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기출문제집 - 대한민국 이십대는 답하라 인생기출문제집 1
안철수 외 지음 / 북하우스 / 2009년 10월
절판


나는 늘 인생을 위해 치밀하게 준비하라고 한다. 그래야 성공한 인생을 살 수 있다. 여기서 성공은 내 기준의 성공이다. 내가 생각하는 가장 큰 성공은 스스로에게 만족하는 인생을 사는 것이다. 노력하지 않으면 만족할 수 없다. 세상에서 가장 매력 없는 것이 노력없이 얻은 성공이다. 나 자신을 위해 치밀하게 준비하고 노력한 뒤 얻는 성공이야말로 진짜 성공이다. 이 시대에 열정과 패기는 누구에게나 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꿈을 위해 얼마만큼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느냐이다. -20-21쪽

열 가지 리스트를 만들어보세요. 가장 행복한 순간 열 가지, 가장 하기 싫은 일 열 가지, 올해 지키고 싶은 약속 열 가지, 들이고 싶지 않은 습관 열 가지, 나를 다른 사람에게 설명해줄 만한 리스트를 작성하는데, 단 반드시 열 가지를 채워보세요.

면접관에게든 맘에 드는 사람에게든 자신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자신을 설명하는 항목들을 만들고 거기에 열가지씩 채워넣기란, 나이가 많고 경험이 많아도 쉽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대체로 오로지 자기 자신을 위해서 살기보다는 남들이 인정해주는 사회적 지위를 갖기 위해서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32-33쪽

설령 1등을 했다 해도 행복을 독점할 수 있을가요? 경쟁이란 것은 한번 시작하면 끝이 없는 것입니다. 강남에서 정신과병원을 운영하는 지인은 자신의 환자 중 70퍼센트가 소위 명문대를 졸업하고 직장에서 성공해서 남부러울 것이 없어 보이는 삼사십대라고 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공부를 잘해 주위에서 떠받들어져 살아오면서 남들이 부러워하는 부와 지위를 이루었지만, 그 후 더 높고 더 힘든 목표를 만들고 평생 경쟁에서 이기는 것 그 자체가 삶의 목표가 되어버린 자신을 발견하는 순간 엄청난 심리적 불안과 정신적 장애를 얻게 된다는 것입니다. -39쪽

이해관계 때문이 아니라 인간적인 매력을 느끼고 교감하기 위해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어보세요. 개인적으로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삶의 질이 달라질 겁니다. 연애를 할 때 느끼는 그 행복한 순간을 모든 인간관계에서 경험할 수 있을 겁니다. -43쪽

개인적으로 <지식채널e>의 '68혁명'편을 가장 좋아하는데,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세상이 바뀌는 게 아니라, 세상을 사는 사람들이 변한다." 많은 사람들이 더 좋은 세상을 원하는 시대에요.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의 노력이 가장 절실해요. 누군가에게서 전해들은 이야기를 당연한 진실로 여길게 아니라, 내가 진실을 찾아내는 거죠. 진실이 세상을 바꾼다는 진실을 기억하면서요. -69쪽

다른 생명체들가 인간은 굳게 연결되어 있다. 죽어가는 생명체를 혹 만나면 그것이 무엇이든 일단 살려내려고 하는 게 어떻겠는가? 방법이 따로 있겠는가? 할 수 있는 한 따뜻하게 해주고, 먹을 것을 주고, 살아나라, 살아나라, 자꾸만 말해주면 된다. 그러면 대개 살아난다. 그런 경험은 사람을 매우 기분 좋게 할 뿐 아니라 왠지 자신이 조금은 쓸모 있는 인간이라도 된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만들어준다. -83쪽

기회가 허락된다면 오래 변하지 않을 땅에 나무든, 화초든, 콩이든, 옥수수든, 자기 힘으로 무엇인가를 심어보기 바란다. 그리고 그것이 자라는 것을 때로는 흐뭇한 마음으로, 때로는 애타는 마음으로 지켜보기 바란다. ... 손을 아끼지 않는 사람의 얼굴은 단정하다. 그 얼굴은 부드럽고, 그 자체로 빛난다. 몸을 움직이는 것을 경시하는 어떤 지성의 성취도 나는 믿지 않는다. -85쪽

사랑은 역사의 흐름을 바꾸고, 괴물을 진정시키고, 창작 의욕을 고취시키고, 슬프고 외로운 이들에게 기운을 볻돋아주고, 터프가이를 감상에 젖게 하고, 포로가 된 이들을 위안하고, 강한 여자를 미치게 만들고, 보잘것 없는 이를 영예롭게 해주고,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하는 스캔들을 일으키고, 벼락부자를 파산시키고, 왕을 꼼짝 못 하게 했다.

