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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순례 - 옛 그림과 글씨를 보는 눈 유홍준의 미를 보는 눈 2
유홍준 지음 / 눌와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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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특히 동양화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자료가 흔치 않다. 있다고 하더라도 거의 서양의 미학이기에, 유흥준 선생의  <명작순례>는 도움이 꽤 도움이 되는 책이다. <명작의 조건>을 강의한 유흥준 선생은 명작을 세 가지로 압축했다.
현재성, 존경심, 디테일 이라고 초대된 강의에서 밝혔다고 한다. 이것은 장르의 파격성과 조화, 그리고 통일성과 시너지로 필자는 해석하고 싶다. 책은 조선 전기와 후기, 말기, 사경과 글씨, 궁중미술이라는 5가지의 큰 단락으로 구분되었다.

그림을 전공하지 않더라도 익히 들어온 선생들의 세계가 펼쳐지는데, 그림과 글에 대한 해석보다는 배경에 집중한 글이다. 이는 그림이기 이전에 탄생 배경의 중요성을 알리는 것이 순서라고 유흥준 선생은 생각한 듯 하다. 그림을 보는 눈은 여전히 그림에 어떤 이야기가 있는가, 라는 점인데 책은 그 점을 충분히 설명하고 있다. 각 장은 율곡이 어머니인 신사임당을 위해 쓴 글은 쉬 접하지 못하는 데, 그 부분을 가장 앞에 배치한 것은 이 책의 뜻이 <사랑, 자비, 헌신> 이라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마지막 49장은 옥새에 대한 것으로, 필자는 그 옥새를 촬영하기도 했다. 책의 배치는 가족에서 국가로 넘어가는, 점층법의 수순을 밟고 있다. 황현산 선생의 메모를 하나 빌려와서 순례를 보면, "어떤 사람에게는 눈앞의 보자기만한 시간이 현재이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조선시대에 노비들이 당했던 고통도 현재다. 미학적이건 정치적이건 한 사람이 지닌 감수성의 질은 그 사람의 현재가 얼마나 두터우냐에 따라 갸름될 것만 같다." 라고 할 수 있다. 이는 현재의 두터움은 감수성의 질이기에, 명작의 가치를 되새기를 수 있는 기준이 될 수 있다. 이 책으로 조금 더 깊은 골짜기로 들어갈 수 있다고 보여지는 것도 그래서다.

조선시대의 화원을 뽑는 시험을 취재取才라고 하고, 대나무는 5점이고, 산수는 4점, 인물과 영모는 3점, 화초는 2점이라고 한 그림의 주제와 점수의 관계는 꽤 독특하다. "사실 대나무 그림은 누구나 그럴듯하게 흉내는 낼 수 있지만 잘 그리기는 매우 어렵다. 몇 가닥 줄기를 끊어서 치고는 대나무 개介 자와 아비 부父 자를 쓰듯 댓잎을 겹쳐서 표현하면 묵죽의 기본 골격을 갖추게 된다. 그러나 형태를 갖추었다고 곧 그림이 될 수 없는 것은 글자꼴을 갖추었다고 서예라고 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라는 지적에서 깊이를 다루고 있다. 이전에 좋아하지 않았던 그림이 좋아질리는 없다. 그림이 좋아지려면 <내>가 변해야 가능하다. 이 변이를 꿈꾸도록 하는 책은, 꿋꿋하게 도상의 설명은 하지 않는다.

구성의 단점이라면 이것이다. 그림1, 그림2 같은 주석같은 부분이 없기에 어떤 그림에 대한 이야기인지 살피는 데 곤란을 겪었다. 세심하게 구성한 것은 맞겠지만, 일반인을 위한 것이라 하더라도 어느 그림에 대한 설명인지 표기를 해주어야 하지 않을까. 각 장에 소개된 그림이 글과 잘 섞이려면, 그림에 대한 견해도 넣어주는 것이 좋다. 잘 알려지지 않은 이들을 소개하는 데 주력한 까닭인지, 구성의 흠이 생긴 것은 안타깝다.


