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네 생활을 그래도 유지하게 해준 것이 프리스쿨 영어교실이었던 듯 해요
날라리이지만 그래도 한달에 한번씩은 꼬박꼬박 챙겨야한다는 부담감...
그런데 최근에는 정말..아무 하는 것이 없고
그냥 애는 열심히 땀흘리며 놀고 저녁에 책 한권 달랑 읽는 것으로 땡!
하루에 책을 세권씩만 읽어도 3년은 거뜬히 버틸 수 있는 책이 있건만...
거기다 엄마라는 사람은 한동안 자기 발전이다 뭐다 웹을 쏘다니더니만
지금은 뜬금없이 오락하느라 집게손가락 마비현상까지 겪고 있습니다.
지금도 좀전까지 오락을 하다 온지라 머리가 어질어질..
손가락도 어질어질...
눈은 침침..해서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근데요,, 웃기는 건 어느 홈이나 열심히 수다 떨고 마음 나누고 그럴 땐 모르겠는데
잠시잠깐 자리를 비우면..사실 글은 열심히 읽었건만
그래도 겉도는 그런 느낌 들고 이상하게 나만 동떨어진 듯한 그런 기분 들고...
잠수네가 그래요.
그곳에 글을 올리는 횟수는 뜨문뜨문...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는 대충 아는데 거기에 참여를 안하니까 무지하게 겉도는 느낌이 들어요.
그러다가 최근에는 책방에 책소개하는 것도 좀 눈치가 뵈고
마치 너는 상품권이나 타려고 글 올리냐? 그러는 거 같고...
하여간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수네의 여러가지 단점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잠수네는 제게 첫사랑입니다.
그러기에 아무리 마음에 안들어도
돌아가는 모습이 진짜 꼴사나워도
저는 차마 잠수네를 미워할 수가 없습니다.
여전히 저는 그곳을 무지하게 사랑...네..좋아한다고 수정할까 해보니 저는 그곳을 사랑합니다.
저는 잠수네에서 한번도 수다발을 세워본 적이 없습니다.
저는 늘 그곳에서 지켜보는 사람이었고
여러가지 일들의 목격자일 뿐이었습니다.
정말로 저는 잠수네와 함께 성장했고
잠수네에서 배웠고
잠수네에서 애를 키웠습니다.
큰애 돌잔치를 그곳에서 했고
둘째 임신을 그곳에서 했고
둘째 산후우울증을 그곳에서 치료받았습니다.
그리고 비록..제 품에 안지는 못했지만
셋째도 그곳에서 축하받았더랬습니다.
그곳에서 많은 인연들을 맺을 수 있었습니다.
그 인연들로 인해 저는 상처도 받았지만
더 큰 위로를 얻고 삶의 활력을 받았습니다.
....(중략)
**님의 홈이 제게 각별해진 이유는 나는 어떻게 앞으로의 인생을 살고 싶은 것일까 많이 힘들 때 서슴없이 제게 기회를 제공해주셨기 때문입니다.
뭔가를 하고 싶은데..해야 할 거 같은데...하는 억눌림을 받고 있을 때 잠수네도 아니고 노피솔님 홈도 아닌 그 어딘가에,
그렇다고 저혼자만 스스로 도취되어 혼자만 보고 싶지는 않고 그래도 누군가, 그냥 막연한 누군가가 아니라 정말 나를 잘 아는 사람들이 내 얘기를 들어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 **님은 그날밤 당장 저를 위해 자신의 홈에 게시판 하나를 달아주셨더랬습니다.
그렇게 해서 시작된 제 그림책 이야기가 말입니다.
나름대로 제 생활의 한 축이 되었습니다.
몇달 전 알라딘에서 이주의 서평으로 뽑히고 , **출판사에서도 이달의 서평으로 뽑혔습니다.
이게 잠수네에서 받는 도서상품권하고는 또 다른 의미가 있더이다.
모르겠습니다.
잠수네에서도 몇번 그림책 리뷰로 도서상품권을 받았지만 그게 한정된 사람들 속에서 받았다는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고
(하긴..출판사 서평당선도 사람이 적기는 하지만....)
그런데 막상 프리스쿨을 그만두고 나니 오늘 하루 종일 허전하더이다.
그러지 말걸...하는 후회도 들구요.
잠수네 영어공부방법이 옳거나 그르거나 그런 차원이 아니라
오랫동안 소속되어 있던 그 어떤 곳에서 훌훌 떨어져나온 아쉬움...허전함...
10월에 회원기간이 끝납니다.
그때는 미련없이 재가입을 안할 것이다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리 마음이 허허해질 줄 몰랐네요.
친구홈에 올린 글로 오늘의 일기를 대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