이 글은 <천개의 사랑>이라는 책의 앞머리에 있는 구절이다. -87-88쪽

나이 먹는 것을 두려워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세요. 매일 매일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나의 모습을요. 그렇게 하루가 다르게 좋아지는데 지금보다 나이가 많아지면 한 인간으로서 나는 얼마나 멋져질까요? 그 누구보다 멋진 삶을 위해 감사와 행복으로 하루를 시작하세요. 지금 당장, 내일의 태양 앞에서 당당하고 힘차게! -100쪽

장래희망에 대한 젊은이들의 대답 중 상당수를 차지하는 것이, 고등학생은 좋은 대학에 가는 것, 대학생은 좋은 직장에 취직하는 것이다. ... 문제는 그것이 정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인가, 또 제일 잘 할 수 잇는 일인가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자신의 삶의 주인으로서 자신의 미래에 대해 사색하고 고뇌할 수 있는 여유를 갖지 못했다.-107쪽

재수해서 대학에 입학한 나는 소박한 꿈 세 가지가 있었다. 첫째, 마음대로 연애해야 겠다. 둘째, 교과서 말고 재미있는 책을 많이 읽어야겠다. 셋째, 여행을 많이 다녀야겠다. 결국 이 세가지 모두 이루지 못했지만 후회는 없다. -119쪽

자기 이유(자유)가 분명하지 않은 삶을 살면 고독하다. 자기 내면과의 대화에 허기를 느끼는 경우가 많다. 일방적으로 안내되는 길을 따라왔는데 이게 어딘가 싶고, 친구에게 위로받기는 더더욱 어렵고, 그 누구와도 소통하기 어려울 때 결국 자기 자신을 찾으며 술 한잔 권하게 되는데 그마저도 어려울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외롭고 힘들면 혼자 술 한잔 하며 자기 자신과 소통해보길 권한다. 나는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무슨 꿈을 가지고 지금까지 달려왔는지, 내가 사는 이유는 무엇인지 천천히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그 누구의 위로보다 따뜻한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스스로 갈등하고 번민하고 있다는 것은 현재에 머물지 않고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뜻이다. 고뇌와 번민의 술 한잔을 피하지 말고 즐겨라. -123쪽

"왜 우리 회사에 지원했습니까?"
카피라이터가 되어 일을 하다보니 그 난해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게되었습니다. 그것은 '의도'였습니다.
'의도'란 사전적 의미 그대로 '적당한 기회가 오면 어떤 목표 달성을 위해서 특정한 행동을 실행하려고 하는 결의'입니다. 따라서 그 시점이 과거나 미래가 아니라 현재, 바로 지금 이 순간에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의도를 밝히는 연습이 거의 돼 있지 않은게 현실입니다.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발명을 하거나 물건을 만들거나 논문을 쓰거나 그 동기가 이유, 까닭, 꿈 희망, 목표를 밝히는 데 몰두했을 뿐이니까요. -131-132쪽

뽑아만 주면 모든 것을 바쳐서 열심히 일하겠다는 말은 하지 않는 편이 더 낫습니다. 많은 회사들이 그 말을 의심합니다. 아니 믿지 않으려고 합니다. 왜냐하면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순서가 뒤바뀐 말입니다. -137쪽

영국의 경우 인구가 우리보다 1천만 명이 많은 6천만 명 가량인데, 국가 의료 제도에 등록되어 있는 의사가 12만 4천 명입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5천만 명의 인구에 면허를 가지고 있는 의사가 9만 명 정도이고, 시레 활동하고 있는 의사는 5만 명 정도입니다. ... 중요한 것은 특별한 독점적 지식을 가지고 국민들 위에서 거드름 피우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생활 속에 함께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병을 고치기 위한 직업이 아닌, 병이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업무가 더 중요한 것이죠. -176쪽

우수한 DNA를 가진 대한민국에 태어난 사실 자체만으로 당신의 출신 등급은 트리플 A 라고 볼 수 있다. 태어날 때부터 성공할 수 있는 잠재력이나 영양분을 다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만약 목표가 없다면 목표를 정해서 노력하면 우리나라 청년들은 세계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 개인적인 능력도 있고, 열심히 노력하는 끈기와 근성을 타고났기 대문이다. 이제 우리는 자신의 우수한 장점을 찾아내어 이를 발전시키면서 성공적인 삶을 만들어가기만 하면 된다. -206쪽