이 책의 가장 좋은 점은, 다양한 작품을 감상하도록 한 점이다. 게다가 한문을 경시하는 현 세대에서 한자의 중요성을 알려주고 있다는 점이다. 해방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한문은 우리의 언어였지만, 지금은 해석은 물론 읽는 것조차 힘들어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명작을 순례한다는 것은, 그 시대의 언어를 이해하는 것부터 한다는 선행조건, 단서가 붙여줌으로써 가치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하는 입문서라 할 수 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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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의 추락 - 프로이트, 비판적 평전
미셸 옹프레 지음, 전혜영 옮김 / 글항아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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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정신분석을 제대로 파고 들어갔다. <꿈의 해석>을 읽었던 삼십 몇 년 전으로 돌아가본다. 프로이트가 쓴 책이 워낙 유명세라서 읽어두면 살이 되고 피가 되리라는 충동적 읽기였다. 그러다가 2/3를 읽다 말았다. 어째서 이 책이 그토록 영향을 주었다고 하는 것일까? 라는 의문이 점점 자라나 글자가 전혀 보이지 않게 되어서였다. 우리에게 있던 <꿈의 해몽>보다 못하다는 판단이 들었는데, 해석이 동양의 풀이와는 너무 달라서였다. 해서 이 비판적 평전이 반가웠다. 비판의 기능이 비난이 될 수도 있지만, 역기능의 한 축인 비난도 때로는 감지덕지지 않던가.

 
어떤 면에서 우상이 되고 싶었던 프로이트는 마술적 주문을 스스로 걸었던 듯 하다. 프로이트보다 12살 위였던 니체에게 강박증세가 있다고 책은 밝히고 있다. "니체는 프로이트의 이론을 모르는 상태에서 프로이트 이론이 제기한 여러 문제를 감지하고 예상했다. 예슬 들면 망각의 가치, 삶 속에서 일어나는 문제에 대해 과도하게 반응하는 예민함과 질병을 연관지어 생각하는 사고 방식 및 기타 등등." 이라는 프로이트 학파 중의 허틀러의 거짓추리는 경악할만하다. 이들은 프로이트를 니체와 동급이거나 그보다 위로 치켜세우는 작업을 하면서 근거가 부족한 결함을 만들어 도덕적으로 매장시키려 했다. 철학자보다는 과학자이기를 원했던 프로이트가 어쩌자고 철학자인 니체를 공격했을까, 라는 의문은 이 책을 읽어가면서 씁쓸한 웃음이 되곤 한다. 니체의 영향력으로 오디푸스 콤플렉스를 느꼈던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무의식(Unbewuste)도 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에 나온 '의지(Wille)'에서 영향을 받은 것같다고 저자는 추론하고 있다. 최근의 경향을 보면 출처를 밝히지 않은 것을 도용이라고 하며 심각한 사회적 질환으로 다루는 입장에서―프로이트는 도용의 선수라고 저자는 밝히고자 하는 게 보인다. 맞는 말이다. 자신이 영향을 받았던 이들을 모두 기록에서 삭제할 정도라면 신뢰보다는 몰상식에 가깝지 않을까. 과학자로 알려지고자 했더라도 그의 창작성은 철학자도 아닌 예술에 가깝다고 생각하게 됐다. 정신분석학을 과학의 범주로 넣는 것이 마땅하지만, 프로이트의 행위에서 도덕불감증을 강하게 전달받는 것같다.

저자가 찾아낸 <꿈의 해석>은 『꿈의 열쇠』라는 아르테미도루스에서 원형을 발견한 듯 소개하고 있다. 또한 플라톤의 『향연』 에서 양성애의 주제가 프로이트와 이론과 유사하다고 밝히고 있다. 고고학적인 방법으로 프로이트를 추적하는 일은 쉽지 않았을 터인데, 프로이트보다 저자가 더 집요하게 파고드는 데 놀라게 된 책이다.

양의 탈을 쓴 늑대처럼, 과학의 탈을 쓴 철학자로 불리워야 하는 게 좋을 듯 싶다. 『꿈의 해석』 이 의식과 무의식을 나누는 사상의 획기적인 전환점이 되었지만, 동양에서는 이미 오래전에 그러한 문제를 다루었다. 철학의 씨앗을 키우면서 다시 철학을 스포츠 브래이져를 차고 누르는 것같은 행위로 생각할 수 있다. "나는 지금 매우 침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네. 히스테리가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았는데, 일 때문에 상태가 점점 심각해졌어. 그뿐만 아니라 다른 정신이상도 생긴 것같아. 아직은 잠복기라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있네만 내 기분 상태에 따라 앞으로 상황이 달라질 것같아." 라고 프로이트 스스로 심각한 정신 신경증을 겪고 있음을 편지로 호소하고 있다. 정신분석학을 다루는 과학자라면 그러한 병에 걸리지 않아야 하며, 쉽게 극복할 수 있다고 환자는 물론 일반인들은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프로이트는 자기분석에 그의 이론을 상당수 적용하는 과오를 범했다. 범용성이 뚝 떨어지는 것인 셈이다.


