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치훈 기사가 그랬다던가?
목숨걸고 둔다.

목숨걸고 피킹한다.
목숨걸고 상담한다.
목숨걸고 개발한다.
목숨걸고 기획한다.
목숨걸고 판다.

비장하게 들리지 않는다.
비장한 탓에, 우스꽝스러워지는 그런 것도 아니다.

스마트하다. 깔끔하고 솔직하다. 숙연하다. 모름지기 그래야한다.
내 인생이 대단한 것이라 여겨진다. 삶이 귀해진다는 걸 느낀다.

두려움에 떨면 술도 못 먹는다고 했잖은가.
목숨안거는 이유는 두려워서이다.
두렵지만 목숨걸고 꾸려가보겠다.  
하찮은 내 인생, 대단하고 귀하게 만들어보겠다. 목숨을 걸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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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간
티모시 페리스 지음, 최원형 옮김 / 부키 / 200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위대한 습관'이 위압적이라면 '4시간'은 친절하다. '위대한 습관'이 사장님의 웅변이라면 '4시간'은 동료팀원의 다독거림이다. '위대한 습관'이 준엄하게 질책한다면 '4시간'은 따뜻하게 격려해준다. 위대하지 못한 나를 자책하는데 20년을 쓰고나니 이제 반성 좀 그만하자 싶다. (반성하지 않아도 된다니 기쁘다. 천재들에게 꾸지람듣는 거 진즉부터 달갑지 않았다.)
읽고나니 10년후에 위대해지는 일 따위에는 관심두지 않아도 좋겠다는 위안을 얻었다. 대신 다음주 나의 7일이 몹시 궁금해졌다. 내 행복 프로세스는 지금 즉시 가동되어야 한다. 지금 즉시 행복해질 수 없다면 내일도, 10년후에도 국물도 없으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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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까지 안되어보였는데, 횡성군 둔내면까지 190km가 나왔다. 강원도 가는 길엔 대관령이 아니라도 고개들이 있었다. 황고개, 양두구미재 같은 이름들을 봤던 거 같다. 황고개 넘으면서 '황됐다고 황고개냐'는 혼잣말이 툭 튀어나왔다. 그 시시껄렁함에 쪽팔렸다. 삼남대로는 따지자면 군 경계마다인 것에 비해 강원도 가는 길엔 면 경계마다 업힐구간이 있다고 보면 되겠다.

차창을 내리고 "아저씨, 파이팅!"해 주는 꼬마들에게 "그래~ 재밌게 놀아라"고 못해줘서 미안했다. 속도가 시속 2km쯤 더 나온 걸로 봐선 기운을 얻었던 건 맞지만 말을 할 수 있을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승용차, 아이 둘, 엄마, 젊은 아빠. 슬퍼보인다. 나? 나도 슬프다. 돗자리 필 기회가 있으면 상추쌈을 되도록이면 크게 만들어 먹었다. 이러면 좀 덜 슬프다. 코 찔찔이/짱구/먹통/짜증쟁이/떼쟁이 두 놈 때문에 내가 산다고 선언을 해버리고 나면 기쁘기도 하다. 내 새낄 두고서도 심사가 이렇게 배배 꼬였는데. 세상살이. 기뻐 날뛰지 않으면 볼 품 없으리로다.

마지막 20km 페달질은 그야말로 허위적허위적. "태기산장"이라고 기껏 멋내놓고도 혹여나 손님들의 오해가 있을까 싶었던 듯, 옆에다 "MOTEL" 큼지막하게 박아놓은 여관에 5,000원을 흥정해서 25,000원에 들었다. 혼자라서 식사배달 안 해 줄거라는 여관주인 말에 슬리퍼를 끌어 면소재지로 나섰다. 매콤한 맛이 있는 일품 청국장을 배불리 먹고나서도 과자, 아이스크림, 우유에 거봉까지 사들여 다 먹어치웠다. 오랜만에 보는 TV를 도저히 껄 수가 없다. 12시까지 이세돌, 이창호를 봤다.

다음날. 대관령은 사진빨이 좋다. 실제로 보니 시시했다. 광화문 네거리보다 더 막혀버린 자동차 행렬의 짜증 때문이었던지, 흐린 날씨 탓에 시야가 짧았던 탓이려니 한다. 풍차 몸통에다 지금은 생각이 안나는 무슨 안내문구를 새겨둔 건 실용 쯤 되겠다. 강릉까지 20km 정도는 10m이상되는 오르막이 없는 완벽한 다운힐 구간이다. 최고속도 62km 찍었다. 잦은 브레이크질이 부담되긴 했지만 통쾌한 기분을 가실만한 정도는 못되었다. 그야말로 신났다. 그 다운힐을 넣어서도 90km 페달질의 평속이 18km/h 밖에 안나올 정도로 다리가 지쳤다.

상경길에 사 본 "완득이". 서울에 도착하기 전에 다 읽어치울 수 있을 정도로 잘 읽혔다. 뒷힘은 떨어지겠구나 아쉬웠지만 오랜만에 소설 한권 칭얼대지 않고 다 읽어냈으니, 작가에게 감사할 따름. 낮은 곳만으로는 힘들지 않겠나 싶었다. 낮은 것 뿐 아니라 잘 안보던 것이어야 하지 않을까. 무엇보다 잘 안보던 것이어야 하리라. 높은 곳이던 낮은 곳이던. 김애란일지 오쿠다히데오일지 모르겠으나 건승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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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주량 말고 뭐 다른 걸로 상식을 한번 뛰어넘어보고 싶구만...
도전항목조차 떠오르지를 않고.
뭔가 시라도 한 수 지어봐야 할 것 같은데, 제목은 체력은 상식을 넘고...정도가 적당하려나.

동종업계 종사자들에게 상식을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다니, 대단하오! 박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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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끊은지 석달됐다. 기쁘고 즐겁다.

다시생각해봐도 술이 제일 좋다. 일 있고 술 있으면 한 생으로 족하다고 떠들었던 게 꼭 겉멋만은 아니었다. 절대지존인 술은, 다른 것들을 함께 할 수가 없다는 문제가 있다. 술을 먹으면 모험의 기회는 사라지고 인생은 정해져 버리는 것이다. 술 먹고 일하고, 일한 다음 술 먹고... 나쁘지 않다고 지금도 생각한다. 하지만 혹시나 모험꺼리들이 생길까 하는 미련이 느닷없이 꿈틀거렸다. 아마도 매출성장세가 한동안은 주춤할 것이 확실해졌기 때문일 것이라 짐작해봤다.

자전거 3,000km 돌파했고, 목공도 배워본다. 설겆이도 하고, 도시락도 싼다. 편형사변형과 사다리꼴을 놓고 큰 아이와 토닥거리기도 한다. 다음달에는 수영장도 끊을 참이다. 이런 시간때우기도 나쁘지 않지만, 20년만에 맞이한 일몰후의 맨정신 상태. 이게 최고의 경험이다. 이 상태를 굳이 말로 표현하자면 "배고프고 심심하다"정도이다. 하지만 뿌듯하고 대견한 느낌도 같이 있다.

담배? 끊기 힘들다. 끊어서 뭐가 좋아질 지 의문이다. 뭐 하나 몸에 착 감기는 질감있는 이유가 하나도 없다. 그래도 일단 끊기로 했으니 밀고나가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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