러시아의 문호 톨스토이는 '인생의 세 가지 질문'이라는 짧은 글에서 묻고 있다.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이냐고, 가장 중요한 시간은 언제냐고, 그리고 가장 중요한 사람은 누구냐고. 이 질문 끝에 가장 중요한 시간은 바로 지금이고,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하고 잇는 일이며,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이라고 답했다. -211쪽

우리는 지금 거짓의 세계에 살고 있다. 여기서 해방되려면 몰라야 한다. 모르면 간단하다. 내가 나를 모르는 데, 잘난 척 할 게 있을까? 불교에서는 모름의 상태가 지속되게 애를 쓰는 것을 '도를 닦는다, 참선한다'라고 표현한다. 이것은 스님만이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해야 하는 것이다. ... 지혜로운 사람이 되어 어리석은 짓을 하지 않는다. 그런 사람은 사람을 정말 사랑할 줄 알고, 남을 위할 줄 안다. 일방적인 사랑이 아닌 진짜 사랑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철학적 인간이 되라. 그것이 결국 우리 인생을 풍요롭게 하고, 자유롭게 하는 바탕이 된다. -221쪽

그러나 그냥 사직서를 내고 무작정 놀기 시작하면서 나는 다시 대학의 시간강사로 돌아왔다. 그리고 육 년이 흘렀는데, 안정적인 직장과 연봉을 포기한 대신에 나는 아주 마음이 편해졌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있는지, 조금은 더 푸근한 마음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 더 이상 아등바등하는 일이 없어졌고, 사소한 일로 화를 내는 일도 없어졌다. 그리고 비로소 행복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조금 배운 것 같다. -238쪽

거짓말의 대가는 달콤할 것 같지만, 그 달콤함은 치명적인 독을 감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어렸을 대 나는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는 악동이었지만, 어른이 되어서 거짓말을 하지 않는 법을 조금 배운 것 같다. 정말로 자기 삶을 걸고 찾고 싶은 길이 있다면, 거짓말을 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게 이 거짓의 공화국에서 거짓들과 싸우는 전략 1번이라고 생각한다. -242쪽

시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 신춘문예 공고를 보면서 짜릿해하던 시절, 나에게 가장 창작욕이 높았던 그 시절이 나에게는 풋풋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시인은 되지 못했지만, 그래도 시를 써보려고 하던 습작기의 기억은 여전히 즐거우면서도 내가 가장 나답게 느껴지는 시절의 기억이다. 하려고 했던 것을 다 이루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나는 내가 하고자 했던 것들을 잘 이루지 못하고 살아온 편이기는 하다. 그러나 나는 그런 기억들을 전부 실패와 악몽의 기억으로 간직하고 싶지는 않다. -248쪽

그란 음악에 대한 생각을 전환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나는 음악 앞에서 건방지게 굴었던 겁니다. 내가 한낱 기교로 감히 음악을 이기려 했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이후 나는 음악 앞에서 겸손해졌고, 그저 소리가 아닌 음악이 주는 진짜 의미를 먼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작곡가의 곡을 나의 감성으로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알게 됐어요. ...
당신도 스승 앞에서 엉엉 울어본 적이 있나요? 만약 그랬다면 당신은 정말 행운아일 겁니다. -295쪽

운동은 몸으로 사고하는 방법을 가르쳐줍니다.-3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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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은 세상에서 무엇을 보았을까? - 1859년의 과학과 기술
피터 매시니스 지음, 석기용 옮김 / 부키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세상의 변혁을 이끈 1859년의 과학과 기술


다윈은 세상에서 무엇을 보았을까? 일반인들에게는 어려운 질문일지도 모른다. 게다가 언뜻보면 이 책에는 다윈이 살던 세상의 온갖 잡동사니가 등장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고래를 잡아 얻어낸 고래기름이 어떻게 쓰여지고, 가죽을 개의 마른 오줌을 사용하여 말려야 더 훌륭하게 염색된다느니. 1장에서는 새로운 원료와 착상이라는 제목 아래 그 당시의 배 안에 어떤 물건들이 있었는지를 설명하는데, 오늘날로서는 왜 필요한지 이해가 안되는 것들로 가득하다. 마치 마녀가 솥 안에 넣는 박쥐 발톱이라든가 두꺼비 눈물 따위의 도대체 왜 필요한지 내가 모르는 기괴스러운 마법이라도 부릴 것 인지라는 엉뚱함을 가득 태우고 있었다. 그런데 우리가 배 안의 물건을 잡동사니라고 느끼는 것은 오늘날의 관점으로만 그 시대를 보려고 해서이다.