끝으로 의식과 무의식을 필자는 프로이트와는 다르게 접근해오곤 했다. 경험에 뿌리를 둔 사유는 앎知가 되고, 오감을 통해 인식되는 작용은 식識으로 이해하곤 했다. 이 둘의 관계가 동양적 사유이지만, 의식과 무의식이라는 잣대로 나누지 않는다.


저자가 동양사상을 조금 더 연구하면서 의식과 무의식을 비교한 책이 나오길 기대를 한, 비판적 책일기였다. 좋은 논증이 되고, 참고서적으로 옆에 둘만하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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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자신을 속이도록 진화했을까]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eBook] 우리는 왜 자신을 속이도록 진화했을까 - 진화생물학의 눈으로 본 속임수와 자기기만의 메커니즘
로버트 트리버스 지음, 이한음 옮김 / 살림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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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자신을 속이도록 진화했을까?

책은 기만을 다룬다. 기만이라, 속인다 라는 개념을 저자는 Deceit라는 단어로 자신을 스스로 속이는 행위를 파고 들었다. 기만欺瞞은 남을 속이는 것이고, 자신을 속이는 것을 자기기만이라고 하는 데―영어권에서는 이 단어를 같이 사용하는 듯 싶다. 이 또한 기만의 한 종류라 파악하게 됐고. 책은 그리 까다롭지 않은 진행을 하는 데, 마치 신문에 투고한 글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니면 기만에 대하여 그간 써온 글들을 모은 것이라 해두는 게 좋을 듯 싶다. 조금 딱딱한 책을 읽다가 한 권의 책에 무척 다양한 사례를 담은 책을 오랫만에 읽게 되다보니, 읽는데 다소 혼동이 왔다. 쉬운 책과 어려운 책의 경계가 모호해졌는데, 그런 점에서 기만을 주제로 잡은 이 서적은 읽는 독자에게 <자기기만>을 퍼트리고 있는 중이겠다.

먼저 목차를 보자.

1장 자기기만의 진화논리
2장 자연에서 기만
3장 신경생리학과 강요된 자기기만
4장 가정의 자기기만과 분열된 자아
5장 기만, 자기기만, 섹스
6장은 자기기만의 면역학
7장은 자기기만의 심리학
8장 일상생활에서 자기기만
9장 항공 우주 재난과 자기기만
10장 거짓 역사 서사
11장 자기기만과 전쟁
12장 종교와 자기기만
13장 자기기만과 사회과학의 구조
14장 우리 자신의 삶에서 자기기만과 싸우기


저자가 기만을 내세우는 이유는 1장과 마지막인 14장에 들어있다고 본다. 서론과 결론에 해당하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진화논리와 자기기만과 싸워야 하는 이유를 그래서 살펴보는 것이리라 본다. 그러나 저자의 생각이 나와 다르다는 점이 적지 않게 보인다. "우리는 일이 벌어지고 난 뒤에야, 들어오는 정보뿐 아니라 해동하려는 내면의 이도를 본다. 마치 사전에 예측해야 할 일을 사후에야 알아치리는 듯하다. p502"에 있는 내용이 기만에 소재로 적당한가? 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의 논리전개에 쓰인 설정은 기만이라는 개념에 억지로 끼워맞추려는 듯이 보였다고 해두자. 책은 학술적이라기보다는 개인의 경험과 성공, 그리고 좋은 삶에 대한 추구로 넘어가려는 듯 보인다. 소로우의 명상 세계로 들어가려고 몸을 씻는 행위처럼, 스스로 기만에 물들었던 것을 바라보고 비워야 하는 당위성을 설명하고 있다. "우리는 남을 더 잘 속이기 위해 자기 자신을 속인다. 남을 속이기 위해 우리는 있을 법하지 않은 온갖 방식으로 내부에서 정보를 재편하려는 유혹에 빠지며, 대체로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하는 것일 수 있다. 자기만의 주된 기능이 공격하는 것이라는―남을 속이는 능력이라고 볼 때―이 단손한 전제로부터 우리는 자지기만의 이론과 과학을 구축할 수 있다. p22" 로 돌아가서 기만의 정의를 내리고자 하는 저자를 볼 수 있다. 그러나 남을 속이기 위해 자신을 속인다는 말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개연성이 있겠지만, 모든 사람이 이 정의에 부합되는 것이 아니기에, 이러한 전개는 다소 위험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저자가 주장하고자 하는 기만은 진화를 설명할 때 저자만의 생각인 듯 싶기도 했다. 물론 소수의 생각이더라도 존중해야겠지만, 저자가 논증에 조금 더 신경을 썼어야 하지 않았을까 싶다. 또한 저자는 자기기만을 진화적으로 접근한다고 서두에 밝혔는데, 진화보다는 개인적인 경험에 의존한 듯 싶다.

