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똑똑한 사람이 어리석은 결정을 내릴까>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왜 똑똑한 사람이 어리석은 결정을 내릴까? - 의사결정에 관한 행동경제학의 놀라운 진실
마이클 모부신 지음, 김정주 옮김 / 청림출판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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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표지로 책을 판단하지 마라


아무래도 우리는 책을 고를 때 끌리는 제목이 있다. 또한 누가 저자인지도 한 몫을 하고 이 책에 대해 누가 어떤 평을 했는지도 책을 선택하는 데 한 요소라 할 수 있다. 이 책에 대한 찬사의 글은 글이 시작되기 전 첫 페이지에 실려 있다. 세계가 주목하는 경제학자 마이클 모부신이 쓴 '왜 똑똑한 사람이 어리석은 결정을 내릴까?‘는 우리가 생각하는 보편적으로 ’똑똑한 사람‘이 아님을 책의 거의 말미에 가면 알아챌 수 있다. 즉, 증권 계통에서의 똑똑하다는 사람을 일컫는다. 저자의 이와 같은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 책의 과정은 ’전문가‘의 생각 내지는 행동 등에 대해 아이러니하게 전문가의 말을 빌리면서 거침없이 일격을 가한다. 중요한 결정을 앞둔 CEO, 투자자, 정치가, 소비자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라는 메시지는 단지 책의 판매를 위한 광고일 따름이다. 광고 너머 책의 속살은 드러나지 않았다. 광고가 비늘이라면 책읽기는 살을 맛보는 것이므로.

2장 선택의 폭 열어두기에서 편견을 일으키는 생각의 습관이 담겨져 있다.

기준점 설정은 판단을 내릴 때 실수를 불러일으키곤 한다. 이것을 뭉뚱그리면 터널 비전(시야 협착증)이라고 할 수 있다(p59) 사람들이 문제를 보는 방법이 문제를 푸는 방법까지 결정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논리적으로 따지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문제를 풀 때 그 문제의 표현에 좌우되는 경향이 있다.
p60

편견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표현'에 이끌리는 경향이 있다. 마치 시가 내용은 전혀 일관성이 없고 그저 상상으로만 엮어냈어도 수식어나 아름답게 느껴지는 단어로 표현만 하면 그 자체가 아름다운 시라고 일컬어지듯이 말이다. 여기서 '시는 이러이러해야 한다'라는 편견 자체가 내용을 바로 볼 수 없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하지만 말이다. 그렇지만 논리적인 능력 부족 때문이 아니라 습관적인 편견의 요소가 더 작용한다고 봐야 한다.

인생은 뒤를 돌아봐야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앞을 보며 살아야 한다.
p83

일반적으로 앞을 내다보는 데 실패하나 사건이 벌어진 다음에는 마치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애시당초 알고 있었던 것처럼 생각한다. 해결방법은 판단을 내린 근본적 이유를 적고, 과거의 행동을 일관되게 되돌아보는 것이다. 왜 그런 판단을 내렸는지 일기를 쓰면 나중에 확신편향을 상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 쉬울 것이다.
 

와인의 가치 =  -12.14540 + 0.00117(겨울 강수량)
                    + 0.61640(평균 식물성장기 기온) - 0.00386(수확기 강수량)

경제학자이자 와인광인 오를리 아센펠터는 프랑스보르도 지역 레드와인의 품질을 설명하기 위해 이 회귀방정식을 만들어냈다.
p89

이제 방정식으로 더 빠르게, 더 저렴하게, 더 신뢰할 수 있게 그리고 속물처럼 맛을 보지 않고도 와인을 평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p90

컴퓨터는 계속 발전하고 있으므로 그 가운데 열로 계속 침입할 것이다. 그러나 비교적 최근까지 세계 체스 챔피언을 무찌른 컴퓨터는 아직 없었다. - 중략 - 그러나 이것도 시간 문제일 뿐이다. 컴퓨터 의 힘이 더 위대해짐으로써, 이 경기에서도 컴퓨터가 우승을 거두게 될 날이 멀지 않았다.
p94

통계적 방법이 전문가들의 임상 판단보다 탁월하거나 비슷했다.
p98

 

위 3장의 글에서 전문가들이 살아남는 세가지 방법은 전문가 전당의 붕괴의 내용을 역으로 뒤집은 것에 다를 바 없다. 컴퓨터 시스템을 얘기할 때의 자신 있는 글에 비해 세 가지 방법 중 두 번째 방법의 ‘전문가를 필요로 한다’, 세 번째 사람을 다루기 위한 사람이 필요하다는 등 살아남을 수 있는 해결 방안이 적절치 못함을 알 수 있다. 문장 곳곳에 전문가들에 대해 쓴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는 데 전문가들을 컴퓨터나 통계적 방법과 비교하여 가치를 떨어뜨린다.
 
다음 페이지 부분을 한 번 보도록 하자. 전문가를 활용하는 세 가지 방법이다.
 
   1. 직면한 문제를 가장 적합한 해결 방법과 연결하.
      전문가들은 여러 상황에서 일을 잘하지 못하므로, 다른 접근법으로 전문가의 견해를
      보충해야 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2. 다양성을 추구하자
      전문가의 예측이 전반적으로 미흡할 수 있지만, 어떤 경우에는 우수할 때가 있다.
   3. 가능하다면 첨단기술을 이용하자.
      모든 접근법에는 각각의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유일한 해결책은 없다.
p107

①에서 우선 전문가들을 낮추고, 다른 접근법으로 보충해야 한다 했다.
   다르기 전의 접근법도 제시되질 않았기에 다른 접근법이란 개념도 모호하게 남는 문장이다.

