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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천무후 - 상
샨 사 지음, 이상해 옮김 / 현대문학 / 2004년 10월
평점 :
품절
실록은 그녀가 고조의 항후 왕씨에게 죄를 뒤집어씌우기 위해 자신의 딸을 교살했다고 전하고, 역사가들은 그녀가 자신의 권위에 도전한 큰아들 홍을 독살했다고 비난하며, 소설가들은 그들의 성적 환상을 투사시켜 그녀를 방탕한 요부로 묘사했다.
나 역시 작가가 지적한 위의 말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접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 당왕조 하면, 양귀비, 당태종, 고종, 현종들의 정치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넘어가지, 측천무후라는 여제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잘 알지 못한다. 이는 한나라때 호족 세력을 억제하기 위해 쿠테타를 일으켜 신을 세운 외척 왕망에 대한 것보다도 훨씬 적은 관심이다.
일년전에 측천무후에 대한 무협드라마를 본적이 있다. 그 작품에서는 무후는 어리숙한 황제를 대신해 정사를 보고, 인재를 가려쓸 줄 알며, 이현빈이라는 장군(?)과 사랑을 나누는 드라마틱한 요소가 골고루 반영되어 있었다. 이 드라마를 보며 무후에 대한 호기심을 갖던 중 샨사라는 작가에 대한 신문 기사를 접하게 되었다.
프랑스에서 18살부터 유학을 했다는 작가 샨사는 그 드라마와는 매우 다르게 측천무후의 일대기를 그려나가고 있다. 상권을 읽으면서 나는 적잖이 실망했다. 인물에 대한 묘사나 배경 서술이 매우 서구적이었고, 1인칭 시점이 무후를 마치 신격화 시키는 것 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설을 읽으면 읽을수록 무후의 탁월한 정치적 감각과 내적 고뇌, 주어진 권력을 공평하게 이끄는 지략을 어렵지 않고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그녀의 가장 인간적인 부분은 정부 회의와의 사랑과 질투였지 않을까 한다. 아무리 그녀가 마치 신과 같은 영리함과 강단을 지니고 있다 하더라도 노쇠함과 정열을 조절하지 못한 대표적인 부분이다. 또한 그녀는 자신의 집안 내 불행을 미리 막지 못했다. 결국 사람이 사람을 지배하고 조종한다는 것은 뜻한바 이루기가 매우 어렵다. 아무리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사람이라 하더라도... 이 소설을 통해 무후의 인간적인 모습, 여황제로서 떳떳한 그녀의 정책들을 매우 가깝게 느낄수 있었다.
그녀가 제위를 도와줬다는 신라왕의 동생을 찾아봐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