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조각달
로즈메리 웰스 지음, 김율희 옮김 / 다른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버지니아에 뜬 붉은 조각달


미국의 남북전쟁은 나에게 친숙한 소재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배경이기 때문이다. <붉은 조각달>도 바로 남북전쟁을 소재로 한 소설이다. 하지만 둘의 느낌은 상당히 다르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는 노예 문제나 여성 인권 문제 등을 직접 언급하지 않는다. 땅의 힘을 느끼고, 사치와 꿈을 사랑하고, 우정과 용기 따위의 단어로 남북전쟁을 그릴 수 있다. 그러나 21세기를 살아오는 우리는 비록 직접 겪지는 않지만, 전쟁이 얼마나 끔찍한 결과를 불러오는지 잘 알고 있다. 수 십년 전의 한국 전쟁은 아직까지도 이념 논쟁의 불씨로 남아 있고, 베트남 전쟁에 파병된 군인들, 지금은 이라크 전쟁에 파병된 군인들 등 평화와는 거리가 먼 일들이 아직도 세상 곳곳에서 여전히 행해지고 있다.


<붉은 조각달>은 주인공 인디아가 태어나기 일주일 전의 일부터 시작한다. 흑인 노예의 도덕적인 행위와 그에 대한 파격적인 보상, 그리고 그것을 증언해주는 사람들. 19세기에도 이런 일이 있었나? 마치 조선 후기 노비를 모두 풀어주고, 그들에게 땅을 나누어준 어느 선비의 일화가 생각났다. 인디아는 집안이 매우 부유하지는 않지만, 친구 줄리아도 있고, 매우 똑똑한 아이이다. 십대에 원소의 이름이나 박테리아의 역할에 관심 갖는 아이는 매우 드물 것이다. 게다가 인디아는 자상한 아버지와 엄격하지만 바느질 솜씨가 좋은 어머니, 90살이 넘은 할아버지, 그리고 매우 어린 남동생과 함께 버지니아에서 살고 있었다.


인디아가 12살 되던 해 남북전쟁에 참전하러 소년들과 청년들이 마을을 떠난다. 신문에서는 링컨을 비웃고, 전쟁에서 남부가 꼭 승리한다는 기사를 연신 보도하지만,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대로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인디아는 계속 물음을 던진다. 왜 전쟁을 하고 있는 것인가? 49쪽에서 인디아 어머니는 대답한다. “남자라서 그래. 핏속에 뭔가가 있으니까. 그게 삶이란다. 여자는 예리한 혀로 갈등을 잠재우지만 남자는 주먹과 총으로 상황을 해결한단다. 결코 만족을 몰라.” 이 소설 속의 남자들은 인디아의 공부를 도와주는 에모리 외에는 모두다 전쟁에 휩쓸린다. 정말로 남성성 때문에 전쟁은 시작되는 것일까? 이 책에서는 전쟁의 원인을 남성성으로 귀결짓는다.


그리고 인디아가 제일 하고 싶어하는 것은 공부이다. 인디아 어머니는 인디아가 가정을 잘 꾸려나갈 수 있도록 가계(우리나라의 가사 과목), 성경 따위의 과목을 공부시키려 한다. 하지만 인디아는 남자아이들처럼 복장을 하고 전쟁놀이도 서슴치 않고, 말을 타고 사냥을 배우는 것도 꺼리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영리한 줄리아는 과학, 라틴어, 독일어 등을 공부하고 싶다. 여성에게는 자유롭게 공부하거나 돈을 벌거나 투표권도 없었던 세상에서 인디아를 인정해주는 아버지와 에모리의 도움으로 인디아는 집 안 일을 도우고 남은 시간을 이용해 공부를 해 나간다. 58쪽의 재미있는 대화가 있다. “여자 아이들은 과학이나 식물학 책을 읽으면 안돼. 평생을 걸려도 거기 있는 내용을 다 활용할 수 없다고 말하는 남자들도 많아. 그리고 남자처럼 생각하면 여자의 심성이 망가져.” 이를 듣고 인디아는 당차게 대답한다. “과학 때문에 제 심성이 망가지면 비명을 지를 게요. 그 때 가서 그만두고 다시 신성한 강으로 되돌아가면 되잖아요.”