②는 전문가를 고슴도치와 여우로 분류한 점을 예로 들었는 데 한 가지의 렌즈를 통해서 모든 것을 설명하려고 하는 고슴도치와 많은 것들을 약간씩 아는 경향이 있는 여우의 예로 여우가 고슴도치보다 더 나은 예측가로 본다는 테드록의 말을 인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장인 정신이 무언가. 한 가지 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나중에는 다 통하게 된다. 또한 그리스 시대의 철학자들은 문학, 음악, 철학, 수학을 다 섭렵했었다. 그것도 여우와 같은 얕은 지식이 아님은 통합적인 판단을 해 그 시대의 사람들을 옳게 이끌기 위함이다. 깊이가 없는 얕은 앎으로 과연 옳은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지의 위 예화는 적합하지 않게 여겨진다.

③은 유일한 해결책이 없다는 것은 상황이 변하기에 의사결정자가 자신의 문제를 밝히고 가장 좋은 해결 방법을 고려하라는 얘긴데 좋은 해결 방법은 제시하질 못했다.


책에서 <똑똑한 사람>은 수학을 다루는 직업군을 말하는 데, 금융위기를 촉발시킨 월가의 문제를 역으로 짚어내려 한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나 논증은 적당하지 않았다. 시스템 트레이딩(System Trading)에 관련 분야를 다루는 것은 까다롭다. 괜챦은 수식 하나를 만들었다 하더라도 변수를 처리를 하게 되면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린다. <어리석은 결정>는 것이 암시하는 바는 선택하기 전 재료나 자료가 충분하다는 암시가 있다. 그러나 날씨 예측이나 주식의 예측은 간단한 수학 2차방정식의 해가 결코 아니다. 그가 말하려는 첨단기술을 이용하는 것만이 최적의 해를 구할 수 있는가? 라는 의구심은 오래 남는다. 삶에서 경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자본사회에서 크다고 할 수 있을 듯 하다. 그러나 제목에서는 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는 그 무엇을 알리려는 듯 보였다. 그러나 행복지수가 금융 즉 자본의 실에 얽혀 행복할 수 없다. 자본, 개인에게 있어 돈은 중요하지만 절대는 아니다.

의사결정과 행동심리학의 결합이라고 한 책은 전반적으로 읽기 수월했다. 그러나 <왜 똑똑한 사람이 어리석은 결정을 내리는가?>라는 데에는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다. 까닭은 수학의 공식은 한 가지 답을 유츄하는 데 특별할 뿐, 다른 답에 대한 관용은 상당히 떨어지는 게 우리 부부의 입장이다. 피드백을 받지 못하는 상황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고, 수치로 환산될 수 있는 것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게 있는 게 세상이다. 의사결정수decision tree같은 나무에 국한시킨 것은 아닐까. 숲의 이야기가 없지 않으나 나무+나무=숲이라는 등식이 성립시키려는 왜곡이 적지 않다. 경영의 의사결정이 진보하는 이유는 사회가 변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역으로 보면 제대로된 공식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플롭스Floating Point Operations per Second라는 컴퓨터 연산처리 능력인 플롭스는 Tera까지 왔고, Peta도 운영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역수인 Pico는 아직 정상적이지 않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의사결정의 가장 심각한 모순은 소비자의 선택이 그다지 높지 않다는 데 있다. 그것은 의사결정이 가격·생산·재고 같은 통상적 업무를 합리적이며 능률적으로 다루고자 하여서다.

책의 제목은 원제를 의역한 것인지는 모르나 어리석은 결정이 조금 스몄다고 보았다. Think Twice : Harnessing the Power of Counterintuition 가 원제인데 심사숙고를 하라는 뜻을 넣었다면 어땠을까. 의사결정과 직관에 대한 예증을 풀려고 한 내용과 책 제목은 상당히 거리감이 있다. 그럴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겠지만, 외국의 영화가 들어올 때 전혀 다른 제목으로 상영관에 걸리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마켓에서 본 상품명과 내용이 다를 경우 어떤 반응이 나타날까. 무모한 선택에 대한 관찰은 쉽지 않다. 수학적 증명이 최고라고 확신하는 내재적 결함에 대한 쓴 소리만이 탁월한 결정을 얻을 수는 없다. 회귀로 복귀하는 것도 있으나 선회하는 것도 있다. 수치모델이 혁신을 줄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이 책의 뿌리는 말하고 있는데, 상황에 따라 비상식이 주도권을 잡는 행동에 대한 언급이나 논증은 그리 탁월하지 않다. 증명을 완강히 거부하는 사례는 일상 곳곳에 스며있다. 주식만이 아니라 일상에서 제대로 된 선택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게 시행착오였듯, 의사결정은 그런 모델링이 당장 아픈 곳만 치료하는 반창고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 전체를 보지 못하는 의사결정모델은 수치화가 되면서 더 심각해졌다고 볼 수 있다. 관계없는 것이라 소홀했던 것에서 충격이 내포되었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는 기술은 컴퓨터 연산처리 속도가 아무리 빨라져도 더딜 것이다. 다양한 감정과 경험이 지속적으로 축적된 사람의 언행을 데이터화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패턴을 발견하려고 무모할 정도로 정보기기에 투자하더라도 예측은 논리 예측이지 비이성 논리 예측이 아니다. 삶을 지배하는 것이 감정처럼 심리적 측면이 적지 않으므로, 가치귀착의 오류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책이다.

이 책과 더불어 읽어볼만한 서적으로는, 스웨이(Sway)이다. 궁합이 잘맞기에, 서로 보완해줄 뭔가가 있다. 여러가지로 도움이 되는 책이다. 단지 기본적 경영개념을 조금 알아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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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CEO 특강 2 - 글로벌 리더 EBS CEO 특강 2
『EBS CEO 특강』제작팀 지음 / 마리북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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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나는 CEO를 Cheif Executive Officer에서 Crisis Energetic Observer라고 바꾸곤 했다. Chief 라는 단어에 그다지 매력을 느끼지 못한 이유가 한 몫했다. 까닭은 Chief라는 개념에서 적지 않은 모순을 느껴서였다. 지금은 예술문화연구회에서 문헌을 담당하고, 개인적으로 아내와 철학과 사진을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가끔 비평을 쓰기도 한다. 이전에는 최적제어에 관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던 엔지니어였고, 기술이사였다. 그런 일을 해왔기에, <CEO 특강2>는 경험과 이론의 차이를 조금 볼 수 있다. 서문에 성공한 CEO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고 한다. 기업가 정신과 개척정신, 그리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노블리스 오블리주이다. 라고 글을 펼친다. Executive와 Energetic의 차이이지 않겠는가.

