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식 룰렛
은희경 지음 / 창비 / 2016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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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p. 24
난 말야, 어릴 때 나를 아는 사람은 싫어. 다들 어릴 때 모습하고 다르다고 하거든. 뭐가 될 줄 알았더니 겨우 이런 어른이 됐냐 그거지. 나도 알아. 그녀는 고개를 약간 끄덕거리며 말을 이었다. 일단 난 어른도 못된 것 같아. 어른이라면 내 발자국이 찍힌 곳만 딛고 살 수 없다는 거 정도는 알아야지.

ㅡp. 25
너 그 시 알아? 명절 때 신으라고 아버지가 아이한테 신발을 사줬는데, 개울물에서 장난하고 놀다가 그만 떠내려보낸 거야. 다시 신발을 사다 신겨줬지만 아이는 어디까지나 그건 대용품이라고 생각해. 진짜 아닌 대용품을 신고 명절을 맞이해야 했던 거지. 마지막은 이렇게 끝나. 그래, 내가 스스로 신발을 사 신게 된 뒤에도 예순이 다 된 지금까지도 나는 아직 대용품으로 신발을 사 신는 습관을 고치지 못한 그대로 였습니다. *서정주[신발]

ᆞ이 책은 창비 책읽는당에서 단편하게 책을 먼저 읽어보자는 취지에서 단편하게 책읽는당 활동으로 받은 것이다.
출간 전 맛보기로 읽는 책읽는당은 단편소설집의 하나를 받아서 읽는다.

나는 중국식룰렛 중 대용품을 읽게되었다.
글의 흐름이나 단어의 어려움은 없다. 주제도 알겠고. 그런데 읽고나서 글을 적으려니 무엇을 적어야 할지 모르겠어서 시간이 흐르고 적게 되었다.

영제검사를 받으러 간 시외버스가 전복되고 주인공 친구가 죽게되었다. 주인공인 J가 검사받으러 가지 않게 해달라고 한 자신의 소원은 들어줬지만 친구가 죽게 된 것이다. 괴로움 속에서 살진 않았지만, 결국 대용품으로 살고 있다는 암시를 주는 내용이다.

ᆞ지난 번 독서모임을 하는데 고전(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은 인용이 많은데, 그것이 글을 읽는데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했다. 우리 정서랑 안 맞아서인지, 인용한 책의 내용을 몰라서 그런건가 의심도 된다고 했다.

그 때 그 순간 <대용품>의 인용한 부분이 생각났다. <서정주, 신발>은 읽진 않았지만 어떤 분위기 인지 알겠더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대용품이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인지 순차적으로 그림이 그려졌다. 인용을 왜 했는지 알겠고, 이 단편의 내용정리에 큰 도움이 됨을 순간 느꼈다.

이런 차이점이 분명 존재하겠다 싶었다. 인용하는 분위기가 다른듯 하다. 아님 번역에서의 거리감인것 같기도 하고.

아직 책을 읽고 이해하는 틀을 더 갖춰야겠다.

ㅡp. 24
난 말야, 어릴 때 나를 아는 사람은 싫어. 다들 어릴 때 모습하고 다르다고 하거든. 뭐가 될 줄 알았더니 겨우 이런 어른이 됐냐 그거지. 나도 알아. 그녀는 고개를 약간 끄덕거리며 말을 이었다. 일단 난 어른도 못된 것 같아. 어른이라면 내 발자국이 찍힌 곳만 딛고 살 수 없다는 거 정도는 알아야지.

ㅡp. 25
너 그 시 알아? 명절 때 신으라고 아버지가 아이한테 신발을 사줬는데, 개울물에서 장난하고 놀다가 그만 떠내려보낸 거야. 다시 신발을 사다 신겨줬지만 아이는 어디까지나 그건 대용품이라고 생각해. 진짜 아닌 대용품을 신고 명절을 맞이해야 했던 거지. 마지막은 이렇게 끝나. 그래, 내가 스스로 신발을 사 신게 된 뒤에도 예순이 다 된 지금까지도 나는 아직 대용품으로 신발을 사 신는 습관을 고치지 못한 그대로 였습니다.

*서정주[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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