전쟁은 남부에 불리하게 진행되고, 장티푸스에 걸려 완치하지 못한 상태로 인디아의 아버지는 다시 샤프스버그 전투를 도우러 떠나게 된다. 에모리가 보내준 독일의 선진적인 알약을 일주일간 복용하면 아버지를 살릴 수 있지만, 인디아는 아버지가 어디에 계신지 모른다. 무작정 전쟁터로 찾아간 인디아가 본 것은 널따란 옥수수 밭을 병사 수천 명의 시신이 덮고 있던 것이다. 그 무서운 밤에 만난 어느 병사는 인디아에게 물을 먹이며 말한다. “저 위를 봐라. 낫처럼 생긴 저 조각달을 봐! 피처럼 붉지. 이 땅 위에 이토록 끔직한 일이 벌어지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어. 숨도 제대로 쉴 수가 없어.”(154쪽)


결국 아버지는 돌아가신다. 인디아 무디는 슬프지만 돌보아야 하는 가족들을 생각하며 꿋꿋하게 현실과 맞선다. 남부냐 북부냐를 떠나서 결국 인간의 생명을 살리는 것을 택하는 인디아는 전쟁이 끝을 향해 치달아가며 굶주림과 가난함에 인간성을 상실하는 골짜기 사람들과는 다르다. 과학과 의학의 합리성을 인정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았던 시대를 극복하려던 에모리와 인디아는 마지막에 다시 만나게 된다. 에모리는 감옥에서 아픈 사람들을 도우며, 인디아는 여성도 입학을 허락하는 대학에 다니며, 새로운 시대를 향해 발돋움하는 마지막 장면이 매우 훈훈했다.


실화를 바탕으로 철저한 역사 고증을 하며 쓰여진 소설이라 매우 재미있게 읽었다. 징그럽거나 잔혹한 장면도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버지니아에 떴던 붉은 조각달은 오늘날 지구 몇 몇 곳에 여전히 떠 있다. 미국은 인디언 학살을 통해서 세워진 나라이다. 그러나 소설 속 주인공 이름이 인디아라서 뜻밖이었다. 아마도 이렇게 평화를 지키기 위한 노력들이 모이면 언젠가 사람들이 서로 죽이는 끔찍한 참상이 사라지게 되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칭찬은 아기 고래도 춤추게 한다, 생각의 속도로 실행하라>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생각의 속도로 실행하라
제프리 페퍼.로버트 I. 서튼 지음, 안시열 옮김 / 지식노마드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지행일치(知行一致)하자!


정보화 사회에서 정보는 넘쳐난다. 하지만 주어진 정보를 제대로 활용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드물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이 좋다, 음식은 골고루 먹어야 한다, 칭찬을 해주면 대인관계가 좋아진다 등 우리는 이미 유치원 때부터 주입받은 잘 사는 방법에 대한 지식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부터가 잘 안된다. 골고루 먹는 것보다는 맛있고 자극적인 음식은 계속 생각난다. 다른 사람을 챙기는 것은 일단 귀찮다. 이런 이유로 자신의 지식과 행동이 다르게 되는 경우가 수없이 많다. 하지만 정말이지 우리가 알고 있는대로 행동한다면 새로운 삶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생각의 속도로 실행하라>는 바로 그 점을 우리에게 알려주는 책이다.


지식을 저장하고, 타인에게 설명하고, 타인이 지식을 실행하고자 시도할 때 간부가 그 지식을 창출한 사람이라면 지식경영 시스템이 가장 잘 작동하는 것 같다. (42쪽) 이 책에서 이런 말을 한 이유는 기업에서 의외로 지행격차가 심각하고, 지행격차로 인한 손실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한 논문도 2편이 고작이다. 사람들이 지행격차에 무감각한 이유는 첫째, 지식을 인지하는 차이, 둘째, 철학이나 가치관과 동떨어진 방식으로 지식을 개념화하기 때문이다.


왜 전형적인 지식경영 관행들은 지행격차(앎과 행동의 차이)를 악화시키는가? (43쪽)

- 지식경영 노력은 대부분 체계화된 정보의 전파와 기술을 강조한다.

- 지식경영은 지식을 유형물*축적물*양으로 취급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사물과 지식의 사용은 별개의 것이 되고 만다.

- 공식적인 시스템은 암묵적 지식을 쉽게 저장하거나 전달하지 못한다.

- 지식경영의 전파 및 이행 책임자들이 실제로 문서화되는 업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 지식경영은 구체적 관행들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철학의 중요성은 경시하는 경향이 있다.


