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함도 2
한수산 지음 / 창비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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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이 박진감 넘친다면 2편은 다큐적인 소설이다. 중간 중간 서술로 사실적인 내용을 기술해 놓았지만, 이야기와 잘 어울리게 주물러 놓았다 싶었다.

2편의 표지는 1편과 다르게 날아다니는 것이 비행기이다. 이 표지에서 원폭의 이야기가 있겠구나 싶었고, 원폭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 사실적인 내용과 흥미 위주 보다는 책 전체 분위기는 한층 내려앉은 공기를 하고 있다. 그래서 1편처럼 원폭의 박진감은 언제 나오나? 하는 생각이 나지 않는 것도 아니었지만, 원폭 후 모습들을 다양한 각도에서 묘사를 해 주어 이것 저것 생각을 많이 해 주게 만들었다.
가령 원폭 후 생태계의 변화를 집어주기도 했고(469쪽 비 갠 아침 해살 속으로 여기저기서 잡초들이 잿더미로 뚫고 올라오고 있었다. ...젖은 땅 위에는 보랓빛이 가득했다. ... 대지가 움트고 다시 살아 숨쉬기 시작하는가. 아니었다. 그것은 원자탄의 방사능이 일으킨 대지의 이변이었다.) 원폭 후 사람들의 본성이 드러나는 듯 극우파의 표현들이며, 그 와중에도 구호물품 못 받는 조선인의 모습들이며, 죽음을 맞는 사람들의 마지막 모습들이 그러했다.

나라를 잃었을 때의 모습을 교과서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로 느끼게 만들고 공감하게 해 준 것이 이 책의 매력이 아니었나 싶다.

<소년이온다>, <연을 쫓는 아이>, <천개의 찬란한 태양>과 같은 책을 읽으며 전쟁을 해서도 안되지만 준비해서도 안되는 것임을 더욱 더 느끼게 된다.

전쟁을 잃으킨 나라가 무조건 싫었다면, 전쟁을 일으킨 몇 몇 사람들이 싫어지게 만든 책이다.

468쪽

우리가 겪은 고난을 가르치고 기억하게 할 거다. 어제를 잊은 자에게 무슨 내일이 있겠는가. 어제의 고난과 상처를 잊지 않고 담금질할 때만이 내일을 위한 창과 방패가 된다. 어제를 기억하는 자에게만이 내일은 희망이다.

402쪽
끝내 피폭자가 되어야 했던 나가사끼의 운명과 관련해서는 수많은 논의점이 발견된다. 그 가운데는 전쟁이란 무엇인가 하는, 비극의 원점을 보다 깊이 성찰하게 하는 몇가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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