불과 100년 전만 해도 우리는 베틀과 손바늘질로 모든 옷을 지어 입어야 했고, 쌀은 돈으로도 쓰였으며, 소는 반드시 있어야 하는 가축이었다. 겨울이 되면 돌돌 말려져서 폐기처분을 기다리는 짚은 어떠한가? 짚을 삶아다가 소를 먹이기도 했고, 잘 꼬아서 짚신을 신기도 했고, 처마 밑에 갖가지 채소를 말리는 이음새 역할을 해냈다. 이 책은 우리의 현재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그 과학과 기술을 만화잡지를 보듯이 설명해준다. 베틀과 바늘이 일상에서 필요 없게 만든 이유는 무엇인가? 바로 석탄과 석유 때문이다. 우리는 더 이상 고래 기름을 짜내려고 개의 오줌을 말려보려고 궁상을 안떨어도 손쉽게 공장의 동력으로 의식주에 필요한 모든 물품을 얻을 수 있다. 교통 수단은 어떠한가? KTX가 운행되기 전의 웅성거림보다 훨씬 더 심각한 문제점이 기차와 마차에 있었다. 말똥으로 가득한 도시의 거리가 떠오르고, 불결한 기차 안이 생각난다면 여러분은 이 책을 읽을 준비가 된 것이다. 자칫하면 여러분은 이 책이 지나치게 자세히 이 시대의 물건들을 소개하고 있다고 여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책에 나와 있는 대부분의 물건이나 원료, 운송기관들의 낯선 이름들은 적어도 미국에서는 8살의 아이들도 알고 있는 단어들이다. 그들은 직접 그런 변화를 겪어왔기에 쉬울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급작스레 이런 물건이나 원료를 ‘근대화’라는 미명아래 강제로 받아들여야 했다. 그래서 여러분이 다윈의 시대를 낯설어 할지도 모르겠다.


이 쯤되면 눈치를 채겠지만 모든 역사가 그렇듯이 이 책도 1859년 딱 한 해에 국한되어 다루지 않는다. 실상 다윈의 <종의 기원>이란 책도 다윈의 할아버지 때부터 있어왔던 이론이라니 신기하지 않은가? 게다가 5장의 자유의 외침에서 보면 노예의 해방을 주장했던 유명한 백인들조차 나이가 들면서 자신의 기득권을 챙기는 모습을 보여준다. 다윈도 마찬가지이다. 젊었을 때는 노예의 인권을 옹호해주기도 했지만 그는 나이가 들면서 서서히 변해갔고, 결국은 <종의 기원>을 통해 우생학을 인정한다. 20년 전에 죽었지만 1859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멜서스의 잔혹한 경제학은 끝내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게 만드는 모순으로 사회를 끌고 간다.


자유를 얻지 못한 이들은 자유를 얻기 위해, 자유를 얻은 자들은 자유를 지키기 위해 출세를 원한다. 출세의 조건은 무엇일까? 바로 교육이다. 사람들에게 고급스러운 교육을 선사한 도구는 바로 책이었다. 당대에 유행했던 저서와 대중의 반응은 오늘날과도 비슷하다. 그리고 가난한 이들은 병으로 죽어갔다. 선교사들이 우리나라를 처음 방문했을 때 불결한 위생상태를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고 하지만, 그네 나라들은 더욱 더러웠다. 그리고 도시의 위생을 해결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의학이 발달하고, 17세기 과학혁명 이래 겸업으로 종사했던 과학자와 발명가들도 1859년을 맞이하여 전문과학자로 성장하게 된다. 그래서 다윈도 겸업에서 해방되어 자신의 할아버지에게 들었던 이야기들과 기존의 학설을 정리하여 <종의 기원>을 펴낼 수 있었던 것이다.