단순해보이지만, 지식을 경험이나 습관으로 체득하기 위해서는 꽤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기업에서는 이 점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많은 기업에서 사람들은 똑똑하고 생산적인 것들을 ‘실행’하면서가 아니라, 똑똑하게 ‘말함’으로써 남을 앞서가는 것 같다. (51쪽) 말은 행동과 같지 않다. 하지만 말만 잘하는 사람들이 대우를 잘 받을 가능성은 높다. 말은 첫인상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다. 단기적으로 봤을 때 말만 잘하는 사람들이 더 이익을 받는 이유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그렇지 않다. 업적과 말발을 구분해야한다.


말이 행동을 대신하기 쉬운 경우 (86쪽)

- 말이 실행되도록 하는 후속 조치가 전혀 따르지 않는다.

- 의사결정만으로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사람들이 망각한다.

- 기획, 회의, 보고서 작성이 사람들의 실행에 영향을 미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그 자체로서 중요한 ‘행동’으로 정의된다.

- 사람들은 말로 하고, 사명 선언에 있는 것은 진실이며, 회사에서 실행되고 있음이 분명하다고 믿는다.

-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똑똑하냐에 따라 사람들이 평가받는다.

- 말을 많이 하면 행동을 많이 하는 것으로 착각한다.

- 복잡한 언어*아이디어*프로세스*구조가 단순한 것보다 낫다고 간주된다.

- 간부들은 말을 하는 사람들이고, 행동은 다른 사람들이 한다는 믿음이 있다.

- 말을 많이 하고, 다른 사람의 말을 끊고, 타인의 아이디어에 비판적으로 굴어야 내부적 위상이 높아진다.


말이 행동을 대체하는 일을 피해가는 조직의 특징을 보자. (89-90쪽)

- 조직의 업무 프로세스들을 직접 실행하고 조직과 함께 성장했거나 내부 승진해서 조직의 업무 프로세스에 친숙한 사람들을 고위 간부 자리에 두는 경력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 단순성을 중시하고 불필요한 복잡성에 대해서는 보상하지 않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이런 문화에서는 ‘상식적’이라는 말이 모욕이 아니라 칭찬이며, 단순명료하고 직접적인 언어가 사용된다.

- 행동지향적인 언어를 사용하고, 무엇보다도 결정이 시행되고 말이 말로 끝나지 않고 행동을 낳도록 하는 후속 프로세스들이 있다.

- 왜 효과가 없을지 또는 왜 실행될 수 없는지에 대해 변명이나 비판을 허용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견이 나오면 이것을 시도하지 않을 핑계로 삼는 대신 극복해야 할 문제로 탈바꿈시킨다.


즉, 말만 많은 사람들이 줄어들 수록 회사가 성공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간부도 일을 해야 한다. 단순한 말을 하고, 직접 행동하는 간부들이야 말로 회사의 지행격차를 줄이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회원들의 행동은 아직도 관행에 물들어 있을 수 있다. 기존의 비효율적인 관행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기억을 타파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134쪽에 타파해야 할 기억이 나와있다.


조직이 스스로의 역사에 발목 잡히기 쉬울 때 (134쪽)

- 회사의 정체성이 너무 강하여 새로운 것은 무엇이든지 “우리와 맞지 않는다”라고 인식한다.

- 과거에 내린 결정들과 일관성을 유지하고, 실수 인정을 회피하며, 끈기를 보일 것에 대한 압력이 존재한다.

- 사람들이 인지적 폐쇄와 모호함 회피에 대한 강한 필요를 가지고 있다.

- 시험되지 않은 암묵적이고 부정확한 행동 및 성과 모델들에 기초하여 결정이 내려진다.

- 과거에 기초한 가능*불가능에 대한 기대를 미래까지 끌고 간다.


또한 해고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나 불신도 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강력한 요인이다. 인텔의 앤드류 그로브는 이렇게 이야기 했다. “두려움 때문에 사람이 자신의 진짜 생각을 말하지 못한다면, 이러한 두려움은 독이다. 회사의 발전에 이런 두려움보다 더 치명적인 것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공포 분위기가 일단 자리 잡으면 조직 전체가 마비되고 주변으로부터 들어오는 나쁜 소식의 흐름이 차단된다.” 따라서 두려움을 몰아내야 하고, 실패를 성공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


조직에서 ‘두려움’과 ‘몸 사림’을 몰아내는 법 (189쪽)

- 상사에게 나쁜 소식을 전달하는 사람들을 칭찬하고, 금전적으로 보상하고, 승진시켜라.

- 행동하지 않는 것을 유일한 실패로 간주하라. 성공적이지 못한 행동이 아닌 복지부동을 벌하라.