필자는 기만을 생화학적으로 접근할 때, 호르몬의 역할로 보고 있다. 식물에서 보면 탄닌Tannin이라는 호르몬이 있다. 떫은 맛을 내는 데, 동물의 껍질을 가죽으로 만들 때 쓰이는 방부제이면서, 식물에서는 방어기능을 하는 호르몬으로 작용한다. 기만은 진화에서 보자면 보호본능에 속할 수도 있고, 방어본능에 속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저자의 기만은 진화의 입장을 고수한다지만, 사회적 관계에 더 관심을 쏟고 있다. 사회적 관점도 물론 진화에 속하지만, 흔히 진화라고 한다면 관찰이 그래도 가능한 영역이 아니던가. 대개의 전개는 동양의 직관直觀과는 너무 거리가 먼 서양식 합리주의에 근거를 하고 있다. 합리주의라고 해도 조금 부족하다고 본다. 물론 플라시보 효과에 대한 정의는 비교적 잘 묘사되었다. 기만을 보는 관점을 기만 그 자체를 알고 접근했다기 보다는 기만을 기피해야 하는 대상으로 본다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의 유해성이 과연 진화와 어떤 관련이 있을까 싶다. 그리고 전개는 자벌레 같은 것은 무시하고, 오징어와 문어에 대한 위장술에 더 집중하고 있다. 아이러니하다. 조금 큰 동물이 영리하다고 기만을 더 잘 할까? 라는 것이다. 물론 그럴 수 있다. 허나 기만의 수준은 벌레나 큰 동물이나 다르지 않다고 본다. 영리한 아이들이 더 잘 속인다는 것일 수 있다는 전제를 둔 저자는, 앎에 대한 접근이 상당히 급한 면이 있다고 보았다. 이것은 동양철학을 공부하는 필자로서는 낯선 부분이며, 예술에 대한 전개에서도 그러하다.

프로이드가 꿈의 분석을 통해 이룬 것도 하나의 관찰에 대한 것이었지만, 세상을 바꾼 위대한 생각 중 하나였다. 위대하다는 것은 사랑과 자비가 들어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사랑과 자비보다는 개인적 경험과 그가 겪은 소소한 일들로 명철한 세계로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뭐라고 할까, <5장 기만, 자기기만, 섹스>에서 프로이드가 다룬 성의 개념과는 너무 다르다. 그렇다고 프로이드가 모두 옳다는 것은 아니다. 허나 저자의 기만은 섹스가 욕구에서 나왔다기 보아는 기만의 술책으로 본다는 점은 본능의 관점이 아니기에 진화에 가깝지 않은 전개라고 보게 되었다. 진화라는 것은 생각도 생각이지만 살아남기 위한 것과 살아남은 적자생존의 법칙이라고 볼 수 있다. 기만이 과연 그 법칙에 얼마나 포함될 수 있을까 의문이 든 것은 저자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어쩌겠는가. <성은 왜 있을까?> 라는 소목차에서 암수의 역할을 피력하지만, 동양에서는 암수는 음양이다. 성의 존재가 다양한 자손을 생산하는 데 있다고 하는 것은 현재까지 밝혀진 보편적인 사실 중의 하나라 생각한다. 성이 물론 단세포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다세포로 오고, 다시 척추동물로 이어지는 역사에서 나타난 현상 중에 하나라고 필자는 생각하고 있다. 단세포가 성이 없다고 세포가 증식되지 않는가? 단세포는 세포분열이라는 가장 완벽한 복제를 하는 데, 척추동물이라는 고등생물의 입장에서만 다룬 성은 자손번석이 편협적이라고 볼 수밖에 없었다. 단세포로 이뤄진 우리의 몸은 감기같은 세균조차도 면역력이 떨어지면 방어하지 못하는 편이다. 진화의 입장은 생존의 문제와 직결되었는데, 기만은 진화를 조금 가볍게 보려고 한 것같다. <여성에 불륜에 대한 남성의 반응>이라는 소제목을 보고 조금 웃었다. 책의 골라 꽤 괜챦은 책이라 싶어 천천히 읽어보려 했는데, 뷸륜이 나오다니! 놀랬다. 그리고 배란기에 대한 이야기는 국소적 현상이지 보편적이라 볼 수 없다. 그 또한 생명의 탄생을 기만의 영역에서 배란을 다룬다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후에, 저자가 왜 이런 생각을 했는지 후에 더 읽어보아야 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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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탄생 - 다빈치에서 파인먼까지 창조성을 빛낸 사람들의 13가지 생각도구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외 지음, 박종성 옮김 / 에코의서재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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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탄생  
(sparks of Genius: The Thirteen Thinking Tools of the World's Most Creative People)  

