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아몬드 목걸이 사건과 마리 앙투아네트 신화
주명철 지음 / 책세상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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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어린 시절 방영된 만화 삼총사에서 달타냥이 왕비와 영국 귀족과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장면이 있다. 왕비가 받은 애정의 징표인 목걸이를 두고 옥신각신하면서. 그때의 목걸이의 모티브가 바로 실제로 있었던 프랑스 루이 16세의 아내 마리 앙투아네트와 관련된 사건이었다. 만화와 달리 실제로 어떤 일이 있었고, 왜 그런 일이 생기게 되었는지 이 책은 친절하게 우리에게 설명해준다.  

우선 마리 앙투아네트가 어떻게 프랑스의 루이 16세에게 시집을 오게 되었는지부터 나온다. 왕비의 어머니는 오스트리아의 여왕 마리아 테레지아이다. 세자빈 자격으로 고상한 가문과 두드러진 신분을 내세운 루이 15세에게 그녀의 출신은 안성맞춤이었다. 그녀는 어머니의 가르침에 따라 고귀한 신분에 맞는 종교적이고 도덕적인 교육을 받고 바른 몸가짐을 갖추고 있었다. 이어서 그녀의 시댁 식구들을 하나하나 설명한다. 난봉꾼이지만 뛰어난 왕이었던 루이 15세, 그의 애첩 마담 뒤 바리, 왕비의 정부로 오해되는 로앙 공에 이르기까지.  

마리 앙투아네트는 사치스럽고 개념없는 왕비라고 알려졌지만, 그것은 프랑스를 혁명까지 말아먹게 만든 죄를 뒤집어 쓰기 위한 장치일 뿐이다. 사실 그녀는 왕비답게 행동했다. 뒤늦게 나마 왕위를 이을 후손을 낳았고, 옷과 책, 노름, 연극을 위해 큰 돈을 쓰기는 했지만 도덕성이 위태롭지는 않았다. 하지만 루이 15세 이후 착실한 루이 16세의 하나뿐인 왕비는 왕실을 정치적으로 모독하기 위한 수단으로 포르노그라피와 수많은 추잡한 소문에 휩싸인다. 결국 다이아몬드 목걸이 사건이 왕실의 잘못으로 사법부도 판결을 내리고, 왕실은 프랑스 혁명으로 바스러지는 위태로운 유리잔의 형태를 띠게되는 것이다.  

 2부에서는 대중들이 왕과 왕비를 어떤 식으로 모욕했는지 다양한 작품들이 열거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가련한 앙투아네트의 회고록은 주먹을 불끈 쥐게 한다. 죄없는 그녀가 당한 수모가 어처구니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혁명이 발생했어도 왕과 왕비를 굳이 죽일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법의 이성을 상실한 군중들은 그들을 단두대로 끌고 갔다. 단지 신분 때문에, 왕실에 산다고 하여 그녀가 당한 부당한 처사는 오늘날에도 이렇게 큰 화제로 이야기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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