- 리더들에게 자신의 실패에 대해 말하도록 권장하라. 특히 실패로부터 무엇을 배웠는지에 대해 말하도록 권하라.

- 열린 소통을 권장하라.

- 사람들에게 두 번째(그리고 세 번째) 기회를 주라.

- 다른 사람들에게 창피를 주는 사람들을 추방하라.

- 실수로부터 배우고, 심지어 기뻐하라.

- 새로운 것을 시도했다는 이유로 사람들을 벌하지 말라.


또한 눈으로 보이는 숫자(통계)가 잘못된 판단을 유도하기도 하고, 지나친 내부 경쟁이 친구를 적으로 만들기도 한다. 이런 것들도 모두 지행일치로 극복할 수 있는 사항들이다. 7장에서 지행격차를 극복한 기업들을 논하고, 8장에서는 지식을 실행으로 옮기는 8가지 지침이 적혀 있다. 철학, 교육, 행동, 실수, 몰 두려움, 경쟁사와의 투쟁, 측정, 리더의 시간과 자원 분배가 그것이다.


350쪽이 넘는 꽤 두꺼운 이 책은 부록으로 주석까지 친절하게 달아놓았다. 민츠버그의 조직론으로만 들어봤던 내용을 다양한 통계자료나 설문지 내용으로 보니 한층 더 새로웠다. 지식을 실천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것을 기업에 적용하면 더 어렵다. 하지만 어려운 일을 직접 해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 책은 어렵지만 중요한 일을 해낼 수 있도록 안내해주는 지도와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칭찬은 아기 고래도 춤추게 한다, 생각의 속도로 실행하라>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칭찬은 아기 고래도 춤추게 한다 - 작은 악마를 천사로 만드는 12가지 칭찬 기술
켄 블랜차드 외 지음, 박슬라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범고래를 기르는 방법으로 내 아이도 길러보자.


범고래를 훈련할 때 적용하는 세 가지 행동수정의 원칙인 ABC가 있다.


A 활력소 : 성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라

B 행동 : 실패하거나 잘하지 못해도 무시하고 관심을 전환시켜라

C 결과 반응 : 성공에 보상(칭찬)을 해주라.(7쪽)


이 법칙을 범고래가 아니라 내 아이에게 적용한다면? 칭찬만으로 아이의 행동을 바르게 교정할 수 있을까? 범고래 조련사 에이미는 세 살 먹은 어린 아들 조쉬가 항상 걱정이다. 또래의 다른 아이들처럼 조쉬는 늘 제멋대로에 변덕이 심했다. 과도할 정도로 힘이 흘러넘쳤고 예민하고 신경질적이었으며, 엄마 아빠를 마음대로 쥐고 흔드는 법까지 알고 있었다. 에이미가 직장생활을 시작했을 때 죄책감을 느낀 까닭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23쪽)


에이미는 아들 조쉬가 편안하게 잠들 수 있도록 범고래 훈련 방법을 사용해보기로 한다. 남편 매트도 이에 동의한다. 우선 밤이 되면 집안을 조용하게 하기 위해 아빠와의 레슬링 시합은 초저녁에 끝내고, 늦은 밤에는 잔잔한 동화책을 읽어주기로 한다. 그리고 두 번째 원칙은 참을성을 필요로 한다. 조쉬가 아무리 떼를 써도 꾹 참고 보러가지 않으며, 야단 또한 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순순히 잠들면 다음날 아침에 축하를 해주거나 선물을 준다. 2주가 지나자 조쉬는 잠자리에 들기 전에는 늘 엄마아빠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가족들의 관심을 독차지한다는 것을 즐겼다. (43쪽)


ABC원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마지막 C이다. 보상을 잘 하는 것이 바로 행동 수정을 할 수 있는 비법이다. 범고래가 올바른 행동을 했을 때 보상으로 먹이를 주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고래에게 이는 당연한 절차가 되어버려서, 반응을 덜하게 된다. 고래는 상으로 생선을 받는 걸 좋아했지만, 생선은 보상으로서의 의미를 잃고 말았다. 왜냐하면 무엇을 하든 언제나 똑같은 반응이 돌아왔기 때문이다. 나중에서야 사람들은 보상의 종류가 다양해지면 고래들의 관심도 높아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생선을 주는 것 외에도 고래의 몸을 문질러주거나 함께 놀아주거나 새 장난감을 주는 등 다양한 형태의 보상을 지속적으로 혼합해서 주는 것이 더 좋다. 심지어 고래의 창의성이 발휘되기도 한다. (90쪽)