책은 1부에 하이퍼포먼스 경영, 2부에는 변화와 혁신경영, 3부에 휴먼 캐피탈 경영을 배치했다. 여기에 나오는 회사는 유한킴벌리, 삼양사, 한미파슨스, 구글코리아, 인텔코리아, 시스코 시스템즈, Fedex 코리아, ADT 캡스, S-Oil--모두 9개로 굵직하고, 나름대로 그들만의 암묵지가 존재한다고 믿어지는 곳이다.

  • 직원을 Worker가 아닌 Lover로 만들어라/유한킴벌리
  • 인사는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봉사다/삼양사
  • 직장인의 천국을 만들어라/한미파슨스
  • 즐거운 이노베이션을 일으켜라/구글코리아
  • 과감하게 생각을 바꾸어라/인텔코리아
  • 세계는 빛의 속도로 변하고 있다/시스코 시스템즈
  • 직원이 최고의 브랜드다/Fedex 코리아
  • 행복한 글로벌 리더를 꿈꾸어라/ADT 캡스
  • 리더십의 핵심은 사람과 미래이다/S-Oil

라는 부제는 직원 곧 사람과 관계에 대한 집중 조명을 하고 있다.

그 중 유한킴벌리를 집중적으로 읽게 됐다. 유한양행과 직간접 영향을 받은 까닭도 있어서며, 그 내용을 간추리면 아래와 같다.

경영문화가  관리에서 리더로 바뀌어가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소제목들이다. 일을 Work와 Job으로 표현하는데 둘 다 지배적인 속성이 스며있다. 일을 하지 않는 사람은 없는데, 어찌하여 일이 능동이 아닌 수동으로 바뀌어가고 있을까. <일>을 하는 입장은 수동적일 수밖에 없는 시스템의 문제는 책에서는 드러나지 않았다. 책은 단순한 경영서가 아니라 위기를 어떻게 슬기롭게 극복했는가 하는 프리젠테이션이다. 절대절명에서 그들은 수많은 길 중 하나를 골라야만 했다. 스트레스는 뇌량(腦量)를 감소시키는 데, 특히 결정을 내려하는 입장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물론 극복하면 이전의 병도 씻은 듯 낫는 경우도 있으나, 실패한 경우는 참담해져 우울증은 물론 자살로 이어지거나 대인기피까지 올 수 있다. 인간 누구나 장애를 겪는다. 자칫 무용담이 될 수 있는 소지가 있어, 책을 두어번 더 읽게 되었던 이유는 객관적으로 어떻게 다가갔는지를 살펴보려해서였다.

이덕진/직원을 Worker가 아닌 Lover로 만들어라/유한킴벌리

유한킴벌리는 3S를 실천하는 조직으로 Say, Stay, Strive 으로 최고의 직장을 이렇게 정의했다. 유한킴벌리에게도 위기가 왔는데, 주력업종이 여성용품으로 경쟁자가 초기에는 없었다. 1990년도에 추격을 당하기 시작했는데, 점유율이 계속 떨어져 1995년도에는 20%로 뚝 떨어졌고, 경쟁사는 60%였기에, 사업을 포기할 지경에 이르렀다고 한다. 2009년 현재, 유한킴벌리의 시장점유율은 55.8%이고, 경쟁사는 20.5%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 대개혁의 핵심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1. 투명하고 윤리적인 경영
  2. 환경친화적 경영
  3. 평생학습 경영
지식반감주기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기업환경이 계속 지식을 요구하고, 인간존중을 위한 방침이기에 개개인이 재충전을 할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결과는 High Performance Organization을 구현할 수 있는데, 매우 참여적인 조직이며 자율경영팀이라 불리기도 한다. 따라서 평생학습은 매우 중요한 데, 그 결과를 밝히자면

  1. 1인당 평균 제안활동 건수가 많아졌다.
  2. 평생학습으로 안전(산재)사고가 감소했다.
  3. 유아용품의 생산성이 2배 이상 증가했다.
  4. 소비자 불반 최적, 세계 최고 품질 수준을 인정받게 되었다.
이런 과정들을 통해 실질적으로 우리 회사의 사원들이, 회사가, 문화가 많이 달라졌다. 과거에 혁신이 일어나기 전에는 직원들이 일에 치여서 기부나 봉사, 여가 같은 것은 엄두도 못 내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일을 기본으로 하되 '삶의 질'도 함께 누릴 수 있게 되었다. 기부와 봉사, 여가활동이 가능해졌고 교양교육, 해외연수, 가사, 육아, 자기개발 등 이 모든 것을 함께 즐기며 재충전할 수 있는 문화로 바뀐 것이다.
pp33

혁신은 공즉시색이다. 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혁신은 공염불에 그칠 공산이 크다. 근로자 또는 노동자는 일을 하지 않으면 생계가 곤란해지는 자본사회에 살고 있다. 그들은 기생물이거나 애완동물이 아닌데도, 착취한 역사에서는 전태일도 보인다. 가치형태론, 이동론, 역사적 반복론은 단단한 매듭이라 잘 풀리지 않는다. 기수奇數처럼 나누어 1이 떨어지는 게 있는 것이 포지티브 게임이라 생각해왔다. 네거티브나 제로섬 게임에 익숙해서 타자를 제대로 살피지 못한 역사가 동서양 즐비하다.

