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전에 현관문 활짝 다 열어놓고 소파에 길게 누워 토끼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차력형제는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둘이 길길이 날뛰고 있었구요
갑자기 제 이름을 부르는 남정네 목소리에 잠이 화들짝 깼습니다.
소포라는 겁니다.
아니, 요새 내가 주문한 것도 없는디?
그러면서 받아보니 보내신 분이 강경옥님
강경옥?
내가 아는 강경옥은 만화가 강경옥인디....
더군다나 물건이 찜질팩이라니 궁금증이 더해졌는데
글쎄...
보내신 분이 선바위님이신 겁니다(알라디너는 아니구요, 잠수네를 통해 친구홈에서 사귄 언니)
요즘 제가 허리가 많이 아파서 새벽에 잠을 깬다고 그랬자노요?
그랬더니 그렇게 보내주신 겁니다....흑흑흑..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아이고...세상에..
얼른 전화드려야겠다 싶어 전화번호를 찾고 있는데 그새
두 차력형제
만져봐, 말랑말랑해, 돌이 들었어, 누워볼까 어쩔까 둘이 신이 나더니만
좀있다가 큰차력사 뛰어왔습니다.
엄마, 물이 나와.
에구에구 제가 미칩니다.
그새 그걸 패대기치고 깔고 앉고 둘이 잡아당기고 해서
중간중간 눌러놓은 부분이 살짝 찢어져 물이 나오는 겁니다.
너그들 손엔 갈고리가 달렸냐? 어째 잡는 물건마다 족족 아작을 내는 것이더냐?
궁딩이 두들겨서 큰차력사는 태권도장으로 보내고 작은 차력사는 꿈나라로 보냈습니다.
그래놓고 무얼 했게요?
그 찜질팩 회사로 전화를 했습니다.
나, 지금 친정오마니한테서 하나 선물로 받았는데 찢어져있다, 어쩌냐고 했더니 구입하신 곳에서 교환을 하라는 겁니다.
흐미...울산까정?
그래서 홈쇼핑이나 인터넷으로 구입하신 거 같다고 했더니 하나 새로 보내주겠다고 합니다.
그래서 선바위님께서 보내주신 고운 마음은 결국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선바위님, 전화 드렸더니 베이비시터 회사전화인가 봅니다.
받질 않으시더만요.
아이고...참 고맙고 죄송스럽고 진짜...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잘 쓸께요.
허리는 얼른 병원엘 가든 한의원엘 가든 해서 좀 손도 보고
운동도 좀 하고
울퉁불퉁 매트리스도 갈아내고 해야 할텐데
게으른 이 뇬...그냥 아픈 채 끙끙대며 살고 있습니다.
오늘 저녁에 한번 뜨끈하게 지져볼랍니다.
고맙습니다.
정말로.
참...어떤 건지 궁금하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