그렇다면 아이에게 어떤 보상을 해주면 좋을까? 막상 생각하려면 막막하지만, 이 책에는 다양한 예들을 제시해주고 있다. 조쉬는 보상으로 바구니에 말린 과일이나 스티커, 연필 등이 들어있는 칭찬 상자 속에 손을 집어 넣을 수 있었고, 자신이 주인공이 된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었다. 장난감, 디저트, 특별한 기회 부여 등 아이가 좋아하는 보상을 고르는 것도 부모에게 큰 즐거움이 될 수 있다. 언어적인 칭찬,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새로운 연장세트 등 아이들마다 약간씩은 다른 칭찬 방법을 생각해보자.


221쪽에서 제시한 양육법의 핵심은 “아이들을 교육시키고 자신감과 능력을 기르는 가장 중요한 열쇠는 그 아이들이 잘한 일을 포착하는 것이다.”이다. 긍정적인 훈련이 도덕성과 창의성의 밑거름이 된다. 230쪽의 단행본으로 내 아이 기르는 비법을 톡톡히 전수받을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미추 스토리>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지미추 스토리 - 구두보다 더 화려한 럭셔리 창업기
로렌 골드스타인 크로우 외 지음, 김민주 외 옮김 / 미래의창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신데렐라의 유리 구두를 만든 사람들


지미추의 성공스토리에는 세 명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구두의 명인 지미추, 그의 재능을 사업화시킨 타마라, 그리고 지미추를 명실공히 세계적인 럭셔리 기업으로 끌어올린 전문경영인 로버트 센수산이 그들이다. (29쪽)


진지하면서 예의 바르고, 정치적으로도 보수적인 성향을 보이는 잡지를 만드는 젊은 여성 직장인들은 출세하기보다는 부자 남편을 만나 일생을 편안하게 사는 것에 자신의 미래를 건다. (15-16쪽)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에디터처럼 화려하고 치열하며 재빠르지만, 겉치레에 치중하는 여성들이 떠오른다. 그런데 영국 보그 출신의 타마라 이어디는 겉치레만 치중한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어낸다. 그녀는 학창시절 그야말로 날라리였다. 자유롭고 재미있는 그녀는 새로운 곳을 항상 찾아다녔고, 파티걸이었다. 대학은 일찌감치 포기했고, 아버지의 도움으로 패션계와 관련된 직장을 구해 다닐 수 있었다.


1980년대 중반에 영국에는 고급스러운 하이힐을 만들 수 있는 장인이 딱 한 명 있었다. 영국으로 유학을 와서 런던의 허름한 건물 한 켠에 자신의 구두방을 운영하던 지미추는 타마라에게 구세주였다. 그는 고급스러운 구두를 재료만 공급하면 빠르게 만드는 재주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런던 상류층 여성들에게 지미추 구두에 대한 입소문이 나면서 기사 달린 대형 세단이 지미추 구두방 앞에 줄지어 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43쪽) 다이애나 왕비도 그에게서 구두를 주문했다. 그가 타미라와 손잡아 1996년 구두 브랜드의 주인이 되고난 뒤, 몇 달 후 1997년 다이애나 비의 장례식에 초대받은 유일한 제화공, 지미추.


사업가와 장인의 만남은 얼핏보면 환상적인 조화 같지만, 자유분방한 사업가와 고지식한 장인은 항상 사사건건 부딪히게 된다. 결국 타마라는 억만장자 상속인 남편과도 이혼하고, 지미추와도 더 이상 함께 일하지 않지만, 여전히 지미추의 이름으로 패션 아이템을 만들며 살고 있다. 지미추의 성공 스토리는 신데렐라처럼, 누더기 작은 공방에서 왕비 다이애나의 방문을 받고 선택되는 것처럼 낭만적이다. 드라마 <섹시 앤 더 시티>에서 4명의 여주인공들이 직접 지미추 브랜드를 언급하는 바람에 지미추는 21세기를 대표하는 구두 브랜드로 입지를 탄탄히 했고, 전문경영인 로버트의 손길로 인해 건강한 기업으로 재탄생했다.