귀족 자신이 본질적으로 부르조아화했다. 신의信義, 사랑, 그리고 믿음이라는 덕목 대신 이제 귀족은 주로 사탕무우, 브랜디, 양모를 거래했다. 귀족의 으뜸가는 시합종목(토너먼트)는 양모 판매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Karl Max, 1848/12/10, 신新 라인신문, 맑스·엥겔스 전집 제6권 pp104
라는 브루조아의 변형이 자본이라고 언급한 내용이 나온다. 동질화 과정과 사회화 과정은 맥락이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 위험을 이겨내자고 아무리 강조하더라도 근로자가 따르지 않으면 노동분쟁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그런 내외의 문제를 터닝포인트로 삼은 유한킴벌리의 시간이 어느 정도 경과한 후에도 실패에 대한 가책을 받지 않는 시스템이라고 보여주고 있다.

그들의 노동은 3H로 나뉘는 데, Hand·Head·Heart 라고 하며 이를 참여경영이라 하는 듯 했다. 내가 왜 이 일을 하는가, 일의 목적과 의미가 주요하다. 여기에는 소비자와 사회와 환경에 대한 책임도 포함된다(pp35) 라고 Heart를 소개하며 사람들에게 사랑의 감정을 이끌어내는 이가 진정한 성공이라 정의를 내렸다. 그것의 운동방향은 비전경영(Visionary), 감동경영(Inspirational), 혁신경영(Innovation), 팀조직경영(Collaboration),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인재육성경영(Building Talent)라 소개했다. 인재가 가장 중요한 자산이며 덕목이라는 것을 유한킴벌리는 확고하게 믿고 있다고 할까. 혁신의 관점을 구조주의나 자유주의에 맞추는 게 아니라 사람의 가치에 맞추고 있는 경영을 말하고 있다. 특이한 용어, 휴먼 캐피탈(Human Capital)이라는 개념을 체화하려 노력하는 모습이 선하다.

책 한 권에 9개의 경영방침이 있어 할당된 페이지는 적다. 그래서 난독이 생길 수 있는 위기 대처법은 인간중심주의로 자본주의가 이동하고 있다는 것을 보고, 나름대로 미래가 밝아질 수 있다고 조금 더 믿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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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노비로소이다 - 소송으로 보는 조선의 법과 사회 너머의 역사책 3
임상혁 지음 / 너머북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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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노비로소이다

 

현現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의 척도는 재산 즉, 몇 평의 아파트인지, 몇 CC의 무슨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는지 어느 곳에 살고 있는지 등등 가시적으로 기준을 삼는 경우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조선시대 때의 사회는 노비의 양이 현 사회의 물질적인 양으로 대체된 듯 싶다. 

 "나는 노비로소이다"라는 제목을 대할 때 어떤 사회적인 소송이라기 보다는 마음을 표현하는 책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머리말의 저자 임상혁의 글을 대할 때 이 책 한 권에  실렸던 저자의 내면 자체가 곧 나는 노비로소이다를 대변하는 것이 아닐까.

책의 구성은 총 5장으로 칼럼 세 편을 부록식으로 중간에 끼어 넣었다. 또한 마지막에는 '부록'이란 장을 마련하여 1517년 노비결송입안과 이지도 판결문 전문 그리고 미주로 마무리 했다. 독특한 구성이라 할 수 있는 것은 전체적인 주 내용이 조선시대 나주 관아에서 벌어진 노비 소유권 문제를 다루었는 데 대부분 각 단원마다 다른 내용으로 단원마다 끊어져 있는 데 이 책은 전체적으로 이어져 있고 중간에 삽입 요소들이 무궁무진 하다. 물론 그 요소들은 조선시대 노비의 문제나 이두, 현행 민사소송과의 비교, 판례, 소송심리 순서에 입각한 구성이나 실체법적인 민사 규정 등을 섞어 놓고 있다. 이는 소설처럼 한 번에 읽어낼 수 있는 요소이기도 하지만 구성 자체가 흥미와 판결의 궁금증을 더하게 했고, 지루할 수 있는 소송에 관한 내용을 이해하기 쉽고 재밌는 예화를 들어 결코 지루함과는 거리가 멀게 엮어냈다.

전체의 맥이 되는 내용은 원고가 양반인 이지도(李止道)라는 남성이고 피고는 여든이 된 노파 다물사리(多勿沙里), 그리고 그 재판을 담당한 송관은 김성일 나주 목사로서 노비 소유권에 관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의 과정을 풀어놓는다. 조선시대와 현대의 법률 용어의 차이점을 설명하고, 법관이나 법원의 구실 등에 대해 조선시대와 비교할 수 있는 상세한 해석이 주를 이룬다. 

나주 목사인 학봉 김성일은 일본 정부의 위협과 무례에 대해 남들은 적당히 넘어가려는 사회적 분위기 앞에서 당당히 시정을 요구하며 맞설 정도로 강직함이 소문난 사람이었다. 특히, 1574년 경연(經筵)에서 임금이 신하들에게 "경들은 나를 이전 시대의 제왕들과 비교해 볼 때 어떤 임금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는가?" 그때 누군가는 "요순 임금입니다." 하고 대답하였지만, 학봉은 "요순이 될 수도 있고, 걸주(桀紂)가 될 수도 있습니다."라고 하였다. 임금이 "요순과 걸주가 어디 같은 부류인가?"라고 물었다. 김성일은 "올바른 생각하면 성인이 되고 엉뚱한 생각을 하면 미치광이가 됩니다. 전하께서는 타고난 자질이 고명하시어 요순이 되기 어렵지 않습니다만, 스스로 똑똑하다고 여겨 간언을 거부하시는 병이 있습니다. 간언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 걸주가 망한 원인 아니겠습니까." 하고 대답하였다.

이런 예화 뿐만 아니라 저자는 학봉 김성일에 대한 법관으로서의 자질 문제도 거론하고 있다. 또한 임씨 ·나씨의 소송으로 김성일의 수난을 얘기하고 있다. 쟁쟁한 집안인 두 가문의 겹친 민형사로 얽힌 판결은 문제가 되었던 듯 싶은 데 이는 임씨의 아버지는 장흥의 수령을 지낸 고관이며, 그녀의 큰 오라비는 문명을 크게 떨친 백호 임제였고  「북정일록」을 보면 김성일이 임제를 만났다는 기사가 있어 면식이 있는 관계였음에도 문벌가인 임제 집안에게 불리한 판결을 서슴없이 내렸기 때문이다.