역사 원서를 보면 가장 애먹는 것이 단어의 해석이다. 특히나 도대체 쓰임을 모르겠는 단어나 인명은 자괴감을 불러온다. 그런데 이 책은 낯설은 인명의 역할과 물질을 명학하게 제시해주고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이 쓴 것처럼 매끄럽게 잘 읽힌다. 유럽의 인쇄술 발달을 배울 때 교과서 안에 한 장면으로 묘사된 인쇄 장면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이 책에서도 인쇄술이 나오는데, 인쇄를 할 때 필요한 기계의 윤활유부터 책 제본의 섬세한 과정까지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조목조목 잘 제시해주고 있다. 우리나라 베틀을 몽땅 폐기처분하게 만든 재봉틀과 관련된 이야기도 매우 흥미롭다. 평소 궁금했던 제국주의의 과학과 기술이 어떻게 시작했는지를 속시원히 풀어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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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장 지글러 지음, 유영미 옮김, 우석훈 해제, 주경복 부록 / 갈라파고스 / 2007년 3월
구판절판


선진국에서는 고기를 너무 많이 먹어서 영양 과잉 질병으로 사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데, 거꾸로 다른 쪽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영양실조로 굶어죽고 있어. (콩, 옥수수, 귀리, 기장, 밀, 쌀, 보리, 고구마, 카서버)-72쪽

정규 수업시간에 전쟁보다 더 많은 목숨을 앗아가는 기아에 대해 가르치는 학교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구나. 기아 상황을 파악하고 그 원인을 분석하고 어떤 수단으로 극복할 수 있을지 토론하는 수업 같은 것은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기아를 초래하는 구체적인 원인과 그 끔찍한 결과)
http://www.fao.org
브라질 조슈에 데 카스트로(전 FAO 이사회 의장)
1952년 <기아의 지리학> 펴냄, 금기시되온 기아라는 개념 사용.

FAO, Viale delle Terme di Caracalla `l, Roma 00513
Italia/ Tel.: 003906/57051/ Fax.: 003906/ 570521-81쪽

구호단체는 극단적인 조건에서도 활동하고, 갖가지 모순들과 싸워야 해. 그러나 어떤 대가도 한 아이의 생명에 비할 수는 없어. 단 한명의 아이라도 더 살릴 수 있다면 그 모든 손해를 보상받게 되는 것이지.

* 사이잘 삼 : 잎에서 섬유를 뽑아 로프 등의 직물을 짜는 데 사용.-93쪽

너희들의 도둑질을 계속 참는다면
우리는 언제까지고 배가 고플 것으로 생각했고,
손에 넣을 수 없는 새하얀 빵도 유리창을 부수면
손에 넣을 수 있을지 어떨지 확인해 보고 싶어졌다.

<분노하는 것은 고통이다> 베르톨트 브레히트-153쪽

'프랑스 혁명의 대천사'라고 불린 혁명가 생쥐스트(1767-1794)는 1794년 테르미도르 9일 파리에서 처형되기 전날 밤에 마지막으로 재판관 앞에 나아가 "민중과 그 적들 사이에 공유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있는 것은 오직 칼뿐이다."라고 외쳤다.
오늘날 우리 역시 바로 이런 상황에 있다. 지난 수십년사이에 지구인 대다수의 집단적 관심사가 극단적으로 대립되는 세계질서가 탄생했다. -158쪽

자본주의적 생산과정은 약 10년전부터 일종의 패러다임의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1991년 8월 소련이 무너지기까지 3분의 1 정도의 인류가 공산주의라는 이름으로 잘못 불렸던 부패한 국가자본주의 체제 아래 있었다. ...
또 한가지 패러다임 변화는 바로 글로벌화한 자본주의 내부에서 한 가지 자본, 즉 금융자본이 산업, 무역, 서비스 등의 자본들을 제치고 주된 자본으로 부상한 것이다. 그리하여 금융자본의 이윤극대화 법칙은 오늘날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159쪽

1919년에 막스 베버는 "부란 일하는 사람들이 산출한 가치가 이어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말은 오늘날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오늘날 부, 즉 경제력은 다혈질적인 투기꾼들이 벌이는 카지노 게임의 산물이다. -161쪽

신자유주의는 국가를 헐뜯고, 민족주체성을 헐뜯고, 선거를 통해 확정된 제도, 그리고 영토의 경계짓기와 인간이 만든 민주주의적 규범을 헐뜯으면서 계몽주의의 유산을 파괴하고 있다. -164쪽