 “예술가, 다시 말해 창조하는 사람은 수학, 논리학, 물리학, 화학, 생물학, 유전학, 고생물학, 인문과학, 역사학을 망라한 다양한 분야의 식견과 창의성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이는 곧 만능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명심해야 할 것은 이 모든 것은 ‘형태와 구조’를 기반으로 두어야 하고 그것들을 지향해야 한다는 것이다” 

--야니스제나키스 : 작곡가, 건축가, 공학자--


1. 관찰 (observing)
2. 형상화 (imaging)
3. 추상화 (abstracting)
4. 패턴인식 (recognizing pattern)
5. 패턴형성 (forming pattern)
6. 유추 (analogizing)
7. 몸으로 생각하기 (body thinking)
8. 감정이입 (empathizing)
9. 차원적 사고 (dimensional thinking)
10. 모형 만들기 (modeling)
11. 놀이 (playing)
12. 변형 (transforming)
13. 통합 (synthesizing)


이 책을 경영서로 읽어도 무방하다. 격물치지와 실사구시의 관점에서 다가간 서적이다. 생각이 무엇인지 파헤치는  논리보다는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풀어냈다. <생각>이라는 어휘는 긍정도 부정도 모두 포함해 포괄적이고 보편적이기에, 과연 도구로서 생각은 어떤지 찬찬히 살펴야 한다. 동서양의 사유가 만나는 것보다는 서양의 관점에서 전개해갔기에, 부족한 부분이 거기에서 드러난다. 목차를 보면 관찰이 첫 장에 나오는 데, 관찰이라 함은 본다는 것이다. 무엇을 보고, 왜 그것을 보고 있는지를 아는 것이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내용 중 한 두가지만 한국의 공교육 제도에 제대로 접목을 할 수 있다면, 미래는 결코 환상이거나 상상의 때가 되지 않을 수 있다. 관찰의 성능은 상상력에 불을 지피며, 차차 실행을 할 수 있는 힘으로 나아간다. 그러나 관찰은 그림을 그리면서 향상된다. "어떤 것을 묘사하는 일은 주의력을 훈련, 강화시키며 현상 전체를 보게 만든다." 라고 관찰과 묘사를 연결한다.

이 책을 관통하는 것은 현대의 해체주의의 담론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왜 생각을 하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바로 보자고 하는 듯 하다. 책에서 말하는 생각은 Genius지만, 여기서 Genius는 선천적 재능이 아니다. 라틴어 어원의 뜻이 신이 주는 천부의 재능이라 신격화된 역사가 있으나 1916년 Francis Golton은 유전이라고 밝혀냈다. 그 우생학의 문제를 노력이라는 개인의 문제로 격상한 책이라 할 수 있다. 프랜시스 갈톤은 진화론을 남긴 다윈의 사촌이었고, 당시 스펜서와 논쟁을 벌였다고 했다. 이처럼 <생각한다> 라는 것을 살피게 된다.  