조선의 법제는 양인과 천인이 서로 통혼하는 것을 엄격히 제한하였고, 엄한 처벌 규정도 마련하였다. 양천간의 혼인으로 나온 자손을 노비가 되도록 한 것도 그에 대한 규제일 수 있다. 노비인 첩의 자녀, 이른바 천첩자녀는 또한 노비로서 아버지의 다른 자손들에게 상속될 수 있는 존재이다. 곧, 자신의 배다른 형제들에게 부려지게 되는 것이다. p65


하지만 아버지의 입장에서 볼 때 천첩자녀도 자신의 피가 흐르는 자식임에 틀림없는데, 그를 비롯한 자손들이 이후 노비로서 다른 자식들에게 부려지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 마음 편한 일일 수 없음은 일반적인 정리이다. 그리하여 일정한 지위에 있는 이들에 대해서는 그의 비첩(婢妾)소생들을 양인으로 만들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았다. p66

조선시대의 재판에 대하여 민사소송과 형사소송의 구별이 없었다거나, 사실상 구분되기 어려웠다고 보는 시각들이 많다. - 하지만 오래전부터 민사절차와 형사절차는 개념상 구별되어 있었고, 그 운영도 달랐다. 중략 - 같은 기관에서 민사소송과 형사소송이 이루어진다고 하여 둘의 차이가 없었다고 해서는 안된다. 지금도 동일한 법원에서 민사재판과 형사재판을 수행하고 있으며, 법관들도 또한 두 업무를 두루 맡는다. 하지만 조선시대에 중앙에서는 오히려 민사소송과 형사소송의 담당기관이 분리되어 있었다. 곧 전택(田宅)에 관하여는 한성부가, 노비에 관하여는 장예원이 맡았고, 형사소송은 형조가 담당하였던 것이다. 가헌부는 풍속에 관한 사건을 맡았다. 사안이 다르다고 여겼을 뿐만 아니라 그 절차 또한 달리 이루어져야 함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p106


현재는 소장을 제출한 후부터 소송이 시작되는 데 3장의 '법에 따라 심리한다'에서 조선시대는 피고를 직접 데리고 와야 했으며 그렇더라도 우선은 소지 즉 판결을 구하는 소지를 제출해야 하며 그것이 지금의 소장이 되는 셈이다.  또한  조선시대의 이두가 섞여 있는 문장으로 된 소장을 보여 민사상 구제와 함께 사기죄에 대한 형사상 고소의 예를 현재의 소장처럼 해석해 표현해 이해를 돕고 있다. 공문서에서 이두 즉 한자의 음과 뜻을 빌어 우리말을 기록한 이두에 대해 참고 문헌을 -조선시대의 문헌-소개하며 이 자료들을 활용하고 보존해 온 서리들의 계층에 대해 사회 경제적 법률 업무에 대해 관하고 있다. 소송법서인 『사송유취』 등 중요한 법령들과 법전들에 대한 내용이 나오고 실체법과 절차법에 대한 해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조선시대의 남겨진 기록을 꼼꼼이 찾고, 해석할 수 있었던 저자의 이면에는 아마 법과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을 정도로 해박한 법규정에 대해 알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안다는 것은 그저 지식적인 학습뿐만 아니라 법관들의 판결에 대해 어떤 회의가 들었는지도 모른다. 곳곳에 조선시대의 판결과 슬쩍 비교하거나 조선시대 때의 명판결의 예화를 든 이유가 현재 문제시 되고 있는 판결에 이의를 든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달리 생각해 보면 '노비'라는 최하위 계층을 들어 그래도 그 노비들의 살 궁리가 마련될 수 있었다는 점은 돈이 없으면 소송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현대와 비교가 될 수밖에 없다. 또한 법관의 자질은 그저 시험에 합격이 되면 인성은 그저 관심 밖의 일이라 할 수 있지 않은가.
  
임상혁의 <나는 노비로소이다>(너머북스 펴냄)는 조선시대 나주 관아에서 벌어진 노비 소유권 문제를 다룬 것으로, 원고는 양반 남성 이지도(李止道)이고 피고는 여든이 된 노파 다물사리(多勿沙里), 그리고 그 재판을 담당한 송관은 김성일 나주 목사로서, 그 문제를 어떻게 판결해 냈는지를 상세하게 들여다 볼 수 있다. 라고 오마이뉴스에도 올라온 걸 보면, 노비는 현대에도 중요한 이슈임에 틀림없다. 카스트 제도가 계급사회를 지칭하지만, 포루투칼 언어였고 침략을 정당화하고자 만든 확대된 개념이라 할 때, 노비는 자본주의가 만드는 현대판 노예제도 속의 사람들을 건지고자 함이 아니겠는가. 책은 조선에서 건너오면서, 닳고 낡아 행간을 오로지 상상력으로 읽어야 할 대목이 적지 않다. 까짓 노비의 기록보다는 양반의 기록이 더 가치 있다고 판단한 당시 사회의 문제가 아니었을까. 그래서다. 시간이 더 속도를 내어 책을 밖으로 글자를 꺼낸다. 멋진 책이다.

 

二乙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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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의 경제학>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불평등의 경제학
이정우 지음 / 후마니타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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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오리엔탈리즘에 대하여


불평등이 무엇인가, 라는 화두로 경제라는 생물체를 바라본다. 경제라는 것, 쉽게 말해서 잘 먹고 잘 잘 수 있는 마지노선을 책은 정해놓았다. 책을 이해하기 앞서 고조선의 8조법금을 살펴보는 것도 좋을 일이다.

① 살인자는 즉시 사형에 처한다.
② 남의 신체를 상해한 자는 곡물로써 보상한다.
③ 남의 물건을 도둑질한 자는 소유주의 집에 잡혀들어가 노예가 됨이 원칙이나, 자속(배상)하려는 자는 50만 전을 내놓아야 한다.

