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 / 자본주의 사용설명서 / CEO, 정조에게 경영을 묻다>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 - 참을 수 없이 궁금한 마음의 미스터리
말콤 글래드웰 지음, 김태훈 옮김 / 김영사 / 201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말콤 글래드웰은 모든 사람과 사물에는 그들만이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고 믿는 사람이다.'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는  『블링크』와 『아웃라이어』를 쓴 베스트셀러 작가 말콤 글래드웰의 신작으로 뉴요커지에 실었던 글 중 타인의 마음을 들여다보고자 하는 동기와 관련한 특유의 소재와 사유를 종횡으로 엮어 낸 책이다. 제목은 개 심리학자 '시저 밀란'의 이야기에서 따왔으며 “광폭한 개도 시저 밀란의 손만 닿으면 온순해질 정도로 개의 심리를 완벽히 읽어내는 동안, 그 개의 머릿속에는 무엇이 있을까?” 이러한 의문이 이 책의 집필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는 총 3부로 1부는 외골수, 선구자, 그리고 다른 마이너 천재들에 대해  2부는 이론과 예측, 그리고 진단에 대해 3부는 인격, 성격, 그리고 지성으로 분류했다.

1부 1장은 '진정한 색깔(The Colors)'이 부제로 전후 미국이 염색제와 함께 했던 역사를 광고 그리고 카피의 일면을 소개하며 써내려간다.  시대에 따라 사회상도 변화를 겪는다. 당대 여성의 심리를 대변하는 강력한 메시지를 통해 5달러짜리 염색제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 카피는 지금의 우리가 알고 있는 카피이기도 하다. '난 소중하니까요'

1950년대~1970년대까지 새로운 일자리로 진출한 여성들은 여성해방을 위해 싸웠고 피임약을 만들었으며 머리색을 바꿨다. 1956년 클레롤(Clairol :머리 염색약, 헤어스프레이, 샴푸 등의 브랜드. 현재 P&G 소유)이 출시하려던 제품은 집에서 한번에 샴푸와 린스, 염색까지 할 수 있는 최초의 염색샴푸 미스클레롤이었다. 이는 처음으로 여성들이 집에서 쉽고 빠르게 염색할 수 있도록 해주었는 데 난관은 시어머니들의 눈총이었다. 이때 셜리가 만든 카피는 '염색한 것일까요, 아닐까요? 진실은 미용사만 알 수 있습니다'였다. 이 광고 이후 195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염색하는 여성의 비율은 7퍼센트에서 40퍼센트로 크게 늘었다.


1973년 일론 스펙트(Ilon Specht)는 맥켄에서 로레알의 광고를 맡았는 데 그 당시 광고계는 모델 같다고 자랑하던 고객사 임원과 나이든 남자들이 장악했었다고 회고한다. 사람들은 전통적인 여성관을 버리지 못했고 일론은 남자들을 위한 카피를 쓰고 싶지 않았기에 '난 소중하니까요'의 카피를 썼고 이는 당시 여성을 대변하는 슬로건으로 되었다.

p32 '셜리와 일론은 소비자의 심리를 완벽하게 꿰뚫어 광고의 한 장르를 만들었다'라 했는 데 소비자의 심리보다는 그당시의 사회상을 이해하고 있었다라고 봐야 할 듯 싶다.  아마 그당시 남자 카피라이터가 했다면 과연 이런 카피를 만들 수 있었을까 싶다.


이 외에 1부에서는 바로 이 책의 제목으로 선정한 시저 밀란이 개와 의사소통하는 방법과 개에게 자신의 아들 대신 "우리 아이"라고 하는 사람들에게  동물과 사람을 분별하지 못하는 점을 꼬집는 것이 아닌가 싶은 이유는 말미의 부제가 '개는 그저 개이고 사람은 사람이다'에서 드러난다. 진정으로 소통을 해야 하는 대상에 우선순위를 매긴다면 과연 동물인가, 사람일까.

 

2부 이론과 예측, 그리고 진단에서는 우리의 상식을 깨는 예가 등장한다. 퍼즐과 미스터리에 대한 차이를 들고 있는데  

p187 "정보를 공개적으로 구할 수 있는 냉전 이후의 세계에서 필요한 것은 해당 국가의 언어와 종교, 그리고 문화를 이해하는 능력을 갖춘 관찰자입니다."

이는 첩보원보다 분석가들이 더 필요하다는 의미이며

 p188 금융계에서 즉, '퍼즐은 정보 제공자에게 의존한다. 퍼즐을 풀려면 정보 제공자가 어떤 정보를 제공하느냐가 중요한 반면 미스터리는 정보를 제공받는 자에게 의존하는 문제다. 미스터리를 풀려면 정보를 제공받은 사람이 정보를 어떻게 이해하느냐가 중요하다'.

