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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최민우 옮김 / 다산책방 / 201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아내와 사별 한 지 6개월 된 한 할아버지가 있다. 그는 아내에게 가기 위해 자살을 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그에게 찾아온 매우 불편한 가족들. 앞 집으로 이사 온 가족은 그야말로 골칫덩어리이다. 우리 시대의 전형적인 말 수 없으신 할아버지 앞에, 전형적인 30대 가정이 온 것이다. 이케아 가구 하나 조립 할 줄도 모르는 가장은 당연히 이 오베라는 남자에겐 어처구니 없는 존재다.
2층 창문이 열리지 않아, 바깥에 사다리를 두고 열다가 떨어지지를 않나, 그 부인은 임신한 채로 은근슬쩍 자신의 삶에 끼어든다. 운전연수를 시켜달라, 병원에 태워달라는 둥.
그는 이런 현실이 싫다. 자꾸 죽으려는 계획에 딴지 거는 것 같아서 싫다. 하지만 그는 결국 부탁들을 들어준다. 싫다 싫다 하면서 들어준다. 그러다 할아버지는 동네 홍반장처럼 모든 고쳐야 되는 일에 나타나고 있다.
그렇게 아내와의 사별의 슬픔은 기억인 채로 묻고 생활은 생활인 채로 살아가게 되신다.
그리고 마지막 오베의 죽음과 장례식까지 그려지고 책은 마무리 된다.
오베가 보는 요즘 젊은 사람들의 시선에서 반성이라는 단어를 조심스럽게 끄집어 내게 된다. 야물딱지지 못 한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들춰지는 듯 해서. 때때로 꼰대라는 모습으로 어른들을 보게되지만, 이제는 그 꼰대스러움이 좀 필요하지 않나 싶기도 했다. 성격이 꼰대가 아니라 생활력이 꼰대여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