총 375쪽의 분량에 중간에 할리우드 스타와 다이애나 비가 지미추 구두를 신은 사진, 지미추 스토리 주인공들의 사진, 지미추 구두와 가방 사진등이 실려 있어 긴 잡지 기사를 읽는 기분이다. 지은이가 외국인이기 때문에 달러나 파운드의 화폐단위가 잘 가늠이 되지 않고, 각종 브랜드와 잡지 이름도 생생하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다행히 보그나 엘르 등은 우리나라에서도 꽤 유명한 잡지라서 알고 있지만, 그 회사의 사장이나 CEO까지 언급되는 것을 보면서, 내가 경영VIP에게 관심을 많이 쏟지 않았다는 소박한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물건의 쓰임새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물건이 탄생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도 재미있는 소비의 시작이 될 것이다.


지미추의 구두를 신으면, 어떤 새로운 일이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그 탄생 속에서 겪었던 수많은 이야기들처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탁월한 프론티어>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탁월한 프론티어 - 한국 온라인게임 회사들의 성공 노하우
이미연 지음 / 아름다운사람들 / 200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온라인 속에서 처음 놀이를 만들어낸 사람들


삼국지 위지 동이전은 우리 민족의 성향을 재미있게 서술해놓았다. 예컨대 싸움을 잘했던 고구려인들은 사납고 거친 도적떼 같다느니, 중립적인 외교를 취했던 부여인들은 예의바르고 풍모있었다느니. 그 중에서 우리 민족의 성향의 공통점을 꼽자면 바로 음주가무를 좋아하고 잘한다는 것이다. 술을 마시고 춤추며 놀기 좋아하는 민족. 노래방이 원조인 일본보다도 훨씬 더 빨리, 많이 보급되더니, 온라인 게임은 우리나라가 최초로 개발하기 시작하여 유통시켰다고 한다. 선점효과의 파급력이 막대하여 중국이나 유럽, 미국 등지에서 따라올 수가 없다고 하니, 탁월한 프론티어라는 호칭이 무색하지 않다.


우리나라가 온라인 게임 강국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온라인 게임 분야를 선점했기 때문이다. 인터넷이 비교적 전국민에게 빨리 보급되었고, 국민들의 성향이 빠른 속도를 좋아한다는 것, 좁은 국토 속의 비슷한 민족 문화 등. 온라인 게임에 눈을 돌릴 여력이 우리에게 충분히 있었고, 이런 여건을 잘 활용하여 온라인 게임을 가장 먼저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둘째, 게임 유저들이 원하는 인간적인 욕망을 꿰뚫어보는 힘이 있다. 안정된 게임 환경, 차별적인 매력, 커뮤니티 형성과 일상적인 인간의 욕망을 게임 속에서 이루어 낼 수 있게끔 만드는 것이 또다른 비결이다. 온라인에서는 어렵지 않게 새로운 욕망도 업데이트해줄 수 있기 때문에 유저들은 지속적으로 온라인 게임을 즐긴다.


셋째, 조직 문화로 시너지를 창출해냈다. 유능한 인재 등용과 자금의 확보로 새로운 컨텐츠를 끊임없이 개발하기 위해서는 조직이 필수적이다. 글로벌 사업을 하기 위해서 조직의 단결은 시리즈화, 멀티플랫폼을 가능하게 한다. 변화를 감지하고 대처하는 능력은 개인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단결된 조직 문화에서 나온다. 개개인의 잠재된 능력을 모아서 시너지를 창출해내야 우리는 온라인 게임 강국의 명맥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180여 쪽이고, 그나마 책 윗 부분은 3분의 1 정도가 여백이거나 핵심 내용을 간추려 놓아서 매우 빨리 읽어낼 수 있다. 각 장이 끝나면 * 생각의 노트가 펼쳐지는데, 성공을 위해 독자에게 질문을 던져놓고 간단히 적을 수 있는 줄이 그어져 있다. 온라인 게임 관련된 소재가 머털도사, 드래곤 라자, 피파 등 우리에게 친숙한 만화나 소설, 스포츠 관련 고유 명사이지만, 그래도 온라인 게임의 한 장면을 캡쳐해놓아 자료로 제시해 놓았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명절때마다 즐겨보던 머털도사이지만 본 지 10년이 넘어가니 가물가물하고, 게임에서는 어떻게 반영되었을지 궁금하기도 하다. 드래곤 라자나 미르의 전설은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정작 내가 온라인 게임을 즐기지 않기 때문에 게임에 어떻게 반영이 되었을지 상상이 안된다.


에필로그에 나와 있는 것처럼, 내가 발견해야 할 미지의 대륙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이 책에 나와 있는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번 생각해봐야 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