 네일아트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와 같이 수목원 이름을 지은 이야기를 하면서 한국적이면서, 세계적인 이름이라고 소개했다. 한상경 교수의 마지막에 적힌 글을 옮겨본다.

 

305쪽 -

거듭 말하지만 냉리은 꿈꾸는 자의 몫이다. 꿈을 꾸는 동안 그는 행복할 것이며, 꿈을 실현하는 과정이 있어 그의 삶은 더욱 빛날 것이다.  

수목원 이야기에 당연 꽃이야기가 많이 나올 것을 알았지만 나무 이야기도 많이 나온 것 같다. 소나무, 향나무, 잣나무.. 그리고 계절을 알려주는 꽃이야기 속에 기억나는 것이 있다면 가을꽃은 보라색이라는 것이다. 아침고요의 가을은 축령산 꼭대기에서부터 내려온다고 한다. 나도 축령산 꼭대기의 가을을 꼭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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