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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토크라트 - 모든 것을 가진 사람과 그 나머지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지음, 박세연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10월
평점 :
플루토크라트
이런 류의 책은 적지 않다. 그런데도 자꾸 발행되는 이유는, 자본의 해학이 문화 전반을 병들게 한다는 지적을 하려 함인지 살펴보아야 한다. 그들 상위 1%들이 더 똑똑한 것도 아닌데, 더 많은 부를 움켜잡게 된 이후로 가난은 고질병이 되었기 때문이다.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이들이 배우는 학문을 <측정의 오류>라고 봄직하다. 그들의 세계가 부러움의 대상이 되었지만, 그 부유함을 잔인함이라고 봐야만 하지 않을까? 대다수의 가난한 자들보다 더 뛰어나다는 증거가 없기 때문에, 그들은 동굴로 스스로 들어간 물고기에 지나지 않다. 자신이 만든 어두운 동굴에서 살기에, 소통이 원할하지 않다. 이 사회문제는 더 많은 부를 획득하도록 만드는 서구의 교육에 문제가 있다. 욕심이라는 것이 한계가 없다지만, 끝이 없는 그들의 획득으로 인해 전지구적 황폐화가 가속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인간학의 관점이 아니라 인문학도 그들의 탐욕을 위한 수단으로 변질시킨 잘못을 책에서 조금 다루고 있다. 조지프 스티글라스의 비판적 견해는 다음과 같다. "경제학적 설명은 아주 분명합니다. 미국과 중국처럼 서로 다른 나라들이 문호를 개방할 때, 잘 사는 나라의 임금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충분히 예상한 결과죠. 세계화란 미국의 임금수준이 중국과 같아지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이것이 바로 완전 시장의 의미입니다. 결코 환영할 수 없는 결론이죠."
그렇다. 필자는 부의 재분배가 아니라 노동의 착취로 얻어진, 그들의 자본은 언젠가는 세계화가 아닌 지구 전체에 큰 해악을 끼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 creative destruction> 의 시대는 현재 상황을 꽤 잘 묘사한 개념이라고 본다. 승자들도 불안하다는 것은 대기업 정책과 세계화가 영원한 승자가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리고 승자의 유지기간이 극히 짧아졌다는 점은, 그들―플루토크라트가 힘든 이들에게 남긴 흉터다. 부의 공평한 분배가 사라지고 난 후, 모든 이데올로기까지 부에 집중되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자선사업을 어디에서 해야할지 모르고 있는 실정이라고 저자는 밝히고 있다. 고향이 없다는 것이다. 세계화가 된 까닭에, 전 세계가 그들의 고향이라는 패러독스에 빠진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투자를 하지 않거나, 투자를 하더라도 보이지 않는 손의 반대개념인 보이는 투자를 하기 시작한 것은 아닐까. 물론 모든 플루투크라트가 그러하지는 않지만, 거의 대부분은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정경유착이 유독 심한 편인데, 개발이 최우선으로 둔 까닭이다. 단기간에 승부를 거는 정책이나 방법들은 언제나 후유증이 심각하지만, 최정상의 부를 추구하는 이들은 나머지를 아랑곳하지 않는 편이다.
저자와는 상관이 없을 수 있지만, 우리 시대의 모순(The Paradox of Our Age)를 적어둔다.
The Paradox of Our Age / Dr. Moorehead, 1995
We have taller buildings but shorter tempers; wider freeways but narrower viewpoints; we spend more but have less; we buy more but enjoy it less; we have bigger houses and smaller families; more conveniences, yet less time; we have more degrees but less sense; more knowledge but less judgement; more experts, yet more problems; we have more gadgets but less satisfaction; more medicine, yet less wellness; we take more vitamins but see fewer results. We drink too much; smoke too much; spend too recklessly; laugh too little; drive too fast; get too angry quickly; stay up too late; get up too tired; read too seldom; watch TV too much and pray too seldom.
We have multiplied our possessions, but reduced our values; we fly in faster planes to arrive there quicker, to do less and return sooner; we sign more contracts only to realize fewer profits; we talk too much; love too seldom and lie too often. We've learned how to make a
living, but not a life; we've added years to life, not life to years. We've been all the way to the moon and back, but have trouble crossing the street to meet the new neighbor. We've conquered outer space, but not inner space; we've done larger things, but not better things; we've cleaned up the air, but polluted the soul; we've split the atom, but not our prejudice; we write more, but learn less; plan more, but accomplish less; we make faster planes, but longer lines; we learned to rush, but not to wait; we have more weapons, but less peace; higher incomes, but lower morals; more parties, but less fun; more food, but less appeasement; more acquaintances, but fewer friends; more effort, but less success. We build more computers to hold more information, to produce more copies than ever, but have less communication; drive smaller cars that have bigger problems; build larger factories that produce less. We've become long on quantity, but short on quality.
These are the times of fast foods and slow digestion; tall men, but short character; steep in profits, but shallow relationships. These are times of world peace, but domestic warfare; more leisure and less fun; higher postage, but slower mail; more kinds of food, but less nutrition. These are days of two incomes, but more divorces; these are times of fancier houses, but broken homes. These are days of quick trips, disposable diapers, cartridge living, thow-away morality, one-night stands, overweight bodies and pills that do everything from cheer, to prevent, quiet or kill. It is a time when there is much in the show window and nothing in the stock room. Indeed, these are the times!
누군가 번역을 하였는데, 이 부분도 적어두고.
건물은 높아졌지만 인격은 더 작아졌고, 고속도로는 넓어졌지만 시야視野는 더 좁아졌다. 소비는 많아졌지만 기쁨은 더 줄어들었고, 집은 커졌지만 가족은 더 적어졌다. 생활은 편리해졌지만 시간은 더 부족하고, 가진 것은 몇 배가 되었지만 소중한 가치는 더 줄어들었다. 학력은 높아졌지만 상식은 더 부족하고, 지식은 많아졌지만 판단력은 더 모자란다. 전문가들은 늘어났지만 문제는 더 많아졌고, 약은 많아졌지만 건강은 더 나빠졌다. 돈을 버는 법은 배웠지만 나누는 법은 잊어 버렸고, 평균수명은 늘어났지만 시간 속에 삶의 의미를 넣는 법은 상실했다.
달에 갔다 왔지만 길을 건너가 이웃을 만나기는 더 힘들어졌고, 우주를 향해 나아가지만 우리 안의 세계는 잃어버렸다. 공기 정화기는 갖고 있지만 영혼은 더 오염되었고, 원자는 쪼갤 수 있지만 편견을 부수지는 못한다. 자유는 더 늘었지만 열정은 더 줄어들었고, 세계평화를 많이 이야기하지만 마음의 평화는 더 줄어들었다.
자본주의가 도금주의를 만들었고, 돈이면 다 된다는 풍조를 퍼트린 장본인이다. 자본은 인간이 만든 개념인데, 그 개념에 구속되기에 실천이 뒤따라야만 한다. 책의 결론은 여러 저명한 이들의 견해가 있는데,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적지 않다. 밀턴 프리드먼의 "자유보다 평등을 우선시하는 사회는 둘 다 놓치고 말 것이다. 그러나 평등보다 자유를 우선시하는 사회는 두 가지 모두를 상당 부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라는 이야기는, 평등이 쟁취의 목적이 된 듯 싶었다. 서구의 개념은 소유와 쟁취같은 것을 벗어나야만, 그들의 문제를 비로서 제대로 볼 수 있을 것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