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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바람 같은 이야기
호시노 미치오 지음, 이규원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5년 7월
평점 :
품절
알래스카에는 얼음만이 가득할 줄 알았다. 얼음을 깨서 얼음벽으로 집을 만들고, 물개를 잡아먹고, 곰의 가죽으로 옷을 해입는 사람들이 바로 알래스카게 살고 있는 줄 알았다. 이 책을 보면 그런 오해는 순식간에 사라진다. 우리와 이목구비가 비슷하고, 햇살에 까맣게 얼굴을 그을린 사람들이 사진 곳에서 웃고 있다. 이 책은 사진집이자 에세이집이다.
사진을 공부하는 분이라면 반드시 구매해야 할 것이다. 구도와 색감이 사진을 잘 모르는 내가 봐도 감동으로 다가왔다. 순록을 사냥하는 방법(매우 시간이 오래걸리고, 힘든 작업이다. 순록을 잡아오면 비로소 성인으로 인정받는다.) 알래스카 젊은이들의 방황, 빙하가 지나간 자리에 생기는 지형의 모습, 눈쌓인 산과 초원, 호수. 냉대기후의 툰드라가 어떤 생태계를 꾸리고 사는 지 선명한 사진으로 그리고 글로 설명되어 있다.
그야 말로 알래스카의 이야기이다.
하지만 18살때부터 알래스카에 반해 사진을 찍으며 오고갔던 작가는 1990년대 말 러시아에서 사진촬영을 하다가 곰에 물려 죽었다. 작가는 자연은 약육강식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약자도 포용하는 우연성의 법칙이 자연 속에 있다고 했다. 작가의 비보를 끝마무리에서 보며 슬프기도 했지만, 자연속에서 숨을 거둔 그의 생이 나쁘다고는 할 수 없다.
사진집이라서 무겁고, 쓰여져 있는 글도 짧지만 천천히 곱씹어 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