오래 전, 그런 게 있었나 상상조차 쉬 허락되지 않던 고조선에도 원칙과 불평등의 조항이 들어있다. 경제를 성장에 촛점을 둔 것이 아니라 평등에 둔 것은 주목할 만하다. <불평등의 경제학>은 이 평등에 기초를 하고 있고, 현대 노비의 문제를 다루는 것은 아닌가 유추할 수 있다. 모 대학의 경제학 강의를 해온 저자의 고뇌가 듬뿍 들어가 향신료 역할을 하는 게 아닌가, 라는 의구심은 책을 읽으면서 사라졌다. 민주주의 시대인데 과연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는가? 라는 의문은 책에 나타난 숫자와 흐름에 더 깊이 빠지게 되었다. 고대 사회 이후 줄곳 권력과 부의 집중 문제는 사라지는 부의 집중이 아니라 바톤을 이어받는 것과 같다고 해야한다. 지금이야 머리가 잘 돌지 않으나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개발하면서 공부한 정수론과 최적제어이론 등 여러 사회이론이 어떻게 수학의 증명 방식을 채택하게 되었는지를 궁금해했다. 낙향이라 치고, 덜 복잡한 사회로 온 지금에서 본 서울과 도시와 글로벌이란 유행은 오감을 마비시키는 최면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것을 책은 상류(上流)에서 말하는 게 아니라 하류(下流)에서 상류를 보며 말하고 있다. 하류에서는 상류에서 물에 버린 것들이 쌓이기 마련인데, 그래프로 치환되는 이론들이 그런 것이 아니겠는가.

신간서평 평가단에서 이런 난이도가 높은 서적을 보내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해서 조금씩 읽어 책을 뚫었다. 어찌된 일인지 뚫릴수록 멍해졌다. 선택적 숫자가 만드는 그래프의 이면, 그 뒷골목을 다시 보게 되었다. 통계는 선택과 취사의 문제가 있다는 것을, 그리고 현존하는 정규분포의 오류성에 대하여서도 언급을 조금 하려 했을까-저자는 1장 서론 중 3절의 펜과 난장이의 행렬에서 새로운 분포도를 들고 왔다. 낯선 분포도지만 상당히 설득력이 있는 그래프였다. "사회주의 붕괴 이후로 무엇이 진보이고 무엇이 보수인지 때로는 혼란스럽긴 하지만 아주 용감하게 개략적으로 이야기한다면 대체로 진보적 입장에 있는 사람들은 평등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고, 보수적 입장에 서 있는 사람들은 효율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라고 평등과 효율의 관계를 진보와 보수의 입장에서 보고 있다고 저자는 밝히고 있다.

시장의 문제, 그리고 자본주의 해괴한 문제를 나는 막스베버에서 잠시 찾곤 했다.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의 정신>에서 막스베버는 '의도하지 못한 결과'가 바로 자본주의라고 못 박았다. Karl Max의 자본론에서도 자본주의라는 용어가 없다. kapitalistische produktionsweise이라 하였는데, 이것이 쉽게 쓰이기 위해 자본주의라고 명명되었듯, 현재의 자본주의는 머리와 꼬리를 잘라낸 물고기처럼 보이곤 한다. 프랑스대혁명이 자유와 평등 그리고 박애라는 정신을 되찾고자 함이었으나 평등과 박애는 눈 씻고 찾아보기 힘들다. 자본의 역사가 동양에도 있으나 중상주의와 자유주의 그리고 구조주의를 발전시킨 유럽의 이데올로기를 제대로 관찰해야만 자본의 속성을 파악할 수 있다. 근대 유럽에서 자본주의가 어떤 이유로 발생하게 되었는지를 살펴보다가 <불평등의 경제학>에서 진화된 기피가 어렴풋하지만 어렵지 않게 잡게 되었다.

저자는 비정규직의 증가 현상과 부동산의 문제, 빈곤 문제, 세계화와 복지국가 문제, 세계화와 불평등 문제, 성장이냐 분배냐…를 야인의 시각으로 다루고 있다. 그가 교수이면서 지방에 있기에, 현장의 소리가 더 잘 들리는 까닭이다. 이론만으로 무장된 경제는 미국발 금융사고를 일으키게 하지 않았던가. 숫자는 노동이 아니기에 땀 냄새가 나지 않는다. 금융회사가 자본을 대표하던 월스트리트의 잉여놀음은 노동의 가치를 추락시키지 않았던가. 돈을 번다는 것과 축적한다는 것이 선성장과 후분배라지만, 화장실 갈 때와 갔다오고 나서 달라지는 탐욕의 심리가 전체적으로 흐르고 있다.

10장 빈곤을 서평에서 중점적으로 파고 들어가려 했다. 까닭은 자본은 상대적으로 빈곤을 다루지 않으면 자본주의라 할 수 없어서다. <순수하게 신체적 늉률을 유지하기 위한 최저한의 필수품을 정의하고 이들 필수품을 사는 데 필요한 소득에 미달할 때 1차적 빈곤의 상태로 보았다. 그것은 생활이라기 보다는 생존의 수준이다. 라운트리가 말하는 1차적 빈곤이란 아무리 현명하고 주의 깊게 소비하더라도 신체적 능률을 유지하기 위한 필요를 충족하기에 수입이 불충분한 상태를 말한다. 이에 대해 2차적 빈곤은 역시 빈곤의 타격을 받고 있는 가구이지만 그 수입이 음주나 도박 등 평소와 다른 것에 소비하지 않는 한 그런대로 빈곤선(貧困線)  이상의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p328> 에서 빈곤의 기조를 데려온다. 경제가 선성장에 머물거나 그들을 옹호하는 대변자자일 때, 사회는 건강하지 못하다는 쓴소리다.