1) 관찰
위대한 통찰은 '세속적인 것의 장엄함', 즉 모든 사물에 깃들어 있는 매우 놀랍고도 의미심장한 아름다움을 감지하는 능력에 달려있다.

2) 형상화
형상화라는 것은 현상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에서부터 특이한 추상능력, 감각적인 연상에 이르기까지 망라된다. 형상화는 시각 청각은 물론, 후각과 미각, 몸의 감각까지 동원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우리는 내면의 눈, 내면의 귀, 내면의 코, 내면의 촉감과 몸감각을 사용할 구실과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형상화할 때 마음에 떠오른 모든 이미지들을 다른 전달 수단으로 변환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 전달수단은 말, 음악, 동작, 모형, 회화, 도형, 영화, 조각, 수학, 논문 등 매우 다양하다.

3) 추상화
과학자, 화가, 시인들은 모두 복잡한 체계에서 '하나만 제외하고' 모든 변수를 제거함으로써 핵심적 의미를 발견하려고 애쓴다. 현실이란 모든 추상의 종합이며, 이 가능성을 알아냄으로써 우리는 현실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 즉, 진정한 의미에서 추상화란 현실에서 출발하되, 불필요한 부분을 도려내가면서 사물의 놀라운 본질을 드러나게 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4) 패턴인식
패턴을 알아낸다는 것은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상하는 것이다. 우리는 패턴에서 지각과 행위의 일반원칙을 이끌어내어 이를 예상의 근거로 삼는다. 그런 다음 새로운 관찰 결과와 경험을 예상의 틀 안에 끼워 넣는다. 이 관찰과 경험의 틀을 흔드는 무엇인가가 일어나게 될 떄 우리는 또 다른 패턴을 만들어내며, 새로운 발견은 이런 순간에 이루어진다.

5) 패턴형성
우리는 경험한 세계를 표현하고, 경계 짓고, 정의하기 위해 더 많은 패턴을 고안해낼 수록 더 많은 실제 지식을 소유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우리의 이해도 더욱 풍요로워진다. 패턴형성기술을 배우는 것은 모든 분야와 교과과정에서 혁신의 열쇠가 되는데, 그것은 특별한 도구나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도 운동 감각적 패턴과 청각적 패턴, 리듬감만을 이용해서 훈련할 수 있다.

6) 유추
유추란 둘 혹은 그 이상의 현상이나 복잡한 현상들 사이에서 기능적 유사성이나 일치하는 내적 관련성을 알아내는 것을 말한다. 많은 철학자들은 유추가 비논리적이라서 판단을 그리치게 한다고 폄하하지만, 오히려 유추는 불완전하고 부정확하기 떄문에 알려진 것과 알려지지 않은 것 사이에 다리가 될 수 있다. 유추는 우리가 기존 지식의 시계에서 새로운 이해의 세계로 도약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7) 몸으로 생각하기
우리는 몸이 움직여 어떤 일을 처리하고 난 후에야 그것을 일지할 때가 있다. 또한 자각하지 않은 상태에서 몸의 느낌을 알게 될 때도 많다. 피아니스트들은 근육이 음표와 소나타를 기억한다고 말한다. 그것은 마치 배우들이 몸의 근육 속에 자세와 몸짓의 기억을 저장하는 것과 같다. 우리가 사고하고 창조하기 위해 근육의 움직임과 긴장, 촉감 등을 떠올릴 때 비로소 '몸의 상상력'이 작동한다. 이때가 사고하는 것은 느끼는 것이고, 느끼는 것은 사고하는 것이라는 결론을 자각하는 순간이다.