장 자크 루소는 <사회계약론>에서 "약자와 강자 사이에는 자유가 억압이며 법이 해방이다."라고 했다. -169쪽

인간은 다른 사람이 처한 고통에 함께 아파할 수 있는 유일한 생물이다. -170쪽

희망은 어디에 있는가? 정의에 대한 인간의 불굴의 의 속에 존재한다.
파블로 네루다는 그것을 이렇게 표현하였다.
"그들은 모든 꽃들을 꺾어버릴 수는 있지만,
결코 봄을 지배할 수 는 없을 것이다."-171쪽

오늘날 두 개의 발전 모델이 대립하고 있다. 하나는 '워싱턴 합의'이고, 다른 하나는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인권이다. -18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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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란 남자들
후쿠오카 신이치 지음, 김소연 옮김 / 은행나무 / 2009년 11월
절판


여자는 여자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여자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시몬드 보부아르의 이 말은 바뀌어야 한다.

남자는 남자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남자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아담이 자신의 늑골을 빼서 이브를 만들었다는 것은 완전히 지어낸 말이며, 사실은 이브들이 훗날 아담을 만든 것이다. 자신들을 위해서. -153쪽

약한 남자

테스토스테론은 면역력을 약화시킨다.
어머니의 유전자를 다른 누군가의 딸에게로 운반하여 혼합하기 위해 남자는 태어났다. -157쪽

키키 스미스의 <소변보는 몸>은 여성의 유전학적 우월성을 예언한 작품이다. -218쪽

남자가 여자를 섬기는 것은 감각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남자를 지배하는 가장 극적인 마약은 바로 쾌감이다. 진화 과정의 필연이다. -2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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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 목걸이 사건과 마리 앙투아네트 신화
주명철 지음 / 책세상 / 2004년 5월
평점 :
품절


어린 시절 방영된 만화 삼총사에서 달타냥이 왕비와 영국 귀족과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장면이 있다. 왕비가 받은 애정의 징표인 목걸이를 두고 옥신각신하면서. 그때의 목걸이의 모티브가 바로 실제로 있었던 프랑스 루이 16세의 아내 마리 앙투아네트와 관련된 사건이었다. 만화와 달리 실제로 어떤 일이 있었고, 왜 그런 일이 생기게 되었는지 이 책은 친절하게 우리에게 설명해준다.  

우선 마리 앙투아네트가 어떻게 프랑스의 루이 16세에게 시집을 오게 되었는지부터 나온다. 왕비의 어머니는 오스트리아의 여왕 마리아 테레지아이다. 세자빈 자격으로 고상한 가문과 두드러진 신분을 내세운 루이 15세에게 그녀의 출신은 안성맞춤이었다. 그녀는 어머니의 가르침에 따라 고귀한 신분에 맞는 종교적이고 도덕적인 교육을 받고 바른 몸가짐을 갖추고 있었다. 이어서 그녀의 시댁 식구들을 하나하나 설명한다. 난봉꾼이지만 뛰어난 왕이었던 루이 15세, 그의 애첩 마담 뒤 바리, 왕비의 정부로 오해되는 로앙 공에 이르기까지.  

마리 앙투아네트는 사치스럽고 개념없는 왕비라고 알려졌지만, 그것은 프랑스를 혁명까지 말아먹게 만든 죄를 뒤집어 쓰기 위한 장치일 뿐이다. 사실 그녀는 왕비답게 행동했다. 뒤늦게 나마 왕위를 이을 후손을 낳았고, 옷과 책, 노름, 연극을 위해 큰 돈을 쓰기는 했지만 도덕성이 위태롭지는 않았다. 하지만 루이 15세 이후 착실한 루이 16세의 하나뿐인 왕비는 왕실을 정치적으로 모독하기 위한 수단으로 포르노그라피와 수많은 추잡한 소문에 휩싸인다. 결국 다이아몬드 목걸이 사건이 왕실의 잘못으로 사법부도 판결을 내리고, 왕실은 프랑스 혁명으로 바스러지는 위태로운 유리잔의 형태를 띠게되는 것이다.  

 2부에서는 대중들이 왕과 왕비를 어떤 식으로 모욕했는지 다양한 작품들이 열거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가련한 앙투아네트의 회고록은 주먹을 불끈 쥐게 한다. 죄없는 그녀가 당한 수모가 어처구니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혁명이 발생했어도 왕과 왕비를 굳이 죽일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법의 이성을 상실한 군중들은 그들을 단두대로 끌고 갔다. 단지 신분 때문에, 왕실에 산다고 하여 그녀가 당한 부당한 처사는 오늘날에도 이렇게 큰 화제로 이야기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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