빈곤을 다루는 날카로운 칼은 아무 것이나 자르지 않는다. 책은 절대적 빈곤이 아닌 상대적 빈곤을 다루는데, 경제학의 지표들은 거의가 절대적 빈곤으로 통계를 내기 때문이라설 게다. <신체적 능률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필요라는 개념은 너무나 협의의 것이어서 현대에는 맞지 않으며, 그것보다는 사회적·심리적 필요가 더 중요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라고 밝혀주면서 절대적 필요(Absolute needs)를 필요의 사회적 결정(social determination of needs이라는 개념으로 치환하고 있다. 그리고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아마르티아 센의 빈곤에 대한 연구를 소개한다. <① 상대적 빈곤을 주장하는 학자들은 절대적 빈곤을 너무 협의로 해석해 '절대적 필요'는 일정불변인 것처럼 보는 경향이 있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절대적 빈곤의 개념도 시간적·공간적으로 변화하는 여러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고 보아야 하며, 그렇게 보면 절대적 빈곤 개념에도 어느 정도 융통성이 생긴다. ② 다른 사람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성취한다는 것과 상대적으로 뒤떨어져 있음으로 인해서 절대적으로 덜 성취한다는 것, 이 두가지를 상대주의자들은 같게 보지만 사실은 다르다는 점이다. 센은 상대적으로 열세에 처해 있다는 것 자체가 절대적 궁핍을 가져올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

자본주의의 예측은 성장에 몰려있다. 성장예측과 위험관리는 모두 실패의 문제를 떠안지 않으려는 몸부림일 것이다. 그러나 잘하려 하지 마라, 잘못 하는 게 없으면 잘하는 것이라는 옛말이 있듯, 예측이란 빈곤에 뿌리를 두고 해석을 내리는 게 변수의 오류를 줄일 수 있다.

경제학은 쉽지 않다. 온갖 함정이 숨어 있기에 경제 여행이 망설여지는 것은 두려움 때문이다. 더 많은 이들이 두려움을 극복하고, 이런 딱딱한 책을 읽어야 한다. 단독(單讀)이 아니라 장독(長讀)으로 천천히 다시 읽어야 할 책이다.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이라는 청소년 교양서로 나온 서적도 필수적으로 읽어두는 게 좋을 듯 하다. 서가에 꽂혀 있는 베버와 이 책을 소걸음으로 읽는 누릴 수 있어 행복한 새벽이다. 불평등을 올바로 보려는 데에서 세로토닌이 분비되고, 비로소 본능 중 하나를 벗할 수 있지 않을까. Economy and Society, Max Weber, Bed Minster Press(1968)을 낡은 책을 다시 꺼내게 한 몹쓸 책이다. 그래서 새벽이 밝은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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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 / 자본주의 사용설명서 / CEO, 정조에게 경영을 묻다>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 - 참을 수 없이 궁금한 마음의 미스터리
말콤 글래드웰 지음, 김태훈 옮김 / 김영사 / 201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말콤 글래드웰은 모든 사람과 사물에는 그들만이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고 믿는 사람이다.'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는  『블링크』와 『아웃라이어』를 쓴 베스트셀러 작가 말콤 글래드웰의 신작으로 뉴요커지에 실었던 글 중 타인의 마음을 들여다보고자 하는 동기와 관련한 특유의 소재와 사유를 종횡으로 엮어 낸 책이다. 제목은 개 심리학자 '시저 밀란'의 이야기에서 따왔으며 “광폭한 개도 시저 밀란의 손만 닿으면 온순해질 정도로 개의 심리를 완벽히 읽어내는 동안, 그 개의 머릿속에는 무엇이 있을까?” 이러한 의문이 이 책의 집필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는 총 3부로 1부는 외골수, 선구자, 그리고 다른 마이너 천재들에 대해  2부는 이론과 예측, 그리고 진단에 대해 3부는 인격, 성격, 그리고 지성으로 분류했다.

1부 1장은 '진정한 색깔(The Colors)'이 부제로 전후 미국이 염색제와 함께 했던 역사를 광고 그리고 카피의 일면을 소개하며 써내려간다.  시대에 따라 사회상도 변화를 겪는다. 당대 여성의 심리를 대변하는 강력한 메시지를 통해 5달러짜리 염색제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 카피는 지금의 우리가 알고 있는 카피이기도 하다. '난 소중하니까요'

1950년대~1970년대까지 새로운 일자리로 진출한 여성들은 여성해방을 위해 싸웠고 피임약을 만들었으며 머리색을 바꿨다. 1956년 클레롤(Clairol :머리 염색약, 헤어스프레이, 샴푸 등의 브랜드. 현재 P&G 소유)이 출시하려던 제품은 집에서 한번에 샴푸와 린스, 염색까지 할 수 있는 최초의 염색샴푸 미스클레롤이었다. 이는 처음으로 여성들이 집에서 쉽고 빠르게 염색할 수 있도록 해주었는 데 난관은 시어머니들의 눈총이었다. 이때 셜리가 만든 카피는 '염색한 것일까요, 아닐까요? 진실은 미용사만 알 수 있습니다'였다. 이 광고 이후 195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염색하는 여성의 비율은 7퍼센트에서 40퍼센트로 크게 늘었다.


1973년 일론 스펙트(Ilon Specht)는 맥켄에서 로레알의 광고를 맡았는 데 그 당시 광고계는 모델 같다고 자랑하던 고객사 임원과 나이든 남자들이 장악했었다고 회고한다. 사람들은 전통적인 여성관을 버리지 못했고 일론은 남자들을 위한 카피를 쓰고 싶지 않았기에 '난 소중하니까요'의 카피를 썼고 이는 당시 여성을 대변하는 슬로건으로 되었다.

p32 '셜리와 일론은 소비자의 심리를 완벽하게 꿰뚫어 광고의 한 장르를 만들었다'라 했는 데 소비자의 심리보다는 그당시의 사회상을 이해하고 있었다라고 봐야 할 듯 싶다.  아마 그당시 남자 카피라이터가 했다면 과연 이런 카피를 만들 수 있었을까 싶다.


