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숨결이 바람 될 때 - 서른여섯 젊은 의사의 마지막 순간
폴 칼라니티 지음, 이종인 옮김 / 흐름출판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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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가망이 없다면, 마스크를 벗고 케이디를 안고 싶어 해요.˝
나는 폴의 침대 곁으로 돌아갔다. 바이팝 마스크의 콧대 위로 그의 검은 눈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폴은 부드럽지만 확고한 목소리로 분명하게 말했다. ˝난 준비됐어.˝
바이팝을 떼고 모르핀을 맞으며 생을 마무리할 준비가 되었다는 뜻이었다.
곧 우리 가족은 병상 주변으로 모였다. 폴이 결정을 내린 직후의 이 소중한 순간에 우리 모두는 그에게 사랑과 존경을 표했다. 폴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그는 부모님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폴, 당신이 숨을 거둔 뒤에 가족 분들은 힘들겠지만, 당신이 보여준 용기 있는 모습을 떠올리면서 빨리 이겨내실 겁니다.˝


우리 가족은 사랑스러운 일화들을 나누고 우리끼리만 아는 농담을 주고받았다. 그러다 우리는 모두 돌아가며 눈물을 흘리면서 폴과 서로의 얼굴을 걱정스럽게 살폈다. 그렇게 우리는 이 소중한 시간의 고통과 위안을 함께 나누면서 마지막 순간을 보내고 있었다.
(루시 칼라니티 : 작가의 부인이 쓴 글로 이 책의 에필로그 중)

이번 주 독서모임 책으로 이 책이 선정되었다. 음...사실 그렇게 끌리는 책이 아니었다. 우선 1월달 선정책도 무거웠기에 곧이어 죽음을 이야기하는 책이라 버거웠던거지.
그러나 그것뿐만이 아니라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과 같이 일화를 글로 적으면서 자기계발서의 성격을 띄는 전형적인 미국스러운 책일까봐 거부감을 느꼈던거지.

이 책은 의사로 한참 생활하고 의사로써 교수로써 의학과학자가 되고싶고, 곧 될 수 있는 과도기에서 말기암진단을 받은 삼십대 젊은 남자의 이야기이다.
그래서 암이라는 통보에서오는 분노 우울 그리고 겸허해지는 순으로 내용이 이어질까봐 조마조마했던 내 생각과는 달리 그는 일찌감치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있었고, 그래서 암이라는 말에 자신이 환자에게 했던 말을 되짚어보며 직접 겪어보지 않은 사람으로써 무례함도 느껴보고 더욱 겸허해지고,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도록 노력한 모습들이 그려지고 있다.

하나하나의 경험들을 열거해놓은 구성이 아니라서 좋았으며, 글들이 감정에 이끌려가는 것이 아니고 마치 중립적인 것처럼 차분하고 조용해서 좋았다.
그리고 글이 끝나고 부인의 글에서는 안락사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하게 만들어주었다.

글 초반에 이런 말이 있다. 뇌의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하면 종양은 깨끗이 제거되나 시력을 잃을 것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부인의 에필로그에서도 삽관을 하게되면 호흡은 할 수 있지만 깨어나지 않고 장기적으로 기계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그러면 장기들에 손상이 온다. 그래서 삽관대신 힘들지만 마스크를 선택했다, 라는 내용이 있다.

결국 이 책에서는 ‘환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진다. 그와 더불어 죽음에 대해 꾸준히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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