8) 감정이입
철학자 칼 포퍼는 새로운 이해를 얻을 수 있는 가장 유용한 방법은 '공감적인 직관', 혹은 '감정이입'이라고 보았는데, 이것은 "문제 속으로 들어가 그 문제의 일부가 되는 것"을 가리킨다. 이러한 감정이입적 상상력을 촉진하고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연극 경험이나 문학적 소양이 도움이 된다. 내가 '나 자신'이 아니라 '스스로 이해하고 싶은 것'이 될 떄 가장 완벽한 이해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9) 차원적 사고
내과의사들은 환자들 몸의 조각에 불과한 X레이 사진이나 MRI를 판독할 때, 그것을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로 환치해놓고 해석해야 한다. 추상미술가들도 마찬가지다. 평면 작업이 갖고 있는 문제를 명백히 보여준다. 입체파 미술은 3차원 물체가 가지고 있는 다면성과 입체성이 2차원 평면에 묘사될 떄 나타내는 한계를 끈질기게 대비시킨다. 이 작품들은 2차원적인 세계의 크기나 색채, 형상이 3차원 세계와 다르게 상호작용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10) 모형만들기
모형은 보는 사람이 즉각 인식할 수 있도록 실제를 축약하고 차원을 달리 표현해야 한다. 모형은 실제, 혹은 가정적 실제 상황을 염두에 두고 필요한 규칙과 자료, 절차를 이용하는 시뮬레이션이다. 우리가 정치학이나 역사, 인류학을 배울 때 전투과정이나 건축양식의 혁신, 전통의술의 효능, 경쟁적인 경제활동의 결과물, 종교의식 등의  목적을 물리적, 기능적, 이론적인 모형으로 만들어 배운다면 매우 효과적일 것이다.

11) 놀이
놀이에는 분명한 목적이나 동기가 없다. 놀이는 성패를 따지지 않으며, 결과를 설명해야 할 필요도 없고, 의무적으로 수행해야 할 과제도 아니다. 이것은 우리에게 상징화되기 이전의 내면적이고 본능적인 느낌과 정서, 직관, 쾌락을 선사하 는데, 바로 그것들로부터 창조적인 통찰이 나온다. 놀이는 우리 자신만의 세계와 인격, 게임과 규칙, 장남감, 퍼즐을 만들게 하여 지식을 변형시키고 새로운 이해를 가능하게 한다. 그리고 이것들을 통해 새로운 과학과 예술이 가능해진다.

12) 변형
현실세 계에서 창조적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문제를 규정할 때, 그 문제를 조사할 때, 그리고 해답을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표현할 때 적합한 생각도구들을 동원할 줄 알아야 한다. 우리는 여러 가지 생각도구를 연속적, 혹은 동시에 사용하여 생각도구끼리 영향을 주고 받거나 작용하게 하는 것을 가리켜 변형, 혹은 변형적 사고라고 부른다. 변 형적 사고는 상이한 분야를 연결해주는 메타패턴을 드러내주어 특정 영역에 치우친 사고보다 더 가치 있는 통찰을 낳는다.

13) 통합
생각이 라는 행위는 본질적으로 공감각적이다. 종합지는 이러한 공감각의 지적 확장이 되는데, 공감각이 미적 감수성의 고급한 평태라면 종합지는 궁극적인 이해의 형태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방식의 앎과 느낌을 가장 높은 수준에서 통합한 것을 말한다. 상상하면서 분석하고 화가인 동시에 과학자가 되는 것, 이것이 바로 최고의 상태에 이른 종합지적인 사고의 모습이다.

편협되지 않은 교육, 전인(全人)의 중요성은 날로 중요해진다. 한 분야의 전문가는 되더라도, 기계적 인간이 될 수 있다.   "나는 음악과 미술에 대한 감수성과 애정이 정치인, 과학자, 사업가, 노동자를 막론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아주 중요하다고 믿는다. 우리는 어린아이들을 전문음악가로 만들려고 가르치지는 않는다. 재능교육이란 평생교육이다."  라고 스즈키 신이치도 책 속에서 말을 걸어온다.

읽고 읽어, 참조할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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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책 2013-08-05 1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간평가단을 통해서 이곳을 알게 되었는데 생각의 탄생에 대해서도 좋은 글을 써 두셨군요. 덕분에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으니 감사합니다

사실 이 책은 제 온라인 인연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계기를 만들어 주었기도 한데요. 이 책을 통해서 만났던 분들은 제 취향에도 맞을 뿐더러 배울 점이 무척이나 많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얼마 전 이 책의 제목을 통해서 평소에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인연을 만들게 된 적이 있었는데, 선생님의 서재에서도 이 책에 대해서 언급하는 좋은 글을 써 두셨으니 놀랍고도 반가운 마음이 드네요

저는 나이도 어리고 배움이 부족해서 이곳저곳을 찾아다니며 다른 분들의 글을 읽기를 무척 좋아하고 있습니다. 다행히도 이번 기회를 통해 이곳에 찾아오게 되었으니 앞으로도 많이 배울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