이 외에 1부에서는 바로 이 책의 제목으로 선정한 시저 밀란이 개와 의사소통하는 방법과 개에게 자신의 아들 대신 "우리 아이"라고 하는 사람들에게  동물과 사람을 분별하지 못하는 점을 꼬집는 것이 아닌가 싶은 이유는 말미의 부제가 '개는 그저 개이고 사람은 사람이다'에서 드러난다. 진정으로 소통을 해야 하는 대상에 우선순위를 매긴다면 과연 동물인가, 사람일까.

 

2부 이론과 예측, 그리고 진단에서는 우리의 상식을 깨는 예가 등장한다. 퍼즐과 미스터리에 대한 차이를 들고 있는데  

p187 "정보를 공개적으로 구할 수 있는 냉전 이후의 세계에서 필요한 것은 해당 국가의 언어와 종교, 그리고 문화를 이해하는 능력을 갖춘 관찰자입니다."

이는 첩보원보다 분석가들이 더 필요하다는 의미이며

 p188 금융계에서 즉, '퍼즐은 정보 제공자에게 의존한다. 퍼즐을 풀려면 정보 제공자가 어떤 정보를 제공하느냐가 중요한 반면 미스터리는 정보를 제공받는 자에게 의존하는 문제다. 미스터리를 풀려면 정보를 제공받은 사람이 정보를 어떻게 이해하느냐가 중요하다'.

예로 에너지 회사 엔론을 정보시대의 패러다임 변화를 말해주는 스캔들로 소개하며 여기서 나타나는 교훈을 진지하게 받아들였다면 2008년의 금융위기를 겪었을까?라며 묻고 있다.  또한 엔론에 대한 문제는 3부에서 '인재경영의 허울'로 다루게 된다.

p215 우리의 의식에는 '사진은 진실을 전달한다'는 생각이 깊이 각인돼 있다. 찰스 로젠(Charles Rosen)과 앙리 저너(Henri Zerner)는 "사진은 거짓말하지 않을 뿐 아니라 할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믿음이다. 우리는 눈보다 카메라를 더 믿는 경향이 있다고 썼다. 스커드 발사대 파괴 기록에 대한 확신도 사진에 대한 믿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 믿음은 전쟁이 끝난 후 공습의 효율을 측정하기 위한 조사가 진행되기 전까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그런데 조사팀이 확인한 실제 파괴 대수는 제로였다.


460만 달러짜리 적외선 촬영장비는 거의 완벽한 영상을 제공한다고 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반증하는 예이다. 카메라를 올바른 방향으로 향해야 하며 또 설사 그랬다 하더라도 사진 자체만으로는 명확한 판단을 내릴 수 없는 이유는 이미지만으로 해독해야 하는 문제점이 있어서다. 우리가 그림자를 보고 과연 그 이미지가 실제 무엇인지를 정확히 판독할 수 있을까. 또한 유방 엑스선 사진을 읽으면서 암의 모양으로 또는 암의 유무를 판독하는 의사들의 상반된 입장도 보여준다. 

단순한 모방과 창조적인 인용의 차이에서는 표절과 예술(새로운 생각을 위해 낡은 말을 활용하는 것)에 대한 문제점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무엇이 표절이며 범위가 어디까지이며 예술에서 사용되는 표절은 어떻게 이해하고 해석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이다. p236~258 제 4장 '빌려온 창조'를 참조한다면 현대 예술에서 수없이 일어나는 표절에 대한 문제를 풀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렇듯 2부에서는 해석학적인 문제에 관한 깊은 성찰의 질문을 던진다. 

p337 스탠퍼드 대학의 경제학자 에릭 하누섹(Eric Hanushek)은 형편없는 교사가 가르치는 학급은 푱균적으로 한 학기 동안 교육목표의 절반밖에 배우지 못한다고 추정했다. 반면 뛰어난 교사가 가르치는 학급은 1.5배의 내용을 배웠다. 결과적으로 두 학급이 배우는 내용은 한 학기 분량이나 차이가 난다. 교사가 미치는 영향은 학교가 미치는 영향보다 훨씬 크다. 나쁜 학교에서 좋은 선생에게 배우는 학생이 좋은 학교에서 나쁜 선생에게 배우는 학생보다 더 잘 배운다.

현대 교육학에서 참고할만한 문장이다. 물론 좋은 선생과 나쁜 선생을 가르는 기준을 잡기에 애매모호 한 일이 남았긴 하다. 특히 교육을 하는 선생의 인격은 성적과 무관하다. 이는 면접에서도 나타나는 데 5장 첫인상의 마력에서 소개하고 있다. 1시간만의 만남에 근거에 상대방의 지성과 인격을 판단해야 할 때 면접은 현대 경제의 핵심적인 관습이 되었다. 첫인상에 대해 심리학자들은 환경의 영향을 무시하고 성격의 일면을 확대 해석하는 경향을 '근본적 귀인 오류'라고 부르는 데 이는 면접시 모범답안으로서 답을 꾸밀 수 있는 가능성 자체를 인지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조금 더 발전해서 '구조적 면접'이라는 기술은 실제 근무환경에서의 행동을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되는 질문을 한다. 즉, 사람의 성격이나 인격 등의 포괄적인 결론을 내릴 필요가 없이 회사에 도움이 되는 부분에 대한 조건을 갖추었는지만 판단하면 될 일이다.  

책의 저자는 해박한 지식뿐만 아니라 지식을 사회에 결부시켜 적용시키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현대사회는 세계화의 시대이다. 덕분에 거리가 짧아졌다. 마찬가지로 복잡한 사회는 사고를 짧게한다. 그것이 무어냐라고 물을 때 자신의 생각보다는 책에 나오는 다른 사람의 글을 아무리 꿰어차듯 암송하면 무엇하랴.  여러 시각에서 글을 쓴 듯 싶지만 근본은 하나이다. 사람마다 생각하는 것이 다르기에 해석도 다르다는 것을 얘기해준다. 결국 이것은 소통과 맥이 닿아 있고 관계를 맺어야 하는 인간에게 있어 적절히 해석하는 일이 관계를 좋게 유지하는 일임을 암시해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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