예로 에너지 회사 엔론을 정보시대의 패러다임 변화를 말해주는 스캔들로 소개하며 여기서 나타나는 교훈을 진지하게 받아들였다면 2008년의 금융위기를 겪었을까?라며 묻고 있다.  또한 엔론에 대한 문제는 3부에서 '인재경영의 허울'로 다루게 된다.

p215 우리의 의식에는 '사진은 진실을 전달한다'는 생각이 깊이 각인돼 있다. 찰스 로젠(Charles Rosen)과 앙리 저너(Henri Zerner)는 "사진은 거짓말하지 않을 뿐 아니라 할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믿음이다. 우리는 눈보다 카메라를 더 믿는 경향이 있다고 썼다. 스커드 발사대 파괴 기록에 대한 확신도 사진에 대한 믿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 믿음은 전쟁이 끝난 후 공습의 효율을 측정하기 위한 조사가 진행되기 전까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그런데 조사팀이 확인한 실제 파괴 대수는 제로였다.


460만 달러짜리 적외선 촬영장비는 거의 완벽한 영상을 제공한다고 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반증하는 예이다. 카메라를 올바른 방향으로 향해야 하며 또 설사 그랬다 하더라도 사진 자체만으로는 명확한 판단을 내릴 수 없는 이유는 이미지만으로 해독해야 하는 문제점이 있어서다. 우리가 그림자를 보고 과연 그 이미지가 실제 무엇인지를 정확히 판독할 수 있을까. 또한 유방 엑스선 사진을 읽으면서 암의 모양으로 또는 암의 유무를 판독하는 의사들의 상반된 입장도 보여준다. 

단순한 모방과 창조적인 인용의 차이에서는 표절과 예술(새로운 생각을 위해 낡은 말을 활용하는 것)에 대한 문제점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무엇이 표절이며 범위가 어디까지이며 예술에서 사용되는 표절은 어떻게 이해하고 해석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이다. p236~258 제 4장 '빌려온 창조'를 참조한다면 현대 예술에서 수없이 일어나는 표절에 대한 문제를 풀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렇듯 2부에서는 해석학적인 문제에 관한 깊은 성찰의 질문을 던진다. 

p337 스탠퍼드 대학의 경제학자 에릭 하누섹(Eric Hanushek)은 형편없는 교사가 가르치는 학급은 푱균적으로 한 학기 동안 교육목표의 절반밖에 배우지 못한다고 추정했다. 반면 뛰어난 교사가 가르치는 학급은 1.5배의 내용을 배웠다. 결과적으로 두 학급이 배우는 내용은 한 학기 분량이나 차이가 난다. 교사가 미치는 영향은 학교가 미치는 영향보다 훨씬 크다. 나쁜 학교에서 좋은 선생에게 배우는 학생이 좋은 학교에서 나쁜 선생에게 배우는 학생보다 더 잘 배운다.

현대 교육학에서 참고할만한 문장이다. 물론 좋은 선생과 나쁜 선생을 가르는 기준을 잡기에 애매모호 한 일이 남았긴 하다. 특히 교육을 하는 선생의 인격은 성적과 무관하다. 이는 면접에서도 나타나는 데 5장 첫인상의 마력에서 소개하고 있다. 1시간만의 만남에 근거에 상대방의 지성과 인격을 판단해야 할 때 면접은 현대 경제의 핵심적인 관습이 되었다. 첫인상에 대해 심리학자들은 환경의 영향을 무시하고 성격의 일면을 확대 해석하는 경향을 '근본적 귀인 오류'라고 부르는 데 이는 면접시 모범답안으로서 답을 꾸밀 수 있는 가능성 자체를 인지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조금 더 발전해서 '구조적 면접'이라는 기술은 실제 근무환경에서의 행동을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되는 질문을 한다. 즉, 사람의 성격이나 인격 등의 포괄적인 결론을 내릴 필요가 없이 회사에 도움이 되는 부분에 대한 조건을 갖추었는지만 판단하면 될 일이다.  

책의 저자는 해박한 지식뿐만 아니라 지식을 사회에 결부시켜 적용시키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현대사회는 세계화의 시대이다. 덕분에 거리가 짧아졌다. 마찬가지로 복잡한 사회는 사고를 짧게한다. 그것이 무어냐라고 물을 때 자신의 생각보다는 책에 나오는 다른 사람의 글을 아무리 꿰어차듯 암송하면 무엇하랴.  여러 시각에서 글을 쓴 듯 싶지만 근본은 하나이다. 사람마다 생각하는 것이 다르기에 해석도 다르다는 것을 얘기해준다. 결국 이것은 소통과 맥이 닿아 있고 관계를 맺어야 하는 인간에게 있어 적절히 해석하는 일이 관계를 좋게 유지하는 일임을 암시해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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